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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3 위키리크스, Net저널리즘의 본질을 논하다 1
숨길 것이 많은 권력자들을 향한 네트워크 저널리즘의 통쾌한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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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 전문 소셜미디어 위키리크스, 그리고 위키리크스를 2006년 설립한 줄리안 어산지의 경찰 출두가 연일 화제다.

미국 외교전문을 공개하면서 다시 한 번 그 이름을 알리게 된 위키리크스(wikileaks)는 현재 마땅히 지목할만한 홈페이지를 갖고 있지 않다. 각국정부가 이 사이트를 위험한 폭로라고 비난하고 무차별적인 정보 공개에 따른 파장에 대한 우려해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흔한(?) 일이지만 자유 언론에 대한 전통이 뿌리 깊은 서구에서도 사이트를 즉각 차단하고 위키리크스 설립자를 미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하려는 시도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는 것도 화제다.

지난 현지시간 7일 오전 런던에 있던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가 경찰에 체포되자 누리꾼들도 그의 거취와 그가 폭로하겠다며 인터넷에 배포한 파일의 암호가 공개될 것인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위키리크스 대변인은 이날 "어산지에 대한 체포는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며 "그를 체포한 것이 비밀 문건에 대한 폭로를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고 주장했다.

어산지는 자신이 체포되거나 웹사이트가 완전히 보여지지 않게 되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비밀문서를 포함한 '최후의 심판 파일(doomsday files)'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공개된 비밀 정보 등을 담은 파일이 이미 배포됐으며 유사시에 이 파일의 암호를 공개해 관련 내용을 폭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것은 줄리안 어산지의 행동이 과격해보이지만 본질적인 정보는 공개되어야 한다는 폭로 저널리즘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폭로되고 공개되는 정보에 대해 권력자들이 흔히 '괴담', '음모', 또는 '불확실한 사실에 근거한 일방적 주장' 등의 판에 박힌 반박만으로 무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그동안 위키리크스가 공개하는 문서들은 모두 '사실'에 근거하고 있으며 명확한 증거가 있다는 점에서 각국 정부가 당혹해 한다.

또한 폭로하는 방법도 전통적이면서 지금은 미디어 자사 이기주의에 의해 쓰이지 않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을 택하고 있다. 가디언이나 뉴욕타임즈 등 세계 유수의 언론기관에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문서를 공유해 함께 폭로하고 일시에 확산되는 효과를 노렸다. 이는 저널리즘 세계에 특정한 이슈를 함께 주목해야 한다는 기성 미디어와 네트워크 미디어의 협업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대중매체가 외면하는 사안을 온라인이 끌어올려 다시 대중매체에 의해 사회적 의제로 만드는 방식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목격되는 사례다.

오늘날 상업 대중매체는 저작권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인해 자신들의 글이나 콘텐츠를 더 많이 알려야 한다는 사명을 뒤로 한 채 자사 사이트에 독점화시키고 무단 복제에 대해 가혹한 저작권료 지급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공식사이트가 차단, 폐쇄되고 기부금 통로가 막혀 운영 위기에 봉착한 위키리크스를 돕기 위해 전세계 누리꾼들이 미러 사이트(동일한 내용을 갖춘 복제 사이트)를 만들어 위키리크스의 자산인 폭로 문서를 분산시키면서 생존을 돕고 있다.

그리고 그가 폭로하겠다는 '최후의 심판 파일'의 경우 이미 수많은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공유했으며 어산지가 암호를 공개하기만 하면 열어볼 준비를 하고 있다. 이 파일은 얼마나 퍼졌는지, 누구의 손에 들어가 있는지조차 파악할 수 없도록 P2P 방식을 활용했다. 한때 인터넷의 자료 공유 방법으로 각광받았던 비트토런트 파일공유 주소를 올려놓은 것이다. 지금이라도 비트토런트와 호환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인터넷에 산재돼 있는 최후의 심판 파일을 받아 저장해두면 또 다른 익명의 사람들이 이 파일을 아무런 제약 없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된다.

2000년 초반 냅스터 등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P2P 방식 가운데 프리넷(freenet) 방식의 분산 저장을 활용한 것이다. 프리넷을 만든 이안 클락(Ian Clarke) 역시 표현의 자유에 절대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으로, 오늘날의 인터넷이 겉으로 보기엔 자유로운 것 같지만 사실은 매우 쉽게 규제될 수 있다며 통제할 수 없는 분권화된 네트워크를 구상했다.

프리넷은 중앙에 P2P 서버를 두지 않고 단지 프로그램을 설치해 두고 원하는 파일을 올려놓으면 다른 사람이 그 파일을 찾아 받아오게 되는데 이때 파일이 거쳐간 모든 네트워크에 물려 있는 PC에 복제된 파일을 남겨두게 된다. 파일의 원본 출처를 확인할 수도 없을 뿐더러 파일이 어떤 경로를 통해 확산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매우 과격한 파일 공유 방식이다. 심지어 프리넷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조차 자신의 하드디스크에 어떤 파일이 남겨지게 될지 예측할 수 없으며 프리넷을 통해 공유된 파일은 어딘가에는 반드시 남아 있게 되어 결국 공개될 것이란 믿음을 깔고 있다.

호주 해커 출신인 어산지는 그는 "숨길 것이 없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말하고 스스로를 저널리스트라고 소개한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나 단순한 루머는 다루지 않고 '팩트(사실)'만을 각국의 내부 고발자로부터 전달받아 편집해 올린다는 원칙 역시 저널리즘의 실천이다.

지금 '팩트'를 공개해 고생하고 있는 어산지를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각종 의혹을 고발했다고 해서 법원에 끌려다니며 고생하고 있는 방송국 PD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을 하다가 뜬금없이 민간 통신 대기업 임원으로 낙하한 사람도 함께 떠오른다.

우리의 저널리즘은 어디쯤 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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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글은 <시사인>에 기고된 글이며 글이 쓰여진 시점이 12월 8일입니다. 다른 아이템과 중복을 막기 위해서 p2p에 대한 이야기로 풀었지만 위키리크스는 제게 저널리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신선한 충격입니다.

더구나 국내 언론의 속보 강화가 '위키리스크'라는 희한한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있는 현상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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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더 많은 소식이 전달됐고 그 와중에 위키리크스는 몇 가지 한국과 관련된 외교문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에릭 클랩튼 평양 공연 성사될 뻔..위키리크스 공개 한국경제 2010.12.13


해킹과 관련된 소식도 빠지지 않는군요.

위키리크스發 '사이버 전쟁'…지지파 vs 반대파 해킹 맞불 한국경제 2010.12.09


위키리크스 지지자들은 줄리안 어산지의 사상에 동의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위키리크스의 정신에는 동의하지만 줄리안 어산지의 운영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 전직 위키리크스 직원들이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합니다.

위키리크스 라이벌 뜬다…‘오픈리크스’ 13일 창설 뉴시스 2010.12.11



여러가지 논란이 있지만 위키리크스가 말하는 것은 '저널리즘'입니다. 그리고 제가 주목하는 것은 그 저널리즘을 달성하기 위한 행위이며 이 행위가 기존의 미디어 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며 몇 가지 대안을 내놓았다는 것입니다.

일단 '비영리'를 내세웠고 콘텐츠의 디지털 유통방식과 함께 언론사간 협업을 통해 일시 확산을 노렸다는 점이 매우 독특해 보입니다. 또한 이러한 확산 방식과 함께 '논의할 가치가 있는' 이야기를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시키는 방식 또한 소수에 의한 의제 설정 기능의 보완책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외교문서 폭로', '해킹전쟁', '북한의 암거래' 등의 부차적인 이야기로 화제입니다.

위키리크스에 대한 논의는 '간첩죄'나 '강간', '콘돔' 등 자극적인 단어로 묘사될 사안이 아니라 우리의 '양심'과 '알권리', 그리고 판단할 권리를 보충해줄 '저널리즘'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지지 시위와 지지 성명 발표는 정당한 것입니다. 저 역시 위키리크스를 지지합니다.

워싱턴포스트 "위키리크스 간첩죄 기소 반대" MBN TV 2010.12.13


[김선주 칼럼] 국적없는 언론, 위키리크스 한겨레 2010.12.12


기자를 고용하고 광고와 행사로 돈을 벌면서 저널리즘을 구현해왔던 많은 방식이 '관행'처럼 굳어지고 '권력화'와 '상업화'가 마치 어쩔 수 없는 것인 양 호도하는 자칭 언론인들은 위키리크스를 보면서 뭔가 깨달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널리즘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양심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이자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위키백과 : 위키리크스

아직 살아 있는 위키리크스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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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0/12/13 09:28 2010/12/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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