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명계남씨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끔찍한 일이다. 누군가 내 사생활과 내 친구와 인간 관계의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모조리 보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무서운 일이다.
사람들은 그냥 가십으로 생각했겠지만 가수와 여배우가 수년 간 연애하면서 남겼던 비밀 사진들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순간, 공포였다. 그 가수와 여배우가 둘만의 추억이라 생각했던 장면들이 사람들의 심심풀이 대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한창 이름을 날리고 있는 가수의 4년 전 한풀이성 투정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팀을 탈퇴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4년 전의 한국에 대한 비하를 논란거리로 삼았다. 사실 그들의 인생에 아무런 가치도 주지 않는 논란이었지만 이 논란은 한 인간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어느 개그맨은 친구맺기 정도의 서비스인줄 알았다가 자기가 토로한 말 한마디로 민형사상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측이 그 서비스에 ‘유감’을 표명하면 모두 취하한다고 해서 ‘유감’을 표명했더니 모든 것이 없던 일이 되었다.
…..
공포다.
사생활을 그대로 열어 놓는 세상이라니... 얼마나 끔찍한 공포인가. 사람들은 진정성을 운운하며 좀더 솔직하라고 말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가려 말하지 않았다고 질타한다. 친구끼리의 사소한 욕지거리가 왜 전국민의 관심사여야 하는가.
소셜 스트레스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익숙한 말이다. 소셜 미디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발달은 현대인의 ‘고독감’이 원인이라고들 하는데 사실상 사람들은 ‘과잉 관계 설정’에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가입자가 아주 조금 줄고 있다고 해서 ‘위기’라고 단정 짓는 것은 좀 우습지만 그 내면을 보면 왜 페이스북에게 곧 위기가 닥칠 것인지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피곤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위기… 가입자 줄고 ‘소셜네트워크’ 작가·주인공도 탈퇴
우리는 페이스북이 없어도 잘 살았다. 솔직히 트위터가 비행기 사고나 해외 지진이나 기타 해외 정변에 대해 알려줬다고는 하지만 결국 뉴스에서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고 있지 않은가. 소셜미디어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지만 최소한 나는 세상을 변화시킨 경험을 별로 갖고 있지 않다.
특히 우리의 관여가 더 필요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대표주자 였던 싸이월드를 기억해낼 필요가 있다.
여전히 우리는 싸이월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집단들은 이제 점점 ‘일촌’ 관리와 파도타기에 지쳐있다. 그 외에도 우리 삶은 더 많은 고민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얼짱각도로 싸이월드에 사진을 올리고 ‘사랑하며 사세요’라는 반짝이는 게시물을 퍼다 나르고 있어야 하는가.
우린 얼마나 피곤한가.
내용 없는 대화를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느 순간 갈 곳을 잃어버리고 서로 너무 솔직한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가 얼마나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 아노미적인 상황을 어떻게 깨트려야 하는지 난감하기만 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갖고 있는 전혀 다른 정치적 견해를 보면서 우리는 그와의 ‘팔로잉’ 관계를 ‘블록’해야 할 것인가.
서로 무의미한 관계임을 알면서도 ‘친구’가 되고 시덥지 않은 음식 사진 올려 놓은 것을 보면서 짐짓 부러운 듯 ‘좋아요’ 버튼을 눌러야 할 이유가 우리에게 대체 있기나 한가. 나는 내가 걸어다니는 이 길과 오늘 먹은 점심에 대해 왜 내 친구에게 일일이 알려주어야 하는가. 그런 행동은 무슨 결과를 기대하기 때문인가.
소셜... 아름다운 말이지만 가장 무서운 말이다. 우린 개인이면서 사회적인 동질감을 획득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가. 소속을 구분짓고 사상을 상호 검증하기 위해 우린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부르짓는 글을 보며 울컥해야 하는가.
소셜. 그래서 무섭다. 소셜이 스트레스가 되는 순간 소셜은 무너지게 될 것이다. 물론 또 다른 소셜 네트워크의 출현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어느 순간 지금까지 쌓아놓은 것들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고 지금까지의 관계가 스트레스가 되는 순간 우린 ‘리프레시’를 준비하게 될 것이다.
소셜. 그래서 위기다.
* 하지만 전 소셜을 좋아 합니다. ^^;(응?)
2011/06/28 11:17
2011/06/2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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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제너시스템즈 기업블로그입니다. 삭제http://www.flickr.com/photos/sean94110/2633191663/ 요즘 우리는 넘쳐나는 공짜 상품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공짜 상품이라고 해봐야 인심 좋은 과일가게 주인이 만원어치 사과를 사면 1-2개 더 줄 때 밖에 없었지요. 그러다가 90년대 말, 2000년 초부터였나요? 신문사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지자 1년 동안 신문을 구독할 경우, 2-30만원짜리 자전거나 상품권을 공짜로 주는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었습니다...
2011/06/28 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