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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3 네이버 폐쇄성 해명, 한국 인터넷 모독 48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어처구니가 없다.

물론 이해는 간다. 그렇다고 해도 아전인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본다. 내가 기자 시절에도 네이버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와 해명을 들었다. 그리고 일부는 이해했고 일부는 아직도 이해 못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네이버가 던져주는 영양가 없는 몇 가지 미끼만으로도 화제가 되는 우리의 비극적인 인터넷 환경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네이버가 폐쇄적? 경쟁사에만 닫았을 뿐”[우공이산]

asadal은 "네이버의 태생적 배경부터 현재 고민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아울러, 이 기회가 국내 포털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적 논의로 확대되길 기대한다."며 인터뷰 전문을 올려 놓았다.

여기서 말꼬리를 잡고 싶진 않다. 네이버의 정책 이야기는 너무도 잘 아니까. 하지만 몇 가지 인식 차이에 대한 해석은 지적하고 싶다. 물론 내가 정답이란 것은 아니다. 견해 차이다.

NHN 서비스정책센터장을 맡고 있는 최인혁 이사는 "당시 네이버는 3~4위를 맴돌던 검색 서비스였다. 데이터베이스가 중요하다는 걸 그 때 깨달았다. 로봇이 긁어오는 웹검색으로는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대로 찾아줄 수 없었다. 통합검색을 만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지식인도 만들었다고 한다.

이건 거의 고해성사 수준이다. 원래 네이버는 검색 능력이 없었다는 말이다. 웹 검색 능력이 없는 것을 지난 십년 동안 이렇게 변명한다.

2005년 블로그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도 이렇다. "당시 웹문서엔 좋은 콘텐츠가 별로 없었다."

1. 뭔 소리인가. 지들이 못 찾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단정을 내려버리는 독선은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가? 수없이 많은 카페와 블로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봤던 글을 네이버 검색에서 찾을 수 없었다! 이건 내 그지같은 기억력을 탓해야 하는 것인가?

2. 당시 쓸만한 콘텐츠가 있었다. 분명히 있었다. 그래서 심지어 스스로도 "외부 블로그가 검색에 잘 안 걸린다고 해서, 티스토리나 이글루스 블로그도 검색 결과에 넣었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래놓고 외부 블로그는 노출도 해주지 않는다. 똑같이 펌질해놓은 네이버 블로그를 노출시켜주지 않았나. 처음엔 위로 올라갔던 글도 몇 시간만 지나면 펌질해놓은 네이버 블로그로 검색 결과가 바뀌어 있었다.

3. 외부 웹 사이트나 외부 블로그와 내부 블로그와의 정보 신뢰도를 측정하는 기술이 엉망진창이었다. 왜? 내부 블로그는 모든 데이터를 관리하고 측정할 수 있는데 외부 블로그 글은 그런 근거가 없으니까. 반대로 내부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를 동등하게 측정하려는 노력이 없거나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 맞는 해석이다.

개방성을 징징댈 필요는 없다. 네이버는 지극히 이기적인 회사이고 그 폐쇄적인 정책을 조절해서 돈을 벌고 있는데 돈 벌고 있는 장점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상도의도 아니다. 다만 인터넷 생태계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1위 사업자로 책임성에 기반한 상식적인 개방을 요구할 뿐이다.

물론 네이버라고 억울하지 않겠는가. 수많은 네이버의 억울함은 이 링블로그에 많이 쌓여 있으니 찾아보도록 하자. 오늘은 인터뷰 내용 가운데 한국 인터넷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에 몇마디 하고 싶었을 뿐이다.

결론.

네이버는 '쓸만한 콘텐츠'를 웹에서 구할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 회사가 DB를 따로 쌓아놓고 그 DB를 뒤지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그 DB는 네티즌들이 쌓아주었지만 경쟁자들에게 열어줄 생각이 없다.

우리나라 검색 경쟁은 결국 DB 확보 경쟁이었음을 실토하고 있다. 구글의 검색 결과가 형편 없는 이유? 네이버는 '웹'이 아니라서 네이버 안쪽의 데이터를 웹 검색으로는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DB 전략으로는 해외에서 너무 고비용 구조이고, 검색 품질로는 승부를 본 적이 없으니 역시 해외에서 먹히기 힘들다. 첫눈을 인수하고도 별다른 해외진출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DB를 확보하려 했지 거대한 인덱스 데이터 기반 위에서 정교한 알고리즘을 동원한 검색 품질 고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아쉽다.)

잠깐 첨언하자면, 네이버에게 열라고 요구할 단계가 이미 훨씬 지났다는 생각이다. 지금 네이버에 대한 개방성 요구는 오히려 네이버의 DB 검색에 포함시켜 달라는 것과 네이버의 DB에 제공하고 싶다는 바깥 업체의 니즈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언론사들이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고 검색에 걸리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웹에 올려 놓으면 찾아가주지 않으니까. 네이버는.

그래서 네이버는 우리나라 인터넷을 모독하고 있다. @

* 기억에 어느 외국 전문가가 와서 한국의 검색 시장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네이버 관계자가 '한국에는 괜찮은 웹문서가 별로 없었다'라고 답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외국 전문가가 오면 이렇게 대답해준다. '한국에는 괜찮은 웹문서를 찾을 능력을 갖춘 검색엔진이 없고 DB 검색회사는 많다'

* 덧, 댓글이 엄청 많이 달렸고 이 블로그가 생긴 지 처음으로 100건이 넘는 트위터 RT를 받았네요. ^^ 일일히 댓글을 다는 것보다 추후에 '그래도 왜 사용자는 네이버를 선택했는가, 결국 네이버가 1등인 것은 다 이유가 있고 소비자가 선택한 결과가 아닌가'하는 반박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겠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답변을 달 필요가 있나 싶긴 합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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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09:07 2010/11/0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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