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폭스와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오페라 CEO가 한국을 방문했다.

오페라 CEO인 존 본 테츠너는 지난 6월 30일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점차 모든 브라우저가 웹 스탠다드(표준)를 따를 것이다. 심지어 IE7의 경우 좀더 웹 스탠다드를 지원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IE6 전용으로 만들었던 사이트들이 표준에 맞춰 수정되지 않을 경우 뜻하는 바대로 사용자에게 보여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 브라우저인 IE7이 등장하는 것이 오히려 웹 표준에 맞춘 사이트의 증가를 유도할 것이며 이런 상황이 기술적으로 우월한 오페라의 점유율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존 본 테츠너는 "한국에서 오픈웹이란 이름으로 표준화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이런 활동이 한국에서 오픈 스탠다드를 확대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내 오픈웹 활동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오페라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지사를 설립해 활동에 들어갔다. 존 본 테츠너 CEO와 배석한 전민근 지사장은 "오는 10월쯤 오페라 9 한글판이 나온다"며 이 10월에 출시될 한글판에는 한국의 검색이라거나 한국의 가격비교 서비스 등 한국 지역에 맞는 브라우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지사장은 오페라 한국 지사를 통해 오픈 스탠다드 지원을 위한 교육 인력을 확보해 국내 사이트들이 오픈 스탠다드를 지원할 수 있도록 컨설팅 서비스나 세미나 등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한이 네 번째인 존 본 테츠너 CEO는 한국의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과 오페라 브라우저를 탑재하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휴대폰을 만들면서 아직 세계 최고의 브라우저를 탑재하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한국 시장 진출의 어려움을 시사했다.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오픈 스탠다드'를 강조하며 진지함을 잃지 않았던 그도 작년 있었던 대서양 횡단에 대해 물어보자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다.

그는 작년 오페라 8 버전이 출시되자 4일만에 100만 다운로드 목표가 달성되면 노르웨이에서 아이슬란드를 거쳐 미국까지 수영해 건너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이 목표가 달성되자 그는 직접 실행에 옮겼으나 시작하자마자 실패했다고 그는 말했다.

오페라 9 버전은 출시 이틀만에 100만 건이 넘었으나 이번에는 별다른 내기를 걸지 않았다.

존 본 테츠너는 "한국의 웹사이트는 웹2.0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웹 2.0은 결국 오픈 스탠다드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환경이며 이런 환경에서 한국 사이트 기술자들의 능력도 더욱 긍정적으로 발산될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사용자들이 오픈 스탠다드 환경 구축에 좀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다음은 존 본 테츠너와의 일문일답.

한국에서도 오페라의 인기가 꽤 있다. 하지만 아직은 덜 알려져 있다. 앞으로 한국에서의 활동을 설명해주기 바란다.

한국에서 오페라에 대해 호의적인 유저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페라 데스크톱 버전을 공급하고 있지만 모바일 휴대폰이나 게임기 차량용 단말기 등에 브라우저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에는 이러한 기기들을 제조하는 우수한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과 브라우저 공급을 위한 접촉하고 있는중이다.

오페라 코리아 지사가 설립돼 있나?

2005년 12월에 설립됐으며,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으나 지사 업무를 시작한 상태다.

여러 번 방한했는데 지난 번 방문 때 성과가 없었나?

한국에 4번째 왔다. 지난 세번의 방문은 한국내 기업들을 방문하면서 한국 시장의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었다.

한국의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과의 진척 사항은 없나? 구체적인 성과는 언제쯤 나오나.

노키아, 모토롤라, 소니에릭슨 등 세계적인 모바일 제조사들이 오페라를 채택했다. 한국에는 그런 회사들과 견줄만한 삼성, LG 등 유수의 기업들이 있다. 이들 한국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휴대폰을 만들면서 아직 세계 최고의 브라우저를 탑재하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오페라는 데스크탑은 물론 모바일 시장에서도 IE와 경쟁을 하고 있는 브라우저다. 사실 한국에서는 데스크톱은 물론 모바일 브라우저에서도 삼성이나 LG 등 제조사들이 윈도우 기반 운영체제를 채택하는 비율이 높다. 한국내에서의 경쟁은 사실상 어려운 것은 아닌지.

어떤 운영체제를 채택했는지가 오페라 브라우저를 탑재하는 것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오페라 브라우저는 리눅스, 매킨토시, 윈도우 등 거의 모든 운영체제 버전으로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윌콤이란 통신 회사가 있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기기 가운데 MS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제가 설치된 휴대폰이 있다. 당연히 이 기기에는 IE가 설치 돼 있지만 윌콤은 처음 사용자에게 오페라 브라우저를 다운로드하라는 권유 화면을 첫 화면으로 제공하고 있다.

데스크톱이나 모바일 기기나 MS 운영체제와 함께 끼워넣은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기능이나 성능 자체가 충분하지 않다. 또한 웹 표준을 제공하지도 않는다. 사용자 편의성에 있어서도 떨어진다.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유럽 지역 사업자들은 오페라의 채택을 광범위하게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모바일 쪽에서의 점유율은 어떻게 되는가.

점유율을 말할 수는 없지만 2006년 1사분기에 오페라 브라우저를 탑재한 모바일 단말기가 770만 대에 달한다. 이 숫자는 2005년을 통틀어 IE가 탑재돼 출시된 단말기 수보다 많은 것으로 안다.

또한 이 숫자는 제조사가 기본적으로 오페라를 탑재해 시장에 내놓은 것이며 웹사이트를 통해 오페라 브라우저를 다운로드한 것만 해도 수백만 건이 넘는다.

데스크톱 시장에 조만간 IE7가 등장할 예정이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IE7이 등장하게 되면 오페라 입장에서는 더욱 유리해질 것이다. IE7은 좀더 표준에 가깝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브라우저 자체의 품질 경쟁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IE7의 경우 표준 지원이 늘기 때문에 IE6에 맞춰 개발된 사이트가 제대로 보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표준을 무시한 채 IE6에 최적화시킨 사이트들이 결국 표준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IE7이 표준에 더욱 가깝게 만들어지면 파이어폭스나 오페라에게는 시장 확대가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오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파이어폭스나 오페라를 비롯해 IE7도 표준을 지원하게 되면 시장 환경이 공정해질 것이다. 누구에게만 최적화된 사이트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히려 웹 표준에 맞춘 사이트들이 증가하게 되면 기술적으로 우월한 오페라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국내에서는 전문가들이 파이어폭스에 대해 호의적이다. 반면 오페라의 경우 무료이긴 하지만 MS IE와 마찬가지의 상용 소프트웨어다. 오페라의 점유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결국 MS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오픈소스도 중요하지만 오픈 스탠다드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오픈소스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나 오페라도 독립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이고 결국 파이어폭스를 제공하는 모질라도 독립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이다.

파이어폭스가 오픈소스라고 해도 결국 소수의 전담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램을 개선시키고 기능을 향상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같은 과정은 오페라나 파이어폭스나 비슷하다.

MS와의 차이점도 마찬가지다. 우린 오픈 스탠다드를 지킬 것이기 때문에 독점적이고 비표준 논란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는 MS와 입장이 전혀 다르다.

얼마 전 오페라를 광고도 없이 무료화 시켰다. 다시 유료로 환원 시킬 생각은 없는가? 수익은 어디서 나오는가.

유료로 되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사실 처음에 무료화 했을 때 수익이 급락한 적은 있지만 다시 회복세를 타고 있다. 오페라의 수익 구조는 파이어폭스와 똑같다. 데스크톱 버전의 경우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곳이나 가격비교 기능을 제공하는 곳 등에서 보급에 따른 지원금을 주고 있다. 오페라의 경우 좋은 기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많이 선택될수록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오페라가 오픈 스탠다드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우린 오픈 스탠다드에 대한 지원이나 활동에 매우 적극적이다. W3C 등 국제 표준 기관 등에서 지속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예를 들어 오페라 CTO인 하컨 라이는 CSS를 주창했던 사람이며 현재도 웹 표준화를 위해 열성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 한국에서 오픈웹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알고 있는가. 한국의 오픈 웹 활동을 지원할 의사가 있는가?

한국에서 오픈웹이란 이름으로 표준화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활동이 한국에서 오픈 스탠다드를 확대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개별적으로 관계를 맺거나 지원할 계획은 없다.

작년에 오페라 8버전의 목표 다운로드가 달성되면 노르웨이에서 아이슬란드를 거쳐 미국까지 수영으로 건너가겠다고 한 적 있는 것으로 안다. 당시 그 일은 성사됐나? 9버전 출시 때는 이러한 약속을 한 적은 없었나?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었으며 실제로 4일만에 100만 다운로드 기록이 달성돼 실행에 옮긴 것도 사실이다. 노르웨이에서 고향인 아이슬란드를 거쳐 어머니가 만들어준 차를 마신 뒤 미국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실행 도중 도와주기로 한 작은 배가 침몰(?)하는 바람에 일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다.

(이 에피소드는 오페라 공식 사이트 http://www.opera.com/swim/에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돼 있다)

한국의 인터넷에 대해 전반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의 웹사이트는 웹2.0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사이트를 만들려는 열정을 갖고 있다. 결국 이러한 열정을 통해 스탠다드가 정착돼야 한다. 웹 2.0은 결국 오픈 스탠다드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환경을 말한다. 한국 사이트 기술자들의 능력도 이러한 오픈 스탠다드 환경에서 더욱 긍정적으로 발산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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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3 15:26 2006/07/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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