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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이 옥션을 주목하는 이유

Column Ring 2007/05/12 23:58 Posted by 그만

요즘 올블릿에 대한 이야기가 블로거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어서 그만도 이 기능을 달아보았다.

많은 블로거들이 올블로그의 수익모델, 블로거의 수익모델에 초점을 맞추는 듯 보이지만 한 꺼풀 벗겨내보면 그 자리에 옥션이 있다.

옥션의 최근 동향을 지속적으로 봤던 사람들이라면 느꼈겠지만 그들이 다시 한 번 '무한 분열'을 시작하고 있다. 시장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분열시킨 '온라인 쇼핑', 그리고 다시 온라인 쇼핑을 '종합쇼핑몰'에서 '오픈마켓플레이스'로 분화시킨 옥션.

한국형 오픈마켓플레이스의 진화
경매사이트 정도로 출발했지만 우리나라의 쇼핑 패턴은 '직구매'와 '신품 구매'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깨달은 옥션은 '입점몰'의 개수를 어마어마하게 늘려놓았다. 그래서 요즘의 옥션과 지마켓 등을 '경매 사이트'라고 부르지 않고 '오픈마켓플레이스'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는 누가 주도하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의 요구에 얼마나 발빠르게 유통 경로를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 그 오픈마켓플레이스의 분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바라보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어디로 다시 움직일 것인지에 대한 동향 파악이 중요하다.

지마켓의 성공 포인트는 두 가지. '쿠폰'과 '패션'이다. 이는 전자제품 판매가 우선시되었던 옥션을 보기좋게 비웃은 '일대 사건'이었다. 남자들은 카드를 낼 때 적립금을 확인하지 않지만 여성은 다르다. 여성은 '쿠폰'으로 10%를 더 싸게 살 수 있다면 20% 더 비싼 고급 제품을 소비한다. 그리고 '쿠폰'을 '복권화'시켜 자주 방문하게 만든다.

남자들은 별다른 이유없이 쇼핑 사이트를 돌아다니지 않지만 여성들은 한 제품을 사기로 마음 먹는 순간 수십군데를 찾아다닌다. 물론 남자들은 가격비교사이트에서 가장 싼 곳을 찾지만 여성은 그 안에서 다시 '배송료', '쿠폰', '할인카드', '사은품', '상품평'에 이르기까지 샅샅이 훑는다. 그런데 모든 정보에 앞서 쿠폰은 가장 싸지 않은 상품을 가장 싸게 둔감시킬 수 있는 바법이 있었다.

지마켓의 수수료 정책이 우월하다고 말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분석이다. 지마켓의 강점은 또한 패션이었다. 패션, 의류, 화장품, 유아용품에 이르는 여성들을 공략한다. 지마켓은 '입어보지도 않고 감촉을 느껴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구매가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판매자들에게 적극 지원한다. 그들의 지원은 마케팅과 전면 노출이었다. 위험한 시도였지만 먹혔다.

지마켓의 성장 뒤에는 동대문 등 의류단지들의 폭발적인 매장 확대 시기와 맞물린다. 최소한 온라인 매장을 독자적으로 내는 것이 불안한 판매업자들은 사람들이 와글거리는 곳 가운데 여성들이 주로 움직이고 있는 곳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던 것이다.

거침없는 도전자를 맞는 형님 옥션의 자세
옥션과 지마켓의 경쟁은 다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마켓이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무한 확대, 지마켓으로의 집중력을 펴가고 있는 시점에 옥션의 전략은 '신뢰'였으며 또다른 '분화'를 시도한다. 물론 옥션도 지마켓에 의해 잠식된 '패션' 아이템에 집중화하고 있지만 이는 전체적으로 봐서는 경쟁상황의 유지 정도로 해석된다.

옥션의 전략은 '쇼핑 미디어'다. 놀랍게도 우리가 오픈마켓플레이스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통제돼 있다. 지마켓의 모든 품목이 이상하리만치 '적극 추천'이었던 것은 '비 추천'을 감출 수 있었던 옵션 때문이었다. 상품 정보는 온라인 카탈로그 정도로 전락한다. 덩어리 큰 이미지가 상품 정보를 차지하고 있다. 화려한 그래픽과 세밀한 숫자, 세부 이미지, 다른 상품 보기 등이 뒤섞여 있다. 하단에는 상품평이 줄지어 있다.

하지만 '뭔가 부족함'이 느껴진다. 그 안과 밖에 묘한 장벽으로 가려져 있는 것이다. 구경만하고 싶어도 사라고 달려드는 느낌이랄까.

옥션의 미래 전략은 '신뢰', 'UCC', '분산'이다.

신뢰, 이것은 옥션의 태생적인 한계를 상당부분 매워줄 것이다. 언론매체가 옥션 초기 '장물 거래소'쯤으로 매도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거짓 상품 판매자 도망 사건'을 연일 보도했던 때의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한 오픈마켓플레이스의 필요충분 조건이라고 봐야 한다. 옥션의 트러스트셀러 제도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 아이템이다. 이것은 옥션이 단순한 장사꾼이 아닌 믿음직스런 거간꾼임을 재확인시켜주었다.

신뢰는 정보를 얹어주는 역할이어야 한다. 그래서 옥션 안에 갖가지 정보 사이트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와글×2, 펌블은 이들의 UCC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쇼핑 정보 사이트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VoIP 서비스인 스카이프를 인수해 이를 다시 보이지 않는 판매자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모습도 주목할만 하다.

UCC, 얼마전부터 판매자 제작 콘텐츠 동영상(SCC)라는 말로 UCC 기류에 편승한 옥션. 판매자야 말로 '상품 판매'라는 기본적인 목적이 있는 이상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은 옥션이 이들에게 SCC 인프라만 제공하면 폭발성 있는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오픈마켓플레이스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 다시 한 번 목청 높일 수 있는 '유희' 아이템인 셈이다.

SCC는 '재미'로 시작된다. 상품 판매가 목적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고 보기 때문에 광고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다. 오히려 'SCC'는 동대문 운동장의 키다리 풍선 아저씨, 늘씬하고 섹시한 춤을 추는 도우미 아가씨, 또는 냄새 풍기는 시식코너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권력을 나누고 접점을 발견하라. 그것이 2.0 정신이다.
마지막으로 분산. 아직 분산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드디어 발견된 것이 바로 '올블릿'이다. 올블로그가 얻을 것이 있느냐 없느냐는 논외다. 옥션은 '밑져봐야 본전'이지만 절대 '손해보지 않은 장사'다. 옥션의 펌블이 '원격 블로깅'의 형태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을 했지만 일단 '올블릿'부터 시작되는 옥션식의 '스며들기' 전략이 통할지가 가장 궁금하다.

온라인 쇼핑몰이 전부였던 시절 시장을 단숨에 난도질해 채를 썰더니 자신의 사이트로 뭉쳐놓았던 옥션. 그들이 다시 뭉쳐놓은 주먹밥을 흩뿌릴 테세다. 물론 자신과 연결돼 있는 끈을 묶어둔 채로.

온라인 쇼핑몰의 이러한 변화는 흩어진 것을 하나로 정리하려는 욕구가 충족될 때 다시 한 번 흩어지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대한 당연한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다.

쇼핑은 정보다. 지금 언론사와 포털업계 등 정보업계가 이러한 변화를 읽고 옥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그만이 옥션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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