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 경제학 김국현 지음/황금부엉이 |
웹 2.0 트렌드와 함께 IT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얻은 책. 이미 속독으로 한 번 읽었지만 두 번째 읽었을 때는 저자의 무지막지한 낙관론 속으로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몇 번의 마주침 외에도 저자와 그만은 적지않은 인연이 있어왔다. 저서를 평가하기에 앞서 저자와 그만과의 인연을 잠깐 되새겨보자. 한 IT 외신 매체에 근무하던 그만, 후배로부터 '재미있는 컬럼 필자를 알고 있다'는 소개를 받았다. 그 후배의 지인이기도 한 그는 웹으로 그림도 그린댄다. 그런데 개발자라고 한다. 이후 그로부터 몇 편의 글을 받았다. 그리고 그만은 그로부터 '선동가적 기질'을 글로부터 받게 됐다. 친절했으나 투쟁적이었고 매우 거칠었으나 그 이상으로 친절했다. 유머러스했으나 사뭇 진지했다. 그에 대한 인상은 이 책에서 절정을 이룬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낙관론이 책 속에 녹아들어가 있다. 그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매우 친절하며 사례도 매우 풍부하다. 설득력있도록 존대어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사실은 거기서 끝이다. 그 안에 숨겨진 함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그의 낙관론에 있어서 어떠한 함의를 발견하기엔 부담스럽게 거칠다. 그냥 그렇게 알라는 식이다. 친절한 듯이 사례를 나열해 놓았지만 그의 이야기는 몇 없다. 그렇게 그는 자신을 던져 놓지 않은 상태에서 '가이드' 역에 머물러 있었다. 기대보다 덜 투쟁적이었다는 말이다. 물론 그를 뼛속까지 아는 사람들이라면 다른 평가를 내리겠지만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그보다 덜 전문적이고 그보다 그가 말하는 '현실계'에 더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는 그만으로서는 '이상계'와 '환상계'라는 모호한 조어를 들이대는 것부터가 부담스럽다. 요즘 종종 저자가 말한 '이상계'와 '현실계', 또는 '환상계'를 구분지어 말하려는 주변인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지만 그런 분류조차 웬지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가 말한 '현실계'의 위기는 '이상계'의 성장 때문에, 또는 '환상계'의 확장 때문이라는 이야기로 들린다. 실제로 그의 현실 위기론은 상대적으로 이상계에 대한 낙관적 시각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책이 나온 지 9개월이 지나고 있는 지금 시점에도 그의 이야기는 신선하게 퍼덕거린다. 하지만 본질에 접근하지 못한 그의 이상계 위주의 설명은 오히려 괴리감만 느끼게 만들 뿐이다. 아니다. 사실은 그는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쥐고 있는 본질에 대한 설명이 미진할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은 미완이다. 작년 10월 경 이 책을 빌려 읽고 속독으로 하루만에 되돌려줄 때는 '도대체가 새로운 것이 없구만' 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 정독한 이후 드는 느낌은 '친절한 설명이 고맙긴 한데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데'라는 것이다. 또는 미래에 대한 애정어린 낙관론은 거대한 현실계의 권력에 대한 약간의 무시라고 보여진다. 그만도 종종 그가 말하는 현실계를 무시하곤 하지만 결국 무릎을 꿇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드는 생각일 것이다. 그만이 지금 당장 '블로거 10만 양병설'을 주장하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그는 거침없이 달려가는 새로운 조류에 대해 잘 포장해 놓았다. 그것도 이쁘고 아기자기하게 말이다. 적어도 그는 독자에게 웹 2.0이란 선물을 포장한 리본 하나 풀어볼 것을 친절하게 권하는 상점 주인 같다. 단, 웹 2.0에게는 아직 A/S가 없다. 근데 경제학은 어디에 나와 있나요?^^; |
2007/04/29 02:09
2007/04/29 02:09
TRACKBACK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
[책] 웹 2.0 경제학
Tracked from 레인블루 :: 책과 영화와 인터넷이야기 삭제웹 2.0 경제학 김국현 지음/황금부엉이 이미 유명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김국현씨의 책이라는것을 알고 난 다음에 어떤 믿음같은걸 가지고 주문하게된 책입니다. 웹2.0 이라는 키워드야..
2007/04/29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