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에는 '욕 먹는 독점과 욕 먹지 않는 독점' 두 가지가 있다는 어떤 번역 기사가 생각난다.
정말 뭔 짓을 해도 밉상인 마이크로소프트, 솔직히 자기들 스스로는 '고객들이 사주는 것을 그럼 막냐?'며 독점에 대한 비판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식이었다. 지금도 속으로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 거다. 어쨌든 바깥에서 보기에는 그들은 '독점의 횡포를 일삼는 악당' 정도로 비쳐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아슬아슬한 독점의 줄타기를 하는 기업도 있다. 구글과 네이버가 그런 곳이다. 사실상 한국의 인터넷은 네이버, 미국은 구글이 절반 이상을 먹고 있다. 그것이 수익이든 검색 트래픽이든 그들이 몸담은 시장이 그렇게 치열한데도 그들은 나머지를 모두 합쳐도 넘기 힘든 점유율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다지 많은 욕을 먹지는 않는다. 물론 몸집이 커지고 주목을 받는 만큼의 '안티'들도 속속 등장하지만 여간해선 꺾이지 않을 기세다.
더 이상한 곳이 있다. 아예 정말 오랫동안 혼자 해먹는 독점기업이 있다. 그래픽 시장의 어도비, 정말 제왕이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드림위버, 프리미어, PDF, 플래시, .. 이들 제품의 해당 시장 점유율은 85%를 상회한다. 그런데도 아예 어도비는 얼마전 플래시(시장)의 독점 기업인 매크로미디어를 흡수통합한다. 2조 5천억짜리 초대형 소프트웨어 그룹의 탄생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반독점법의 굴레도 쓰지 않았다... 왜?
한국 매크로미디어 지사장이었다가 한국 어도비 지사장으로 명함을 바꾼 이원진 사장의 설명이다.
"40%와 30%의 시장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는 1, 2등이 합병되면 이 것은 반독점법에 걸린다. 하지만 80% 점유율에 5% 점유율을 갖고 있는 1, 2등 기업의 합병은 그렇지 않다. 이 합병이 시장 상황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어도비와 매크로미디어의 경우에는 포토샵과 파이어웍스가 그런 경우이며 반대로 고라이브와 드림위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흠.. 독점, 어떤 기준으로 봐야 할까?
P.S 아이러니 하나 더. 노벨이 리눅스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운영체제에 올라갈 희망 애플리케이션 1위에 어도비의 포토샵이 선정됐다.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