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IN>에 기고된 글인데 잡지는 "박근혜 정부는 소통의 정부가 될 것인가"라는 제목이 달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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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을 마무리하는 12월 27일 매우 중요한 행사 두 가지가 각기 다른 곳에서 개최됐다. 새 정부 들어서기 전에 기획되어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가 윤곽이 드러난 상태에서 개최되는 행사이니만큼 국가 IT 정책 방향성을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하나는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개최한 제 9회 국가정보화전략포럼 행사로 주제는 “ICT 기술변화로 바라본 미래 전망”이었다. 이날 단연 눈에 띄는 발표는 한국정보화진흥원 국가정보화기획단 김현곤 단장의 발표였다.
◆ 제9회 국가정보화전략포럼 보도자료 및 발표자료
이날 발표에서 글로벌 메가트렌드 조사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여 공통된 키워드를 도출해내었는데, 세계경제질서의 재편, 갈등의 심화, 인구구조 변화, 에너지 환경문제 심화, 위험관리의 중요성 증대, 사회가치와 정서의 변화, 기술과 사회의 공존 등 7가지 메가트렌드를 제시했다. 특히 이 가운데 우리가 이번 대선을 통해 여실히 느꼈던 인구구조의 변화가 전세계적으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선진국일수록 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다양한 사회 현상이 파생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보고서는 미래 한국사회 키워드를 인간중심과 기술발전이라는 긍정적 흐름과 고위험 사회와 고령화라는 부정적 흐름을 동시에 제기했다.
김 단장은 이런 환경 속에서 미래 정부의 모습을 플랫폼 정부, 과학적 정부, 지능형 정부, 협력형 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 공공정보 개방과 공유, 국가 전반의 데이터 활용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빅데이터 이슈 처럼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데이터를 민간과 함께 활용해 개방형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범위한 주제 속에서 미래 정부의 역할은 분명 ‘협력적’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 민간과 ‘소통’하고 정부의 데이터가 ‘오픈’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 셈이다.
같은 날 다른 곳에서 진행된 행사는 행정안전부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대한민국 공공정보 개방 2013” 선포식이었다. 이름에서 보듯 정부가 그동안 공공정보를 개방해서 얻은 성과를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121228_참고(정보자원정책과)_대한민국_공공정보_개방.pdf
이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공정보 개방의향 조사결과 새롭게 발굴된 1,698종의 개방 목록이 보고됐으며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서울시, 앱센터운동본부 등 민관 합동 공공정보 개방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2011년 공공정보 개방 가능 목록은 불과 351종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전향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수동적이었던 공공정보 개방과 민관 협력 운영에 대해 일정부분 소통의 실마리가 마련된 셈이다.
페이스북에서 오픈 거버먼트 이니셔티브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영환 건국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데이터 개방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고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과 정보부터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랍니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인수준비를 위해 change.gov라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시민들이 정책 결정에 참여하게 하고 적극적으로 여론을 수렴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이 사이트를 통해 12만 명이 8만5000여 건에 대해서 토론하고 600만 번에 가까운 투표를 통해서 4만4000 건의 안건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이 사이트에서 결정된 정책들을 묶어서 이후 ‘시민의 브리핑북’이라는 책자로 출간했다.
이미 <시사IN>에서도 오바마의 데이터 활용법과 관련한 이야기가 몇 차례 소개됐듯이 시민들이 쏟아내는 일상의 이야기를 참고 데이터로 묶고 분석하려는 시도가 더 나은 정책을 수립하고 효율적인 집행을 할 수 있게 도울 것이란 점은 불문가지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도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모든 활동과 정책의 수립 및 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정부를 향한 적극적인 데이터 개방 움직임을 이끌어내기 위해 민간에서도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사이트,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올해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고 있다.
◆ 오픈 거버먼트 이니셔티브 발표 대통령 당선자께 드리는 성명서
얼마 전에는 한 행사장에서 IT 정책 관련한 고위 관계자의 한숨 소리를 들었다. “5년 전보다야 낫겠지만 우리의 기대가 100이라면 70 정도는 관철시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70은 커녕 30도 안 될 것 같다”는 푸념이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인선은 물론 정책 담당자들이 IT를 이해하거나 호의적인 인사가 그다지 없다는 소리였다. 최근 들리는 ICT 총괄 부처의 탄생 등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공무원들은 물론 ICT 생태계의 복원 내지는 새로운 차원의 도약을 기대하는 업계의 기대감이 한참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야기라서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그동안 IT가 사회 문화와 동떨어진 기술 중심의 세계였다면 지금은 사회와 문화 전체가 IT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 즉 IT는 인프라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고위 정책 담당자들의 ICT를 대하는 태도는 너무나도 냉랭하기만 했다. 이제는 정부가 데이터를 열어두고 나눠주고 이를 통해 민간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과 이니셔티브를 제시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역시 유세기간 동안 ‘거버먼트 2.0’를 내세운 바 있다. 벌써부터 나도는 ICT 총괄 부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과 어정쩡한 역할 때문에 정치 싸움에 오락가락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현체제 존속 등의 소문이 부디 기우이길 바란다. 당선자와 인수위는 인터넷과 IT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진취적 방향성을 조기에 제시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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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을 마무리하는 12월 27일 매우 중요한 행사 두 가지가 각기 다른 곳에서 개최됐다. 새 정부 들어서기 전에 기획되어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가 윤곽이 드러난 상태에서 개최되는 행사이니만큼 국가 IT 정책 방향성을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하나는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개최한 제 9회 국가정보화전략포럼 행사로 주제는 “ICT 기술변화로 바라본 미래 전망”이었다. 이날 단연 눈에 띄는 발표는 한국정보화진흥원 국가정보화기획단 김현곤 단장의 발표였다.
◆ 제9회 국가정보화전략포럼 보도자료 및 발표자료
이날 발표에서 글로벌 메가트렌드 조사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여 공통된 키워드를 도출해내었는데, 세계경제질서의 재편, 갈등의 심화, 인구구조 변화, 에너지 환경문제 심화, 위험관리의 중요성 증대, 사회가치와 정서의 변화, 기술과 사회의 공존 등 7가지 메가트렌드를 제시했다. 특히 이 가운데 우리가 이번 대선을 통해 여실히 느꼈던 인구구조의 변화가 전세계적으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선진국일수록 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다양한 사회 현상이 파생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보고서는 미래 한국사회 키워드를 인간중심과 기술발전이라는 긍정적 흐름과 고위험 사회와 고령화라는 부정적 흐름을 동시에 제기했다.
김 단장은 이런 환경 속에서 미래 정부의 모습을 플랫폼 정부, 과학적 정부, 지능형 정부, 협력형 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 공공정보 개방과 공유, 국가 전반의 데이터 활용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빅데이터 이슈 처럼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데이터를 민간과 함께 활용해 개방형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범위한 주제 속에서 미래 정부의 역할은 분명 ‘협력적’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 민간과 ‘소통’하고 정부의 데이터가 ‘오픈’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 셈이다.
같은 날 다른 곳에서 진행된 행사는 행정안전부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대한민국 공공정보 개방 2013” 선포식이었다. 이름에서 보듯 정부가 그동안 공공정보를 개방해서 얻은 성과를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121228_참고(정보자원정책과)_대한민국_공공정보_개방.pdf
이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공정보 개방의향 조사결과 새롭게 발굴된 1,698종의 개방 목록이 보고됐으며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서울시, 앱센터운동본부 등 민관 합동 공공정보 개방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2011년 공공정보 개방 가능 목록은 불과 351종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전향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수동적이었던 공공정보 개방과 민관 협력 운영에 대해 일정부분 소통의 실마리가 마련된 셈이다.
페이스북에서 오픈 거버먼트 이니셔티브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영환 건국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데이터 개방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고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과 정보부터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랍니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인수준비를 위해 change.gov라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시민들이 정책 결정에 참여하게 하고 적극적으로 여론을 수렴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이 사이트를 통해 12만 명이 8만5000여 건에 대해서 토론하고 600만 번에 가까운 투표를 통해서 4만4000 건의 안건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이 사이트에서 결정된 정책들을 묶어서 이후 ‘시민의 브리핑북’이라는 책자로 출간했다.
이미 <시사IN>에서도 오바마의 데이터 활용법과 관련한 이야기가 몇 차례 소개됐듯이 시민들이 쏟아내는 일상의 이야기를 참고 데이터로 묶고 분석하려는 시도가 더 나은 정책을 수립하고 효율적인 집행을 할 수 있게 도울 것이란 점은 불문가지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도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모든 활동과 정책의 수립 및 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정부를 향한 적극적인 데이터 개방 움직임을 이끌어내기 위해 민간에서도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사이트,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올해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고 있다.
◆ 오픈 거버먼트 이니셔티브 발표 대통령 당선자께 드리는 성명서
얼마 전에는 한 행사장에서 IT 정책 관련한 고위 관계자의 한숨 소리를 들었다. “5년 전보다야 낫겠지만 우리의 기대가 100이라면 70 정도는 관철시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70은 커녕 30도 안 될 것 같다”는 푸념이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인선은 물론 정책 담당자들이 IT를 이해하거나 호의적인 인사가 그다지 없다는 소리였다. 최근 들리는 ICT 총괄 부처의 탄생 등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공무원들은 물론 ICT 생태계의 복원 내지는 새로운 차원의 도약을 기대하는 업계의 기대감이 한참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야기라서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그동안 IT가 사회 문화와 동떨어진 기술 중심의 세계였다면 지금은 사회와 문화 전체가 IT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 즉 IT는 인프라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고위 정책 담당자들의 ICT를 대하는 태도는 너무나도 냉랭하기만 했다. 이제는 정부가 데이터를 열어두고 나눠주고 이를 통해 민간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과 이니셔티브를 제시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역시 유세기간 동안 ‘거버먼트 2.0’를 내세운 바 있다. 벌써부터 나도는 ICT 총괄 부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과 어정쩡한 역할 때문에 정치 싸움에 오락가락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현체제 존속 등의 소문이 부디 기우이길 바란다. 당선자와 인수위는 인터넷과 IT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진취적 방향성을 조기에 제시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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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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