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명 블로거 한 분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근본적인 생각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는 유쾌한(?) 경험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운영자 그만은 아.직.까.지.는 현직 기자입니다.
그런데 그 유명 블로거분은 블로깅을 할 때는 '가급적 객관적으로' 한다고 합니다. 오타에도 신경쓰고 맞춤법도 신경쓰고 사실관계 확인도 꼼꼼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개인적인 사생활이나 사적인 대화형식의 글은 피한다고 합니다.
또한 자신에게 찾아오는 많은 댓글에 답글을 달 때도 '가끔 오거나 처음 방문자의 댓글'에만 답변을 단다고 하는군요. 괜히 '끼리끼리' 문화가 되면서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겠죠.
하지만 그만은 생각이 다릅니다.
'객관적이고 무미 건조한 글을 쓰는' 직업으로 10년째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할 때가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고 뉴스 하나에 개인적으로 드는 오만가지 상념을 털어 놓을 곳이 필요했는데 바로 블로그였거든요.
'솔직한 네트워크', '공감 네트워크'라는 나름의 블로그 정의법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객관적이고 가치 중립적이며 매우 정보성이 강한 글을 오랫동안 써왔던 그만으로서는 솔직히 블로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만은 블로그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듣고 싶었던 것이었고 그만 역시 생각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죠.
'생각'을 기반으로 블로깅을 하다보면 자주 찾아오시는 분, 또는 가끔 찾아오시는 분, 또는 새로 오셨다고 인사해주시는 분들의 간단한 댓글에도 가급적 일일이 그만의 답변을 달아두는 일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 돼 버리죠.
물론 그만도 새로운 소식을 전달해줍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둘도 없이 저만 알고 있는 소식이라도 그 소식이 인터넷으로 퍼지는 순간 그 소식은 이미 '단독'의 의미를 상실하고 인터넷에서 나온 소식에 불과한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죠. 그런 일은 이미 오랫동안 해왔던 일이어서 그다지 그만으로서는 신선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만의 생각을 써놓을 때는 반응이 약간 다릅니다.
요즘 '블로그 잘 보고 있어요. 근데 저번에 쓰셨던 ....는 정말 세게 나오시던데요'라는 이야기를 가끔 듣습니다.
'그만의 생각'이 되는 것이죠. 또는 '그만의 주장'이 되고 '그만의 평가'가 되는 것입니다. 개인 브랜드가 싹트게 되는 과정을 밟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예전에는 '기사 잘 봤습니다. 꼼꼼하게 잘 쓰셨더라구요'라는 첫 인사 후에 나중에는 다른 정보들과 뒤섞이는지 '저번에 이런 기사 있었잖아요. 어디더라.. 신문인가 잡지에서 본 거 같은데...' 정도가 돼 버립니다. '아, 그거 제가 쓴 겁니다' 해봤자 별볼일 없습니다. 그냥 잊혀지는 수순에 들어간 정보일테니까요.^^
그만이 요즘 블로그를 통한 새로운 소식 전달에는 소홀해지고 있습니다. 일단 바쁘기도 바쁘지만 새로운 소식일수록 사람들의 체류시간과 반응이 매우 단순해진다는 경험적 통계치를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제가 아니어도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해석을 해주기 때문에 굳이 같은 정보를 덤으로 얹을 필요가 없어서일수도 있구요.
앞으로 돌아가서 그 블로거는 어쩌면 기자들의 그러한 광범위한 영향력을 탐내고 있는지 모릅니다. 기자인 그만은 어쩌면 블로거들의 그러한 끈끈한 생각 나누기를 탐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것도 정답은 아니겠지만 말이죠.
그만의 지금 생각 말하기 앞으로도 죽~ 이어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