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문업계 내부에서 다양한 위기 극복 방안 가운데 유력한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기사 내 광고'다.
하지만 이 경우 네이버와 다음, 야후 등은 거부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혔으며 SK컴즈와 파란 역시 수용하지 않고 있다. 유독 코리아닷컴만 기사 내 광고 스크립트를 제거하지 않은 채 서비스하고 있는 중이다.
이 '기사 내 광고'는 지난 8월부터 3개월여 동안의 신문협회 산하 기조실협의회 포털대응 TFT에서 논의해 만든 방안으로 뉴스뱅크 방식을 차용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뉴스뱅크 방식을 통해 네이버, 다음, SK컴즈가 MOU 체결 단계까지 진척된 것을 신문협회가 동승하면서 순조로울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신문협회 측으로서는 매우 참담한 모양새가 됐다.
다음으로 내놓은 방안이 바로 신문협회 회원사 47개사가 공동으로 서비스하는 공동 뉴스포털을 만드는 안을 놓고 다시 TF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른 바 뉴스공동포털 추진팀이 구성된 것이다.
▶전국 47개 신문사 모여 공동 뉴스포털 만든다 [매일경제]
신문협회는 13개 신문사 담당자들로 추진팀을 구성하고 사업 타당성과 세부 운영계획 등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추진위원장은 신우철 한국일보 이사가 맡았다.
신문협회는 공동 뉴스포털을 통해 협회 회원사의 뉴스콘텐츠를 중점 서비스하면서 검색 기능, 커뮤니티, 블로그 등도 갖춰 종합 뉴스포털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지방신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 단위 뉴스포털을 별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결국 신문협회는 포털에 대한 저작권보호 및 기사 내 광고 수용 압박 수위를 높이고 포털 이외의 대안을 직접 만들어 포털에게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전략을 공식화 한 셈이다.
하지만 현재 구도에서 신문협회 47개사가 모여 공동 뉴스포털을 만든다는 발상에 선뜻 찬성하는 부류는 그다지 많지 않다.
참고 :
▶ '신문사 공동 포털'로 ‘기존포털’ 넘어설까? [뉴스보이]
▶ 신문사 공동 뉴스포털에 대해 [최진순 기자의 온라인저널리즘의 산실]
▶ 신문산업 4대 현실 극복 방안 둘러보기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 일본 3대 일간지 통합 사이트 오픈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이런 지적을 신문협회가 정말 모르진 않는다고 본다. 그런데도 왜 신문협회 회원사들은 공동 뉴스포털을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일부러 현실을 외면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정세에 비추어 포털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이 궤도에 올랐다는 자신감이 기저에 깔려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포털의 약점인 저작권을 물고 늘어지고 부정확성, 신뢰감 부족과 같은 이야기를 자꾸 흘리면서 이 같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내친김에 포털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압력으로 생긴 반사이익을 챙길 창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동 포털을 추진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외적 변수들이 아니라 내적 변수가 더 크다고 봐야 한다. 무엇이 되었든 '포털' 사업에 뜻을 품었던 단일 신문사닷컴(조인스닷컴, 조선닷컴, 매경인터넷 등)이 네이버나 다음 처럼 메이저 포털로 거듭나지 못했던 이유를 반드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1. 콘텐츠만 있고 기술은 없는 열등한 인프라 장악력.
2. 생활 콘텐츠가 아닌 정치 사회 이슈 콘텐츠 생산에만 주력해온 언론계 정서.
3. 독자의 끌어당기기식 소비를 거부한 밀어내기식 미디어 시스템.
4. 타사 콘텐츠를 거부한 자사 이기주의.
5. 기자를 중심으로 한 소수 생산자에 집중된 콘텐츠 생산 방식.
6. 부담스럽고 복잡한 유저 인터페이스.
7. 과다한 광고에 치중하는 열악한 수익구조.
8. 비용 없이 콘텐츠가 저절로 생산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9. 오프라인 영향력의 온라인 영향력화에 대한 과다한 욕심.
10. 유통구조에 대한 생산자들의 과다한 간섭.
이런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서는 단일 신문사닷컴이든, 공동 뉴스 포털이든 '온라인 사이트'로서의 위치에 올라서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 :
▶ 미국 신문사 웹사이트의 온라인 기능 분석결과 [웹초보의 Tech 2.1]
▶ 최고의 미디어 사이트 10선
▶ 한국식 온오프 통합 뉴스룸 必敗론
▶ 추천 보고서 [인터넷과 미디어산업의 재편]
또한 언론계 내부의 복잡미묘한 관계들 속에서 이탈자들의 단속 역시 함께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은 이미 네이버와 5년 전속 아카이빙 사업에 대한 계약을 맺은 상황이어서 극단적으로는 네이버와의 계약을 파기하는 무리수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포털, 특히 네이버에 공동전선을 구축하려는 온라인신문협회의 방침과 달리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참여한 신문사닷컴사들이 무더기로 자격정지 처분에 처해지는 불미스런 상황도 벌어졌다.
참고 :
▶ 난감 언론사닷컴, 온신협 동아-경향-한겨레 자격정지 처분
2009년 복잡한 상황에 정서적으로 이미 멀어져버린 언론사와 포털, 그리고 중간에 끼여있는 언론사닷컴 사이의 분쟁은 정치권의 미디어 재편 움직임과 함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지난 1957년 한국일간신문발행인협회가 창립된 이래 지금껏 한국신문협회는 신문사 발행인들의 친목모임 정도의 의미였다. 그러던 한국신문협회가 2008년을 힘겹게 마무리하면서 2009년 포털을 앞에 두고 단결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근데, 어떤 식으로든 미디어의 재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