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런 기사가 하나 떴죠.
내용이야 NHN이 밝힌 내용이니 별로 딴죽 걸 필요는 없겠지만, 제목이 이게 뭡니까.
네이버 지식IN에 진짜 지식인 떴다[세계일보]
지식인에 대해서 일부 부정적인 면을 알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인터넷에서 지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대중적으로 열어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여기에 진짜 지식인과 가짜 지식인이 있을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을 반영하는 측면에서 제목도 잘못됐습니다. 저명인사들이 네이버 지식인을 이용하는 누리꾼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인에 이런 제목으로는 사람들이 어떻게 유추하겠습니까. '아, 이제 진짜 지식인들이 대답해주는구나'라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번 사람은 짝퉁일 수 없다 포스팅 이후로 또 한 번 제목만으로 실망시키는 기사가 돼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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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참 많은 언론들이 이 기사를 썼는데요. 한결같이 다음과 같은 기사 제목을 기준으로 제목을 뽑더군요.
직장인 92% "외모 바꾸고 싶은 적 있다"[연합뉴스]
에이, 이게 뭡니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기 얼굴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은 상식 아닙니까? 이거 상식을 뒤집는 결과도 아니고 그렇다고 새로운 정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이런 조사를 할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차라리 연령층이 낮을 수록 불만족스럽고 높을수록 신경 안쓴다를 뒤집는 결과나 남자들이 외모에 돈을 더 많이 쓴다 정도의 내용이라면 모를까 이 정도의 조사는 굳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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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나 더,
'ABS' 만능 아니다…빙판길에서는 더 위험 [SBS]
ABS, 즉 자동 바퀴잠금 방지 장치인데요. 차를 운전하는 분이라면 ABS가 제동거리를 짧게해준다는 상식을 갖고 있을 것이란 선입견으로 생산된 기사로 보입니다.
바퀴가 잠겨버릴 때 핸들을 아무리 움직여도 차가 반응하지 않고 관성 때문에 직진만 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부분 바퀴를 풀어주어 차의 방향을 바로 잡게 만드는 역할을 하죠. 이른바 제동력을 높이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원래부터 '조향력'을 높이기 위한 장치였다는 점에서 이런 기사는 이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내용 가운데 "[홍승준/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연구원 : ABS는 눈길·빙판길에서 조향력 향상을 위해 타이어의 잠금 현상을 풀어주기 때문에 제동거리는 길어질 수 있습니다.]"라는 부분에서도 잘 나와 있습니다.
'빙판길에서 더 위험'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마치 '특종'이나 한 양 말하고 있지만 아예 처음부터 운전자들이 ABS를 만능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뿐더러 빙판길에서는 ABS 특성상 제동 거리가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을 마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처럼 떠든 것이죠.
단,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반면 ABS 때문에 직진하면서 차가 한쪽방향으로만 도는 현상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고 직진 방향에 추돌 물체가 있을 때 일말이라도 조향력을 높여 피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 ABS입니다.
이 기사가 더 어이 없는 것은 'ABS가 더 위험하니 장착하지 말라는 것인지, 믿지 말고 조심해서 운전하라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빙판길에서는 ABS 기능을 꺼야된다고 말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죠.
그래서 마지막 부분이 제목과 달리 허무합니다.
....눈길 급제동시 ABS는 방향을 잡아주는 만큼 필연적으로 제동거리를 늘립니다.
따라서 ABS 장착 차량으로 눈길을 운전할 땐, 더욱 차간거리를 늘리고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어쩌라는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