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된 교육 방식에 NIE 수업이란 것이 있다.
NIE는 Newspaper in Education, 즉
신문활용 교육 정도쯤 되겠다. 그런데 이놈들의 신문이 요즘 교육적으로 쓸만한지는 재고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과연 인터넷으로 정보 습득이 가능한 학생들이 구태여 신문을 뒤적여 가며 지면을 구성해 풀칠을 하는 것에 흥미를 느낄 것인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아예 인터넷 신문을 만드는 것으로 교육적인 효과를 보자는 의미로 교육학술정보원(에듀넷)에서 개최한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한 e-NIE 행사도 열린 바 있다.
이 대회에 그만은 심사위원 일원으로 참석했으며 당시 꽤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일단 이 대회에 참여하는 학교들은 팀을 정해 학생들이 편집장이 되고 기자가 되고 편집인이 되는 역할 수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의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나가기도 하고 또는 각종 소식을 스크랩해오는 역할도 한다. 그리고 온라인 신문으로 완성해서 제출하는 식이다.
장점은 '팀'과 '역할' 그리고 '글 읽기'와 '쓰기', '생각하기'와 '토론하기', '의사 결정 내리기'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 백과사전에서도
NIE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미 검증된 교육 효과로는 ①종합적인 사고 및 학습능력 향상 ②독해 및 쓰기능력 향상 ③논리성과 비판력 증진 ④창의력 증진 ⑤문제해결 및 의사결정 능력 배양 ⑥올바른 인성 함양 ⑦민주 시민의식 고취 ⑧공동체에 대한 관심 및 적응능력 제고 ⑨정보 및 자료의 검색·분석·종합·활용 능력 제고 ⑩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NIE의 함정. '사후 소통이 없다'그만은 NIE 과정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신문'을 읽고 만들고 하는 것이 어떤 교육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까도 생각했으며 과연 과제로서 유사 교내 '신문' 정도를 만드는 것으로 얼마나 성취감과 책임감을 심어줄 수 있는지도 의문이 들었다. 물론 개중에는 엄청 열심히 일하는 팀원들이 있었겠지만 소수였을 것이다. 대부분은 마감에 쫓겨 급하게 급조한 글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자신의 생각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소수였다. 또한 팀원들이 신문을 만들 때 고루 협력했다기보다 누구는 1면에 배치되고 누구는 하단에 배치되면서 서로의 기사에 대한 우열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생각하기'와 '표현하기'보다 중요한 '남과 소통하기'에 대한 교육은 이뤄지기 힘들다.
본디 신문이란 일방적인 올드미디어를 교육에 활용한다는 것 자체가 쌍방향성을 잃은 것이다. 또한 '1판, 2판' 등 올드미디어가 어쩔 수 없이 판을 만들어 찍어 내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수정없이'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최근의 콘텐츠 추세인 '끊임없이 변화하고 살아 움직이며 소통하는 콘텐츠' 생산에 대한 교육은 거의 물 건너 갔다고 본다.
신문을 만들어 놓고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없는 것이 NIE의 맹점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보강할 것인가.
그만은 BIE(Blog in Education)란 억지말을 생각해냈다. 즉, 블로그 활용 교육. * 아래 isanghee님께서 해외에서의 사례가 있다며 다음의 링크를 소개해주셨습니다.
http://awd.cl.uh.edu/blog/ <- 이미 제가 이 용어를 만들기 전에 다른 분들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계셨네요.^^; 이 용어를 생각하면서 '억지'라고 생각했는데 isanghee님의 댓글을 보면서 괜한 위안이 되더라는..쿨럭
초중생 정도에게는 무리겠지만 논술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라면 매우 효과적인 글쓰기 수단이며 인터넷 세대를 준비하는 이들이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툴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우리의 학생들에게 자기를 조리있게 표현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글쓰기 훈련뿐만 아니라 댓글이나 트랙백 달기 등을 통해 남들과 소통하며 온라인으로 새로운 영역에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훈련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블로그는 '내가 고등학생이요'라고 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순수하게 콘텐츠만으로 남들에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은 '책임감있는 글쓰기'를 통해 악플러를 양산하는 현실에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블로그는 자유로운 형식이며 인터넷 사회에 기여하는 콘텐츠 생산행위이기 때문에 교육적인 효과는 좀더 배양될 것이다.
NIE의 목표를 인용해보면,
NIE의 목적은 신문에 실린 정보를 활용해 교육 효과를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교양있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신문의 기능과 역할, 제작 과정을 개론적 수준에서 이해해 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에도 중점을 둔다. 따라서 NIE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신문사와 학교 등 교육주체 사이의 교육적 협력관계가 꼭 필요하다.
BIE는 NIE의 거의 모든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온라인으로 주장하고 소식을 전달하고 나서 다시 그 콘텐츠를 기반으로 남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이는 학생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블로그는 또한 자발적인 글쓰기라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글쓰기는 억지로 숙제를 해가면서 터득하는 것보다 머릿속에서 생각한 것들을 정리하고 자발적으로 글을 쓰는 연습을 꾸준히 할 때 늘 수 있기 때문이다.
논술 준비는 블로그를 통한 상시적인 글쓰기로 훈련할 수 있다.블로깅을 하다 보면 좋은 글과 나쁜 글을 수없이 많이 보기 때문에 글에 대한 판단과 기준을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따라서 좋은 글만 보여주어 미리부터 좌절감을 심어주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글쓰기, 또는 논술 교육은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조리있고 논리적으로 글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과정이라면 이 또한 블로그를 통한 상시적인 글쓰기 습관을 통해 논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블로그를 해볼 것을 권장하고 팀블로깅 방법을 알려주고 이를 통해 토론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고 인터넷에서 각종 자료들을 서로 열람할 수 있도록 링크를 달아주는 장기적인 교육을 수행한다면 공교육 현장과 인터넷이란 분리된 공간을 하나로 엮어주어 책임감 있는 민주시민을 양성할 수 있는 길을 터줄 것이다.
내 주변의 교사들은 이런 그만의 생각에 크게 공감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현재 생각을 있는 그대로 엿볼 수 있는 블로그를 방문해 댓글 하나 달아놓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은 큰 격려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교사도 자신의 교육자료를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고 학생들과 함께 자료를 모아가는 과정을 거칠 수만 있다면 블로그는 환상적인 교육 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굳이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말하고 싶고 남들과 좀더 성숙된 모습으로 교류할 수 있는 도구를 원한다면 블로그를 통해 생각을 적어보고 남들과 소통해볼 것을 권한다. 언제나 우리의 스승은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