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를 상대로 MS 인터넷 익스플로러 전용 사이트에 대한 개선을 목적으로 한 집단 행정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어제 저녁부터 각종 블로그를 통해 퍼져 나가고 있는 '웹페이지 국제표준화를 위한 행정소송 준비' 관련 글을 통해 고려대 김기창 교수는 정부의 각종 사이트가 MS 전용 사이트로 운영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데 누리꾼의 참여를 당부했다.
모질라를 비롯한 리눅스문서한글화프로젝트(KLDP) 사이트 등에 올라온 이 글에서 "정통부 장관앞으로 민원서류를 접수하는 것을 제1단계 수순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누리꾼들에게 공동 민원인으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 참고 원문 : 웹페이지 국제표준화를 위한 행정소송 준비(http://forums.mozilla.or.kr/viewtopic.php?t=6767)
만일 1단계에서 만족할만큼의 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단계 수순이 준비될 것"이라고 밝히고 2단계는 정식으로 행정소송에 들어가는 절차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 글에 따르면 "노르웨이 오페라(Opera)회사에게도 사태 전개를 알리고 일을 추진한다는 점"을 밝혀 국내 정부의 MS 전용화를 국제 문제화 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정보통신부 장관 앞으로 된 민원 서식 초안에 따르면 "귀 부서 웹사이트 중 일부는 MS제품 사용자만 접속할 수 있게 되어있는바, 이는 위법하므로, 운영체제(OS)나 브라우저에 상관없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도록 개편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정부 및 공공 단체 웹사이트가 MS제품 사용자들만 접속할 수 있게 제작, 운영되는 사례를 귀 부서가 묵인, 방치하는 것은 위법하오니, 행정 명령, 행정 지도, 공공 기관 웹사이트 발주 표준 계약서 제공, 공공 기관 웹사이트에 관한 기술기준 메뉴얼 제작 등 귀 부서가 가지는 적절한 권한과 수단을 사용하여 이를 시정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실행해달라"는 광범위한 요구도 들어 있다.
또한 "인터넷 뱅킹, 인터넷 쇼핑 등 사적주체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대부분이 MS에 최적화 되어 있는 상황은 브라우저 시장의 공정 경쟁과 무역을 저해하는 기술적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경쟁촉진과 무역장벽 제거에 필요 적절한 조치를 채택하고 실행하라"는 요구사항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민원요청 이유'에서 기술적으로 대안이 존재하고, 신기술 개발에 대한 고려 등 조목조목 정부의 MS IE 전용 사이트 운영에 대한 부당함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특정 브라우저나 OS에 의존하지 않게 웹페이지를 작성해도 MS전용 웹페이지와 대등한 수준의 안정성, 안전성, 기능성과 미려함을 확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 등의 이유만으로 일부 국민에게 공공 정보와 공공서비스의 제공을 거절하는 웹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알 권리, 정보접근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워 현 정부의 MS 전용 사이트 운영이 위헌적이라는 주장까지 들어 있다.
김기창 교수는 스팟뉴스에 보낸 메일에서 "어제(2일) 하루 사이에 100여명 가까이 동참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하고 이중에는 현직 웹디자이너,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대학교수, 전산환경 관련 공공기관, 국책 연구소 등에 근무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3일 현재 30분에 10명 정도의 비율로 동참 의사 메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창 교수는 현재 웹페이지들이 표준을 지키지 않는 것은 "기술인력이 아무리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한들, 그들의 노력만으로는 사태가 반전될 수 없다. 시장의 논리, 경쟁의 논리가 웹페이지 제작업계 역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정책결정자의 의식전환과, 제도적 교정이 필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준비붕인 민원을 이번 주말쯤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IT 관련 블로거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환영의 뜻을 전하며 1단계 민원 진행에 대해 적극 홍보하면서 누리꾼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 이 민원 서류가 정부에 정식으로 제출됐을 때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
참여를 원하는 분은 keechang@fastmail.fm 메일로 이름과 주소를 보내시면 된다고 하네요.. 일단 1단계 민원 신청에서는 이름 올리는 정도로 끝나겠지만 2단계에서는 '매우 적극적인' 분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는 그만에게 김기창 교수님이 직접 보내신 메일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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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잘 받았습니다.
OS나 브라우저에 구애 받지 않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인터넷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시각장애자가 인터넷사용에 겪는 불편을 최대한 줄이는 일도 중요합니다. 모바일 콘텐츠와 인터넷 콘텐츠가 연계되도 록 하는 문제도 모바일 산업의 장래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세가지는 모두 웹페이지 표준화 문제에 직결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현 상황은 이 세가지 모두 F학점 수준입니다.
기술인력이 아무리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한들, 그들의 노력만으로는 사태가 반전될 수 없습니다. 시장의 논리, 경쟁의 논리가 웹페이지 제작업계 역시 작 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웹페이지를 주문하는 자가 국제표준 준수를 요구하 지 않는데, 어느 제작사가 이를 준수하려 노력과 비용을 추가로 들이겠습니 까? 그런다고 누가 돈을 주나요, 표창장을 주나요? 알아주기나 하나요?
이 문제는 정책결정자의 의식전환과, 제도적 교정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합 니다. 다행히 공공 웹사이트, 공인인증서에 관한 한, 행정소송이 가능한 것으 로 보입니다. 행정주체가 스스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원의 판결을 통 하여 의무이행을 강제할 수밖에 없지요.
그저께 KLDP, KMUG, Mozilla 게시판에 포스트를 시작했고, 어제 하루 사이에 약 100여명 가까이 동참의사를 밝혀 오셨습니다. 그 중에는 물론 현직 웹디자 이너, 프로그래머 등도 계시고, 대학교수님, 그리고 전산환경 관련 공공기관, 국책 연구소 등에 근무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이 일에 동참하는 자의 신분, 직업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도 그저 인터넷 사용자의 한사람으로서 자발적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고 느껴서 일을 추진할 뿐입니다.
특히 리눅스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자라면 누구나, 자발적 참여 없이는 리눅스 라는 것이 아예 등장할 수도, 존속할 수도 없음을 깊이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 다. 저가 그동안 탁월한 성능의 리눅스를 무료로 사용하며 누려왔던 혜택을 어떤 형태로든 다른 분들께 돌려 드려야 한다는 막연한 의무감이랄까...
준비 중인 민원초안을 첨부파일로 보내 드립니다.
이번 주말 경에 접수할 예정입니다.
동참하세요! It's free! But you have to work hard to keep it free.
김기창 드림
ps. 지금은 삼십분에 약 10분 정도의 비율로 동참의사 메일이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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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5 0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