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어도 미니홈피에 누군가 있어서 방문자와 대화를 나눠준다면?'
아우닷컴(www.aawoo.com)의 대화 에이전트가 탄생한 배경이다. 아우닷컴은 기존 블로그나 미니홈피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개인형 미디어 서비스이다. 하지만 아우닷컴의 미니홈피에는 방문자를 반갑게 맞아주고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도우미가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다. 이 차별화 요소 때문에 서비스 개시 8개월만에 65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서비스 가입자 대부분이 10대와 20대들이다.
아우닷컴의 핵심 서비스 기술인 대화 에이전트 개발을 맡은 이상주 박사에게 '심심이'와 무엇이 다른지 물어보았다.
이 박사는 "심심이는 질문과 답변을 사용자가 입력해 놓고 그에 맞는 대답만 할 수 있는 반면 아우의 경우 질문에 맞는 답변을 중간에서 언어처리 모듈을 통해 질문 형태에 맞는 대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아우는 '너 누구니, 너 누구야?, 넌 뭐 하는 아이니?' 등의 서로 다른 질문이라도 같은 질문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전 아우에요, 절 모르시나요?, 아우라고 해요' 등 다양한 답변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에 가깝다.
다음소프트 자연언어처리 연구소 소장인 이 박사는 국내 자연어처리 분야의 몇 안 되는 권위자 가운데 하나다. 자연어처리 분야 박사급 연구원 6명을 이끌고 있는 그는 국내 자연어처리 분야가 아직 답보 상태임을 인정한다. 기계적인 언어처리 연구가 시작된 시점이 80년대였으며 90년대 초 기계 번역 제품을 중심으로 자연어처리 연구가 활성화됐지만 이후 IMF 외환위기 이후 연구가 답보상태였다는 것.
"영어는 구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며 사실 우리말의 경우 구문보다는 형태소 문제가 더 심각하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대화를 처리하는 기술은 아직 2000년대 이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면서도 현재의 자연어처리 기술 개발이 좀더 인내심을 갖고 발전시킨다면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자연어 처리 기술이 좀더 발전되면 앞으로는 시리즈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예를 들어 공항에서 '항공권을 예매하시겠습니까'라며 좀더 직접적인 상황별 작업 흐름도를 통해 적극적인 대화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
자연어 처리 기술에 대한 단계를 나눠달라는 기자의 말에 "굳이 단계를 나누자면 질문에 대한 적절한 응답을 낼 수 있는 정도를 1단계라고 보고 현재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2단계라면 질문이 들어왔을 때 단순한 응답 이상의 연관 정보를 적절하게 연동해서 보여주는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검색엔진과의 연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그는 이어 "다음 단계로는 에이전트가 대화의 흐름을 주도하면서 정해진 작업 방식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수준을 3단계로 볼 수 있다. 이후 4단계는 사람처럼 현재 상황을 스스로 인식해서 답변이 좀더 적절해질 것이며 5단계는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도 다음소프트의 대화 에이전트 기술과 접목시키기 위한 다양한 기술 업체들의 러브콜이 연이어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내년말 정도를 획기적인 변환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내년 말쯤이면 메신저에 탑재된 아우가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될 것이며 키워드 광고 등의 비즈니스 모델이 수립될 것이고 기타 고객응대 서비스용으로 에이전트가 채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박사는 전했다.
이후 음성합성 및 음성인식 기술이 접목된다면 상호작용 가능한 로봇의 실용화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박사는 말한다.
이상주 박사는 일본과 한국의 자연어 처리 연구 인력이 10분의 일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연구 인력이 많아지고 서로 정보 처리 데이터가 많아질 수록 자연어 처리 연구의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우닷컴의 대화 에이전트에 대한 고객의 기대가 '너무 높다'는 점이 부담스럽다고 솔직히 토로한다. 사용자마다 연령대나 관심 분야에 따라 기대하는 대화 수준이 천양지차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에이전트에 질문과 대답을 입력하면서 말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 주인을 닮은 대화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앞으로 대화 에이전트의 발전 방향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감성적인 한국적인 서비스 모델에 맞게 발전한다면 외국보다 앞설 수 있는 기회가 보일 것"이라며 우리나라 사용자들의 감성과 엔터테인먼트 요소의 접목이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화 에이전트 '아우'와 대화하기[명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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