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31'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6/03/31 다음미디어가 말하는 '미디어'는 무엇인가? 3
  2. 2006/03/31 웹 2.0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유 6
어제 다음미디어 취재기자를 만났습니다.

또 얼마전에는 다음미디어 총 책임자도 만났었고 다음 사장과도 몇 마디 나눴었죠.

결론적으로 다음미디어는 '스스로 권력을 갖는 언론'이라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그들은 '미디어'라는 단어에 대해 '유통 채널', 즉 '매체(언론매체가 아닌)'로서의 기능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언론들은 스스로 '미디어'라는 말을 하고 다니는데 자기들의 기준으로 남들이 '미디어'라고 하면 '어, 언론하자는 거 아냐? 우리랑 경쟁자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오해가 생기죠.

기본적으로 언론은 고비용 저효율의 전통산업에 속합니다. 특히 종합지나 방송 등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언뜻 보기에 인터넷은 서버 몇 대 두고 사이트 열어 놓으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제작비도 들지 않는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놀라운 '고수익 산업' 처럼 보이겠습니까.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볼 것'이라는 가정은 마치 '많은 시청자와 독자가 곧 권력'이라는 전통적인 가치 기준으로 보고 있으니 그들의 눈에는 '포털이 곧 권력'이라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실질적인 '아젠다 세팅(의제설정)' 기능까지 빼앗기는 것 같으니 포털은 경계의 대상이 됐죠. 더욱 가관인 것은 신문사나 방송사 등 언론이나 마찬가지로 포털의 주수익도 '광고'이다 보니 광고 시장 축소에 대한 불안감도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다음(미디어)이 '미디어'를 하겠다니..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하지만 다음이 말하는 미디어는 어디까지나 '채널'이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매체이고 싶은 거죠. 그래야 수익을 낼 수 있으니까요. 내 목소리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절절한 사명감보다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어 수익을 내겠다는 겁니다.

현재 다음미디어의 취재 기자는 고작해야 10명도 안되고 이중 몇 명은 블로그 골라내는 등의 편집 운영 정도의 일에 매여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기사를 쓰는 기자는 2명 정도라고 하네요. 이 두 명으로 기존 언론들이 말하는 '저널리즘'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다음미디어의 미래에 취재 기자가 몇 명이나 될까요? 그들은 아마도 블로거들을 우회적으로 이용하게 될겁니다. 물론 처음에야 다음에 충성할 수 있겠지만 나중에 '권위 있는 블로그'로 자리매김한다면 그들 역시 독립 매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겠죠.

다음미디어의 경우 오마이뉴스처럼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권력을 창조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담고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이고 싶은 겁니다. 본질적으로 다음이 추구하는 것은 언론 권력도 아니고 '네티즌 권력'도 아닌 '수익'인 겁니다.

권력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언론사들의 발악에 의해 나오는 경계성 강한 멘트에 넘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다음미디어를 제 5의 언론으로 끌어 올려서 도마위에 놓고 경쟁자에게 다구리하고 싶은 겁니다.

'결국 서로 오해인거네'라는거죠.

근데 왜 네이버나 야후, 네이트는 '미디어'라는 말을 잘 안 꺼낼까요? 그들은 이런 속성을 잘 알고 있고 '오해가 진실이 되는 과정'에 끼여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야후가 미국에서 블로거를 영입하고 미디어 역량을 강화하려는데도 한국에서 야후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한국 언론 분야의 '낙후된 정서' 때문이죠.

거대 부정 권력이라는 적이 없어진 언론이 혼돈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재벌보다 죽기 힘든 신문사들은 이제서야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사실 여전히 죽어도 죽지 않는 언론들이 수두룩하죠.

이들에게 '네티즌에 의한 권력'은 두렵기만 합니다.

사실 신문사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독자에게 좀더 나눠주는 '아량'과 충실한 콘텐츠 생산에 주력했다면 지금의 구도로 가진 않았을겁니다.

언론은 '주장을 담은 정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사실 인터넷이란 매체야 말로 '주장을 담은 정보'가 넘쳐나니까요. 언론은 이제부터라도 좀더 심층적이고 좀더 본질에 가까운, 좀더 분석적이고 좀더 객관적이고 냉철한, 좀더 공공성 높은 정보 생산에 주력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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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03/31 16:59 2006/03/31 16:59

웹 2.0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유

Ring Idea 2006/03/31 14:09 Posted by 그만
어제 만난 몇 사람들마다 화두는 '웹 2.0'이었습니다.

근데. 몇 사람은 '이거다. 그러니 이래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명쾌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몇 번을 들어도 모르겠고, 몇 번을 말해도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워 하더군요.

사실, 어느 기업이 웹 2.0 기업이다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틀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네이버'는 웹 2.0 기업이 아니다라며 '구식' 취급을 하거나,
'구글' 정도 돼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하더군요.

지난해 연말 구글 기사 러시의 발단이 됐고 웹 2.0을 지속적으로 쫓아 왔던 경험으로 보기에 지금의 '웹 2.0' 논의가 상당히 의외의 바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새롭고 신기하고 참신한 것'이 웹 2.0 기업의 서비스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던데요. 보통은 AJAX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구글도 써왔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는 편해서, 구글은 많아서'라는 말을 하던데요. 원래 네이버는 검색 엔진이 아니라 포털입니다. 이것저것 많은 종류를 깔끔하게 보여줘야 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곳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맡고 있죠. 반면 구글은 가급적 사용자가 원하는 정확한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관련성 높은 순서대로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적어도 그중 하나에는 있을테니.

차라리 네이버와 야후를 비교하는 것이 정답이며 엠파스의 검색엔진 개발을 맡고 있는 코난테크놀로지의 기술이나 첫눈과 구글을 비교해야죠. 네이버와 구글을 맞비교하다뇨.. 이런 무식한..--;;

사실은 근원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일단 마치 '경전'처럼 읽히는 오라일리의 '웹 2.0은 무엇인가'라는 글은 그가 1년 동안 고민하면서 쓴 자신의 방식대로 설명한 글이라는 점입니다.

제가 판단하기로는 웹 2.0이란 단어는 서바이버(살아남은 자)들의 모습을 보고 이들의 공통점을 뽑아낸 뒤 다시 각 요소를 뭉쳐 하나의 트렌드성 단어로 만들다 보니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생겨난 단어'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현재 업계에서는 하나의 단어 안에 여러 종류의 논의를 공통적으로 섞어놓으니 메시지가 혼란스러워 지는 겁니다.

요즘 인터넷 관련 홍보 담당자들과 면담할 때마다 기자들에게 웹 2.0과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들에게 저는 '차라리 메시지를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라고 말해줍니다.

요즘들어 '네이버는 웹 2.0 기업, 웹 2.5 기업, 또는 PC통신 2.0 기업' 등 희한한 꼬리표를 붙이는 기자들이 많던데요. 만일 네이버의 어떤 서비스는 AJAX 기술을 사용하고 있고, 또는 네이버의 어떤 서비스는 사용자 참여를 위주로 구성돼 있다 등의 이야기를 하면 네이버는 웹 2.0 기업이 될 겁니다.

하지만 터놓고 이야기하자면 미국에서 살아남은 자(서바이버)들을 웹 2.0의 사례로 든 것을 한국식으로 살아남은 이들에게 1:1로 대입시키다 보니 네이버와 구글을 비교하는 엉뚱한 기사가 나오는 것이죠.

차라리 한국식 웹 2.0을 논의할 때는 RSS, AJAX, TAG, 공개API, 오픈 표준 등의 구체적 논의로 집중시켜가면 어떨까 싶네요. 그래야 미국식 웹 2.0 기업들을 대상으로 어떤 한국식 웹 2.0 전략을 펼수 있는지가 나올테니까요. 솔직히 블로그 하나만 봐도 같은 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그들이 이용하는 방식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용하는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네이버는 한국을 떠나서 1위가 아니지만 구글은 미국을 떠나서도 1위라는 점, 그러나 그런 구글도 한국에서는 마이너에 불과하단 점을 말이죠.

그리고 비즈니스적 관점과 기술적 관점, 철학적 관점을 무차별적으로 혼재해놓으면 메시지는 흐릿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즈니스 관점으로 집중시키려면 기술과 철학을 일부 차용하게 될 것이고 기술적 관점이나 철학적 관점도 마찬가지로 다른 관점들을 일부 차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전부를 하나로 섞는다는 것은 말그대로 이도 저도 아닌 짬뽕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웹 2.0, 여러분이 원하는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구체적으로 말하세요. 웹 2.0을 버려야 비로소 웹 2.0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 홍보 기법 '웹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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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1 14:09 2006/03/3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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