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워드프레스 웹사이트 만들기

Ring Idea 2012/11/30 08:52 Posted by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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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드프레스 웹사이트 만들기 출판사인 이지스퍼블리싱이 모집한 서평단으로 응모하여 책을 받아 쓴 글입니다.

약간 게을러졌다고 해야 할까. 블로그 서비스들이 훌륭해지면 시스템에 신경쓰는 시간이 줄고 글쓰기에 집중하는 시간이 늘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블로그에 글쓰기가 정체된 이유는 아무래도 일상이 너무 정신없이 돌아가기 때문인 것도 있고 개인적으로 블로그 시스템을 만지작 거리며 몇 가지씩 스스로 고쳐나가는 재미를 많이 잃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무버블타입이라는 블로그 시스템에 푹 빠져 있을 때부터 태터툴즈, 텍스트큐브에 안착하기까지 이런 저런 툴을 만지고 호스팅을 혼자서 해내면서 재미가 있었고 그러기 위해선 그 위어 얹을 글이 필요했더랬다. 소위 설치형 블로그 운영자로서 그렇게 수년을 살았다.

그런데 요즘 블로그 시스템에서 손을 떼고 있는 거 그대로 사용하면서 글쓰기도 함께 줄어든 것 같아 조금은 속상하던 터였다.

워드프레스의 유혹은 이 즈음 날 찾아왔고 회사 홈페이지도 워드프레스로 갈아타기 위해 이런저런 상황을 알아보고 있었다. 이 책이 눈에 띈 것은 그래서 너무 당연했다고 해야 할까.

<워드프레스 웹사이트 만들기> 이지스 퍼블리싱에서 서평단을 모집하길래 얼른 손을 들어 책을 받았다.

이 책은 간만에 손에 잡아본 소위 말하는 '따라하기' 식의 실용, 활용서다. 웹 호스팅에서부터 멀티사이트 제작과 관리법까지 따라하다보면 '어, 되네' 할 수 있는 책이다. 아직은 한번 죽 훑어봤지만 시간내서 본격적인 워드프레스 갈아타기에 꼭 필요한 책인 셈이다.

내용이 풀컬러가 아닌 것은 좀 의아한데 그림이 시원시원하고 예제가 매우 구체적이어서 큰 흠은 아닌 것 같다.특히 워드프레스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테마 부분은 몰입도 있게 예시가 배치돼 있고 매우 실무적인 단계까지 설명이 잘 되어 있다.

많은 기업 블로그가 워드프레스로 갈아타고 있는 이유를 어쩌면 이 책이 역설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오픈소스의 열린 정책과 다양한 플러그인과 테마, 그리고 소스의 무한 확장과 블로그를 넘어서 간이 웹사이트 구축 툴로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책의 수준은 초보자에서 중급자에 맞춰져 있다. 특히 설치형 블로그를 운영해본 사람은 호스팅을 건너띄고 필요한 부분만 먼저 발췌해서 읽을 수 있다.

문제는 완전한 초보, 즉 포털에서 블로그란 것을 그냥 포털에서 쓰는 스크랩 도구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이라거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뭔지 헷갈리는 초보자들에게는 좀 어려운 내용이다. 이미 아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용어이고 설명이겠지만 밑도 끝도 없는 전문 용어가 나오면 초보자들은 당혹스러울 것 같다.

더구나 워드프레스를 어떤 용도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시나리오가 명확하지 않아서 일단 따라하긴 하는데 어떤 블로그나 어떤 사이트를 만들어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독자들에게는 앞쪽 부분에서 사용용도와 활용방식 등에 대한 시나리오를 몇 갈래로 나눠놨다면 좀더 괜찮은 기획의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일단 내게는 꼭 필요하다. 이 책, 당분간 곁에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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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2/11/30 08:52 2012/11/30 08:52

회원 정보 노출된 비트교육센터

Ring Idea 2012/11/11 21:13 Posted by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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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교육센터 관리자 모드입니다. 요즘도 쓰고 있는 것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홈페이지 메인 URL로 가면 비트교육으로 돼 있는 것을 보면 이 관리자모드는 예전 사이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저런 데이터들이 관리자에 의해 작성된 데이터 일자가 2005년이네요. 근데 또 세미나 관리 등을 보면 2012년 최근 것도 있어서 데이터베이스 일부는 연동돼 있는 것 같군요. 또한 회원의 경우 전화번호가 대부분 010인 것을 보면 최근까지 데이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왼쪽의 메뉴를 몇 개 열어보니 어떤 회원들이 어떤 강좌에 신청했는지 여부 등이 그대로 보입니다.

분명 저는 해커도 아니고 HTML 문법 정도만 익힌 사람이고 일반 이용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화면을 어떻게 볼 수 있었을까요?


어처구니 없게도 구글링만으로 가능했으며 사실 의도하지도 않고 어떤 사람의 이메일을 알아내려고 구글링 하는 상황에서 한 링크를 타고 들어갔다가 이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70% 정도의 메뉴가 동작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이전에 사용하던 시스템을 마이그레이션 해놓고는 방치시켜 놓은 것이 아닌가 유추할 밖에요.

그냥 한밤중에 황당해서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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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1 21:13 2012/11/11 21:13
항상 새로움에 도전하는 벤처스퀘어가 이번엔 무슨 일을 저질렀을까요? ㅎㅎ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몇 달 전 대기업 L사 사내연수팀에서 실무 담당자 한 분이 찾아왔습니다. 이 분은 현재 L그룹 계열사에서 선발된 능력 있는 과차장급 사원들로 구성된 사내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분의 고민은 '좀더 실제 세계를 경험하게 할 수 있으면서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 저는 벤처스퀘어에서 하고 있는 엑셀러레이터 SparkSquare에 참여한 스타트업의 사례들을 들고 제 개인적인 경험(투자도 받아보고 까먹어도 보고 새로운 회사 스핀오프도 시키고 있는 과정에서 겪은 울지 못할 사연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제안을 했지요. L사 사내연수에 참여한 직원들이 실제 세계에 대한 감을 잡고 스타트업을 직접 창업해보는 가상의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처럼 만들자라든가 현존하는 스타트업 사례를 직접 보여주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교육을 진행하든가 하면서 말이죠.

그 뒤로 좀 지나서 L사 사내연수팀에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이미 L사 사내연수를 진행해오던 업체를 제치고 벤처스퀘어를 교육 진행자로 내세우고 Small Biz 프로젝트 기획을 함께 하자고 말이죠. L그룹 내부에서는 '평범한 성과'보다 '독창적이거나 독보적인 성과'에 대한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수 차례의 기획회의를 거쳤습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벤처스퀘어 혼자 하기 힘든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차피 대표 한명의 리소스가 심각하게 많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외부 조력을 받기로 했습니다. SparkSquare도 마찬가지지만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필요한 요소에 적합한 분을 합류시켜 서로 업무분장을 하는 방식이죠.

수많은 교육과 행사를 진행해왔던 생산성본부 담당자와 대기업 컨설팅을 진행했던 로아컨설팅 김진영 대표, 그리고 사업도 해봤고 LG전자에서 7년 동안 체험해보았던 황병선 교수, 역시 NC소프트, NHN 등에서 실제 해외지사 업무를 담당했으며 현재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김규호 B-Drive 대표 등을 합류시켰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일정을 조율해서 지난 11월 3일 드디어 전에 없었던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 프로젝트인 'L사 스타트업 리바이벌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12월 하순까지 이어집니다.

간단하게 개요만 말씀드리면,

Start-up Revival Project(스타트업 회생 프로젝트)

- 장소 : 서울 근교 교육 연수원 등
- 수강생 : L 그룹 내부 계열사 과, 차장급 평균 12년차 각사 추천된 우수 인력 112명
- 담당 :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총괄 매니징) 김진영 로아컨설팅 대표, 김규호 B-Drive 대표, 황병선 청강대 모바일학과 교수(프로그램 교육 및 워크숍 진행), 임훈민 생산성본부 위원(교육 보조 진행) 외 L사 직원

- 프로그램 진행 방식
1. 실제 Small Biz 사례 6개 소개
2. 수강생들과 실제 Small Biz 사례를 통한 9 block Model, BOI 툴킷을 통한 사업 진행 과제 워크숍
3. 사례 팀과 수강생들 사이의 문제 분석 및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 도출을 위한 워크숍
4. 각 팀의 해결책에 대한 검증 및 실현 가능성 검토
5. 우수팀 발표

일찍이 대기업 사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이렇게 스타트업이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고 함께 고민하는 교육은 없었습니다.

대기업 사원들이 스몰 비즈니스에 대한 운영을 비롯한 각종 이슈를 생동감 있게 접하고 이를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기 위한 교육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부수적으로는 스타트업 종사자들의 애로점과 실제 문제해결을 위한 시장의 요구 및 대기업간의 상생 모델을 모색하기 위한 내부적인 의도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서 실제 비즈니스 운영을 하거나 엔젤 등으로 스타트업에 적극적인 자세로 교류하려는 대기업 종사자들의 욕구도 끌어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6개 팀의 스타트업이 초대됐습니다.

1. 쏘캣, 2. 프랜즈톡, 3. 위즈돔, 4. 뮤즈얼라이브 5. VM 6. 온오프믹스

이들 팀은 대부분 대표자가 자기 사업을 수차례 진행했거나 사회 경력이 많은 분들로 실전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에 대한 명확한 체험을 갖고 있는 분들이며, 현재 사업의 진행과 사업 아이템의 변화, 또는 사업 성장의 기로에 서 있어서 외부 조력이 필요한 상황이란 것이 전제돼 있습니다.

이들은 1.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대해 낱낱이 공개할 수 있어야 하며
2. 대기업 수강생들의 스타트업 운영에 대한 실제 사례를 알려주어야 하며
3. 자신들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팀과 결연을 맺을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분들입니다.

앞으로 L사 사내연수 참여자들은 한 스타트업에 3, 4팀이 붙어서 다양한 방식의 사업분석과 문제 해결에 대한 제안을 할 것입니다. 일종의 컨설턴트를 역경매 방식으로 스타트업이 고르게 될 겁니다.

흥미진진한 과정이지만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신경 써야 할 것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L사로서도 획기적인 기획에 선뜻 응해주었고 이런 어찌보면 황당한 기획에 코치로, 사례 스타트업으로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시작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하는 스타트업과 L사 직원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간간히 올리겠습니다.

뭐든 상상하지 말고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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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9 09:32 2012/11/09 09:32
페이스북에 쓴 단상 가운데 유난히 '좋아요' 버튼이 많이 달린 두 메모를 블로그에 옮겨온다. 링크를 따라 댓글도 함께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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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받은 CEO의 고민

의외의 성과가 있거나 투자를 받은 거의 모든 기업의 CEO가 급박한 위기감을 느낀다. 그 이유는,

1. 직원들이 월급 올려달라고 하고 복지 요구가 높아진다. 근데 우리는 돈을 번 것이 아니라 빌린 것이다.
2. 직원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파벌이 형성된다. 논공행상은 고래로 조직을 망가뜨린다.
3. 원래 있던 직원과 새로 뽑은 직원간 능력 차이가 시너지보다 상호 마이너스 효과가 나기 시작한다.
4. 지분이 나뉘어 있을 경우 투자자들의 지분 보호 욕구가 증대하면서 대외 협상력이 약해진다.
5. 대표와 직원들이 마케팅과 홍보에 치중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하던 거도 못한다.
6. 목표 매출이 늘면서 영업 압박이 심해지지만 대표 외에 영업 담당자가 마땅히 없을 때가 많다.
7. 시장의 기대보다 낮은 프로젝트 완성도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조급해진다.
8. 주위에서 숟가락 얹고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사람이 급격히 는다.
9. CEO 스스로가 월급 걱정을 안 하면서 갑자기 나태해진다.
10. 빚으로 회사를 키울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부채에 대한 상환 압박이 동시에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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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회적 기업'을 싫어하는 이유


1. 한국의 사회적 기업이란 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벤처스퀘어도 사회적 기업 컨셉이었는데 그 이름을 쓸 수 없다.
2. 대학생들의 사회적 기업 사업계획서를 보았는데 수익모델이 정부 사업이란다... 국민 세금으로 너를 왜 먹여 살려야 하니?
3. 사회적 기업은 비영리 단체가 아님에도 비영리 단체로 착각하니까... 솔직히 왜 이 사업을 정부가 아닌 자기가 해야 하는지 설명도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4. 사회적 기여가 뭔지도 모른 채 자기 직원들은 오히려 박봉에 노동력 착취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바깥에만 좋은 아빠 스타일이랄까.
5. 진짜 사회적 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해소되어야 하는데 뭘 기여할지부터 생각하는 대책 없는 된장 스타일... 그냥 부자 부모를 만나지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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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6 23:13 2012/11/06 23:13

매스미디어는 현대사에서 정치의 선전수단 내지는 반항의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그 미디어가 다양하게 변신중이다. 당연히 정치도 바뀌고 있다. 각종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판단을 기다리는 후보자들이 표를 한 장씩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곳으로 간다. 어디로 가야 할까. 우리 대통령 후보들이 앞다퉈 ‘시민들이 있는’ 재래시장을 찾는다. 선거 때마다 우리는 매스미디어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해주는 후보들의 이러한 가증스런 연극을 보고 있는 셈이다.


2008년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당선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4월에 페이스북을 통해 타운홀 미팅, 우리 말로 하면 국민과의 대화 간담회를 했다. 내용은 별 것 없었지만 표를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페이스북에 몰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고 중간에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매스미디어들의 판단에 좌지우지 될 여지도 두지 않은 채 수백만명의 온라인 사용자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인터넷 광장에서 연설하는 대통령'을 보여준 셈이다.

광장에서 후보가 연설하는 도중 저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거나 청중 한명한명의 표정을 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터넷은 그들의 표정을 볼 수는 없겠지만 그들과 댓글을 달고 '좋아요' 버튼을 몇 개 눌렀는지, 누가 눌렀는지를 알 수 있다. 혼돈스럽지만 인터넷은 우리에게 이런 직접 민주주의의 '맛'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어떠냐고? 제 2의 인터넷 대통령이 나오는 것을 기대하던 사람들의 기대를 기반으로 2007년 포털과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대선후보 토론회를 앞다퉈 유치했다. 인터넷 종사자들은 인터넷 선진국 다운 면모를 보이고 싶어했다. 대통령 후보 합동 토론회는 법적으로 개최하기 어렵다 해도 후보자들 데려와서 정책 이야기는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순진한 생각은 철저히 무시당했다. 주요 후보는 쏙 빠진 채 군소 후보들만 인터넷 대통령 후보 간담회에 참여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민주당 정동영 후보는 철저하게 인터넷을 외면했다. 선거에 인터넷이 영향을 미치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받아들여져서 인터넷을 통한 후보 지지 선언이라거나 타 후보 비판은 선거법 등이 동원되면서 치밀하게 차단 당했다.

그 이후의 상황은 우리의 기억 그대로다. 2008년 인터넷에서 불거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불신으로 촉발된 소위 '광우병 촛불집회'는 당시 인터넷에 의한 의견 결집이 오프라인 행동으로 귀결되는 의견 제시의 '온오프라인 융합 현상'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초는 누가 사줬는가' 하는 '음모론의 진원지'론을 비롯한 인터넷에 대한 저열한 홀대는 국가적인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7년 3위이던 대한민국 세계 IT 순위가 2011년 19위로 곤두박질쳤다. 우리나라 인터넷 자유 수준은 우간다와 같다. 프리덤하우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47개국 가운데 우간다와 함께 16위를 차지했다. 여성가족부는 국가가 대놓고 게임을 마약에 준하는 중독원인으로 꼽고 셧다운제를 밀어부쳤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터넷 게시물 실명제 강행과 종편 선정을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 실종된 정보통신 융합 정책은 현 정부의 IT 무식과 무능을 그대로 보여준다. 국가정보원은 북한관련 소식을 리트윗 버튼 한 번 눌렀다고 민간인을 기소하기도 했다.

내년 정부의 정보화 예산은 거의 화룡점정 수준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정부부처 정보화 예산은 올해보다 86억원 줄어든 3조2967억원이다. 전세계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IT 모바일 혁명이 엄청난 속도로 휘몰아치고 있는데 임기말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성급하게 러시아제 로켓 쏘아 올리는 데만 열중이다. '우리는 거꾸로 정부'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셈이다.

남의 나라 보고 부러워 하는 것 처럼 바보짓이 없지만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클라우드 최우선(Cloud first), 공유 최우선(Share first)' 정책으로 대변되는 인터넷에 대한 분명한 원칙과 철학을 기반으로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 대한 일관성 있는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다. 오바마의 소셜미디어 활동과 페이스북을 통한 타운홀 미팅 역시 인터넷을 대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상징적인 행동인 셈이다.

2012년 가장 최첨단의 선거운동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던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에 여전히 좌파니 우파니, 전쟁이니 평화니, 정당 정치 혁신이니, 과거사 사과니 하는 낡은 의제만 난무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정보통신과 인터넷에 대한 분명한 철학도, 일자리 창출과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인터넷 창업과 벤처 활성화에 대한 의지도,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보완책으로 제시되는 인터넷 정치 실험 선언도 여전히 우리나라 대통령 후보들에게 기대하기 힘든 것일까.

각 대선캠프마다 ICT 정책의 각론은 나와 있지만 ICT를 대하는 일관된 철학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문제가 되는 법을 일괄 철폐하고 인터넷 기본법 제정을 통해 일관되고 투명한 진흥과 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또한 정부와 민간 사업자, 이용자들이 함께 자유지대로 선언하는 인터넷 선언, 또한 인터넷 민주정부 선언 등 미래를 위한 첨단 스마트 국가를 위한 철저한 고민과 일관된 정책 준비에 좀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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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이번호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이 기고문은 "대선후보여, '한국인터넷포럼 부의장, 벤처스퀘어 대표' 이름으로 실었습니다.

지난 번 인터넷포럼에서 간담회를 개최했던 문재인 후보에서 발표했던 내용은 물론이고 ICT 정책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다른 후보들도 '인터넷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비전'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한국인터넷포럼은 대선후보들에게 10대 어젠더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2012 대선]한국인터넷포럼, 대선 후보에 10대 인터넷 정책 어젠더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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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6 17:46 2012/11/0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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