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와 동영상 사이트 사이의 저작권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이 전쟁은 중간에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엄포성 위협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 피를 봐야만 끝날 수 있는 혈전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외신에 전해진 바에 따르면 바이어컴(Viacom)이 드디어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개시했습니다. 국내 방송사를 비롯해 관련 동영상 업체들은 이 사례를 초조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것입니다.

Viacom seeks $1B in damages from Google[InfoWorld.com]

이 보도에 따르면 바이어컴(또는 컴으로도 읽습니다만)은 구글(즉, 유튜브죠)로 인해 1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9천400억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법원으로 하여금 해당 동영상에 대한 가처분 신청과 함께 16만 건에 달하는 저작권 위반 동영상 클립 삭제를 강제해 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바이어컴이 소장을 통해 주장한 바에 따르면 MTV, Comedy Central, VH1, 그리고 Nickelodeon를 비롯한 자사 채널들의 클립이 유튜브를 통해 약 15억 건이 넘게 공유되면서 저작권을 침해 당했으며 이를 금액으로 추산하면 9천400억원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구글은 유튜브를 지난 해 10월 약 16억5천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조5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인수한 바 있습니다.

구글은 이미 소니BMG와 워너뮤직과 함께 저작권 합의를 통해 수익 공유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한 바 있었기 때문에 바이어컴과도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이어컴은 이러한 비즈니스 합의야 말로 '합법적이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미국의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MCA)에 따라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성급한 예측은 무리겠지만, 구글이 흘려야 할 피가 더 많아 보입니다. 소송은 법 절차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가 우선이며 침해 사례가 발견돼 있었으며 이에 대한 방조 혐의에 대해서도 그리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나 사적 복제를 넘어서 공적 복제를 저작자 허락 없이 공유한 행위는 저작자의 주장에 의해 위법으로 판결날 것입니다. 단 공유 행위를 한 개인들에게까지 저작권 위반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익명의 대중을 상대하기에는 벅찰 것이므로 구글로부터 항복을 받는 것이 1차 목표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불거진 우리나라의 방송i3사의 경우는 어떨까요?

비슷한 사례로 볼 수도 있지만 약간 다른 상황인 것도 사실입니다.

바이어컴은 대부분의 채널에서 돌아가는 영상들에 대한 저작권을 갖고 있으며 케이블을 통한 (준)유료 콘텐츠이므로 공중파와는 약간 그 궤를 달리합니다.

우리나라 공중파 3사에서 제공하는 방송물 일부(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의 저작권은 기획사나 제작사가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공중파 3사에게는 방영권(즉, 공중파를 통해 대중에게 보여지도록 하게끔 하는 권리)만 주고 있는 경우가 일부 있기 때문에 일부 영상은 기획사와 공동 대응을 해야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공중파 프로그램에 대한 권리 부분에 대해서도 법적인 해석을 달리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작권을 방송사가 갖는 것이 당연하지만 유한한 자원인 전파를 정부로부터 위탁 받아 전송하는 콘텐츠이므로 (특히 KBS 채널의 경우 수신료까지 징수하는 마당에)저작권에 대한 일부는 공공의 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CJ미디어나 온미디어측의 저작권 제기와는 약간 다른 해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공공을 위한 방송 콘텐츠가 인터넷으로 더 많이 보여진다고 했을 때 이를 저작권 위반으로만 볼 수 있느냐, 반대로 공공의 이익에 더 부합하는 것이 아니냐, 또한 인터넷 광고가 붙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굳이 마다하고 인터넷 유료 판매(다시보기 서비스 등)만이 공중파 방송물의 유일한 배포 방법이냐를 따져 보면 약간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이런 문제 제기가 없는 것을 보면 법적 해석이 더 복잡하거나 이슈화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거나, 아예 관심이 없거나 일텐데요.

실례로 방송 기자나 방송 PD의 경우 최근 동영상 UCC를 통한 방송 홍보에 대해 매우 흡족해 하고 있으며 더 활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물론 그만의 주변에 극히 일부일 수 있겠지만 말이죠) 결국 지금 저작권에 대해 불만이 가득찬 부류는 방송사들의 자회사인 방송i3사라는 것이고 이들은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나 기타 자사 서비스 트래픽을 통한 광고가 주 수입인 상태에서 절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겠죠.

예를 들어 KBS의 역사 스페셜이나 KBS의 공익적 목적의 다큐멘터리를 굳이 유료로 팔아야 하느냐에 대한 부분입니다. 다른 공중파 방송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전파 사용권에 대해 방송사에 위탁 수수료를 받고 방송권을 허가해준 것입니다. 원천적으로 따지자면 방송물의 일부는 국민 것이 아닐까요? 이를 어떻게 풀까요? 참으로 난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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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3/14 02:23 2007/03/14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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