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부터 불어닥친 스마트 모바일 트렌드로 인해 트래픽 폭증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품질이 양호했던 음성통화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이용경의원(창조한국당)은 스마트폰이 도입되기 시작한 2009년 11월 이후 1년간 이동전화 통화 절단율이 과거 0.19%에서 0.55%로 189%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3G까지의 통신망이 무선통신데이터 통신과 음성 통신이 하나로 섞여 있는 상황에서 한쪽의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다른 한쪽의 회선이 여유롭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KT는 지난해 말 데이터통신을 이용한 mVoIP(모바일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임의 차단하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별도의 요금제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가 소비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막상 따지고 들어가보면 이런 문제는 이미 유선인터넷 서비스의 종량제 논란부터 이어져 온 매우 뿌리깊은 갈등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쉽게 결론 내리지 못한 오래된 숙제이기도 하다.
2010년 여름 버라이존과 구글은 모종의 합의를 끌어낸다. 엄청나게 늘어나는 유튜브 이용 트래픽에 별도의 과금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겠지만 부가적이고 차별적인 서비스에 대해서는 망 중립성에서 예외로 두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7년 여를 끌어오던 FCC의 망중립성에 관한 대원칙으로 수용되면서 지난 해 말 망 중립성 규제안이 통과됐다.
FCC는 이번 규제안에서 ‘유선 ISP들이 인터넷 트래픽에 우선 순위를 부여하거나 합법적인 인터넷 트래픽을 제한하는 것을 금지’했다. 단 네트워크를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소비자들에게 인터넷 사용량 수준에 따라 과금하는 것을 허용해 숨통을 일부 터줬다. 또 AT&T, T모바일USA 등 무선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은 망 중립성 규제를 받지 않도록 했다.
반면 유럽연합(EU)는 최근 망중립성을 의무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트워크 관리를 통신사들의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방통위 역시 본격적으로 망 중립성 이슈에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이미 IPTV 사업자들끼리 타사의 IPTV 트래픽이 자사 ISP 인터넷망을 그대로 흐르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과격하게 충돌한 경험 때문에 사업자들이나 정책 당국 입장에서는 드러내놓고 고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무선 인터넷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망 중립성 논의를 조심스럽지만 공론의 장에 펼쳐놓을 때가 됐다.
트래픽 과다 유발자를 '비차별'함으로써 생겨나는 선량한 다수에 대한 '역차별' 상황에 우려하는 사업자들과 '차별에 대한 작위성'이란 무서운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망 중립성 논쟁에 대한 현명한 '중립'을 기대한다.
다만 바라는 것은 '인터넷 강국'에 살면서 지난해 전국민 유선 인터넷서비스 의무제공을 의결한 핀란드가 부럽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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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월 8일 현재 시사인에 송고보낸 글입니다. 기록 차원에서 올립니다.
요즘 카카오톡으로 인한 망 과부하에 대해 통신사들이 본격적인 이슈를 제기하고 있군요. 망중립성은 상당히 오래되고 복잡한 논의인 것은 분명합니다. 최소한 모바일 망중립성은 논의가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그런지 통신사들이 먼저 이슈 제기를 하고 나오는 모양새군요.
카카오톡 특정 버전 취약점 발견…“DDoS 공격도 가능”[전자신문]
이통망 과부하 ‘위험수위’[파이낸셜뉴스]
카카오톡 ‘망 부하 피해’ 10차례 있었다 [서울신문]
먼저 자기 설비를 지속적으로 설치하고 관리하는 유선망과 달리 무선망은 전파 사용료를 부담하여 무선 사용에 대한 통제권한을 획득하는 등 운영이 상당히 다르지만 이용자나 사업자 사이의 시각 차이는 여전한 것 같습니다.
이제 슬슬 모바일 망중립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가 되긴 했습니다.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이야기도 전체 통화 요금제 인하 분위기와 맞물려 뭔가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nddjz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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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정말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킬까? (이제는 망중립성을 논해야 할 때)
Tracked from 김태현의 망상과 공상 삭제최근 카카오톡 이슈가 뜨겁습니다. 이번 논란은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가 카카오톡 서비스을 제한하려는 기운이 언론 매체로부터 포착되면서 시작되었죠. 제 돈주고 데이터를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제한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동통신3사(SKT, KT, LGT) 모두 '전혀 계획 없고,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그제서야 수그러드는 분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통사는 카카오톡이..
2011/04/04 16:31 -
이통사에 볼모잡힌 카카오톡, 마이피플... 내돈 내고도 맘대로 못쓴다...-_-
Tracked from 라디오키즈@LifeLog 삭제최근 카카오톡이 화제다. 단순히 1,000만이나 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쓰는 무료 메시지 서비스여서가 아니라 이통사가 그들을 상대로 서비스 제한이라는 칼을 빼들었다는 흉흉한 소식 때문에 말이다. 그 소문대로 SKT나 KT 같은 이통사들이 최근 자사의 트래픽 부하를 이유로 많은 사용자들이 쓰고 있는 서비스의 목을 죄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이런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해당 서비스 사용자가 늘면서 트래픽은 늘어나는데 이통사 수익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투자..
2011/04/04 18:27 -
카카오톡 오버레이?
Tracked from Extremely Agile 삭제http://ringblog.net/1934 그만님 블로그에서도 다루고 있는 주제지만, 카카오톡이 유발하는 keep-alive 성 트래픽이 단단히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 특히 카카오톡 서버가 재부팅 되거나 재배치되는 경우에 증상이 심화되는 듯. 망 중립성 이야기도 나오는데, 아무래도 망이 좀 더 지능화 되어 '카카오톡 오버레이(overlay)' 같은 게 제공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울 듯. 그렇게 되면 카카오톡 회사는 타인의 트래픽을 침해..
2011/04/05 17:41 -
이통사와 개발사를 이간하지 말자
Tracked from 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삭제카카오톡이 또 도마에 올랐다. 그런데 이번은 상황이 좀 다르다. 종전에 사달이 났던 개인 정보 이용 문제는 전적으로 카카오톡의 잘못이었지만, 이번 논란은 카카오톡이 일으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논란이 또 다른 당사자인 이통사가 제기한 것도 아니다. 때문에 이번 문제는 반드시 짚고 가야 한다. 이번 논란을 요약하면 한마디로 이렇다. 1천만 가입자를 가진 카카오톡이 이통망의 트래픽을 과도하게 발생시켜 이로 인해 망피해를 우려한 이통사가 차단...
2011/04/06 0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