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의 20% 정도가 매각을 하거나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벤처캐피탈은 벤처기업의 초기 사업 자금과 중기 성장 자금을 지원하여 추후 코스닥 등 기업 공개나 기업 인수 및 매각을 통해 자본 이득을 취하는 기업 형태다. 따라서 리스크가 큰 반면 고수익 사업이기도 하다. 이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혁신의 위험을 엔젤들과 함께 규모 있게 받쳐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사회 신성장 동력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벤처캐피탈은 퇴출되는가.
한국경제신문에서
[사설] 한국에서 벤처캐피털이 절대 안되는 이유 라는 사설이 나왔다.
내용은 이렇다.
매각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인 벤처캐피털이 속출하는 모양이다. 110여개 벤처캐피털 중 새 주인을 찾는 곳만 20여개다. 5개 중 하나다. 2001년 벤처 거품 붕괴 이후 최악이다. ...(중략)... 업계에선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는 바람에 유동성 압박을 받는 벤처캐피털이 급속히 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여기에 태양광 등에 투자했다 실적이 나빠진 것도 한 요인이다. 그러나 이는 현상적 분석일 뿐이다. 벤처캐피털이 안되는 근본 이유는 따로 있다....(중략)
문제는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는 좀비 중소기업들이 수두룩해 새로 유망기업이 솟아날 턱이 없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청은 2010년 말 벤처기업 수가 2만4645개에 달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중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진짜 벤처기업은 622개(2.5%)에 불과하다는 게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벤처성을 의심받고 있다. 특히 정부 보증과 정책자금은 벤처캐피털을 시장에서 몰아내는 주범이다. 눈먼 정부 돈이 사방에 깔렸는데 굳이 벤처캐피털의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벤처기업 중 90.6%가 기술보증기금 등에 의존해 살아간다.
....(중략)...새 정부 인수위는 정책자금을 총동원해 창업천국을 만든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솔솔 흘러나온다. 벤처캐피털은 아예 씨를 말릴 작정인가 보다. 거꾸로 가는 창조 경제다.
이 내용은
페이스북으로 소개했고 외려 이 사설이 벤처캐피탈을 위로하는 듯 보였지만 실제 벤처캐피탈 업계 인사들 가운데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DG벤처스 이희우 대표는 "어느 업종이든 하위 20%는 자연 도태됩니다. 하위 20%의 사례를 가지고 전체 업계를 매도한 논리의 비약이 심한 편협한 시각"이라며 사설의 주장이 과장돼 있음을 지적했다.
포스텍기술투자 정성민 기술투자 심사역은 "투자의 목적은 결국에는 자본이득입니다. 하지만 자본이득을 취할수 있는 코스닥 시장의 문턱은 높아지고 되려 퇴출은 강화되어 선순환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지자 좀비 VC가 생긴거라 생각합니다."라고 분석했다.
정 심사역은 "또한 정책자금은 VC의 경쟁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시장의 실패(VC가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 또는 시장 규모 등)를 보완해주는 좋은 장치지요. 물론 눈먼 돈을 노리고 기업놀이를 하는 일부 사장님들이 있겠지만 정책자금을 활용해서 기회를 창출하는 다수의 기업들이 많습니다. 시장 진입시점 책정에 실패한 영세한 역량있는 기업에게는 존속이라는 당면과제를 해결해주지요."라며 정책 자금의 선순환 역할을 강조했다.
벤처기업협회 남민우 회장 역시 "한국 자본 시장에서 VC가 아직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해주기 때문에 정책 자금을 쏟아 부어라서도 활성화시켜야 한다가 상식적인 판단일 겁니다. 벤처 생태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분들의 노고를 폄하하는 섣부른 주장은 삼가해 주심이 도움이 될 듯 합니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외에 정부 지원만 바라보며 사는 좀비 벤처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정부 역할과 벤처캐피탈 역할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정책자금으로 인한 벤처캐피탈의 위기에 대한 논리 구조는 과장됐다는 의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