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하나,
작년 이맘 때 유명 인터넷 기업이 2개의 사모펀드회사에 매각됐다. 매각된 기업은 '더블클릭'이란 인터넷 광고 솔루션 업체였다. 한 때 회사가치가 120억 달러에 달했으며 90년대 후반 주가도 135달러까지 치솟았던 기억을 안고 있는 기업이었다. 전성기 시절 전세계 22곳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1500명의 직원을 거느렸으며 한해 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그야말로 '유망주'였다. 이런 기업이 작년 4월 사모펀드인 헬만&프리드만과 JMI에 11억 달러, 주당 가격 8.5달러에 인수당한 것이다.
또 다른 뉴스 하나,
기업공개(IPO) 직후부터 파란을 일으키며 나스닥 S&P500에 신규 편입된 '인터넷 벤처'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제너럴 모터스(GM), 휴렛패커드(HP) 보다 시가총액이 높아 1000억 달러를 초과했다. 2004년 8월 주당 85달러로 상장한 이래 지난 31일(현지시간) 530만주의 신주를 추가 발행하면서 주당 매긴 가격은 389.75달러였다. 바로 '구글'의 지금 모습이다.
닮은 꼴 더블클릭과 구글의 엇갈린 운명
둘의 공통점은 많았다. 둘 다 당시 '신선한 아이디어'를 업계에 전파한 장본인이었으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돈을 벌었다. 이 두 기업은 모두 스스로 광고 매체가 되기 보다 광고 매체와 광고주를 합리적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기술적'으로 수행했다.
공교롭게도 더블클릭은 96년 창업 이후 2000년까지 언론으로부터 "야후(YAHOO), 이베이(EBay), 아메리카온라인(AOL)과 경쟁할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란 평가까지 받았다. 당시 실리콘밸리의 모든 인재를 빨아들인다고 해서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을 달기까지 했다. 지금 구글이 듣고 있는 평가와 다르지 않다.
무엇이 이들의 운명을 '지는 해'와 '뜨는 해'로 만들었으며 이들이 겪어온 시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기에 '광고 솔루션' 기업인 이 두 업체의 미래를 뒤바꿔 놓았을까.
지는 배너 광고, 뜨는 검색 광고, 그리고 애드센스
전문가들은 이 두 기업의 능력이나 기술에 대해 의문을 달지는 않는다. 다만 '현실'에 주목한다.
더블클릭은 사이트에 게재되는 배너 광고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노출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제시한 기업이다. 이 솔루션은 간단하게 말하면 광고주의 요구에 맞는 위치에 원하는만큼의 노출을 원하는 대상에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광고주들은 사이트들과 무자료 광고 제공만을 하다가 광고 효과에 대한 유추가 가능해지자 더블클릭 리포트를 원했다. '얼마나 노출됐으며 얼마나 클릭됐는지'를 알게 해준 것이 더블클릭이었다.
사이트 사용자들이 느끼지 않을 정도로 더블클릭은 속도도 빠르고 정확성도 높았다. 사이트도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접속 기록인 로그보다 더블클릭의 리포트를 더 선호했다. 사실 지금도 수많은 사이트들이 광고 솔루션으로 더블클릭을 사용하고 있다. 이른 바 CPM(Cost Per Millennium, 배너 천번 노출당 과금)의 시대였다.
배너 광고 솔루션의 독점 시대에 혜성같이 등장한 광고 기법이 바로 CPC(Cost Per Click, 클릭당 과금) 방식을 고안한 오버추어였다. 야후가 인수한 오버추어는 야후 부활의 일등 공신이기도 했다. 광고주는 노출이 아닌 수용자의 직접적인 클릭에만 광고비를 지불하면 됐고 이러한 여러 조건들을 스스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오버추어는 철저히 텍스트 광고만을 집행했으며 각 포털들의 검색 결과와 상응하는 단어들을 팔았으며 이 키워드를 광고주들이 서로 경쟁하며 살 수 있게 됐다.
광고가 유일하게 합리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곳 '인터넷'
오버추어의 CPC 방식은 획기적이었지만 여전히 노출되는 곳은 대형 포털 등 매체와 기업들간의 거래에 국한돼 있다. 구글도 애드워즈(ADWords)라는 서비스로 CPC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보다 한 걸음 더 나간 새로운 발상을 하게 된다. 좀더 세밀하면서도 광범위한 저인망식 광고 네트워크를 고안한다.
단지 구글 검색 결과뿐만 아니라 사이트를 운영중인 누구나 광고 매체가 될 수 있도록 애드센스(ADSence) 서비스를 실시한 것이다. 직접 광고주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구글의 애드센스 광고 코드만 붙이면 구글은 광고주로부터 받은 수익의 일부를 이 작은 매체에 주게 된다.
또한 구글의 애드센스는 기본적으로 문맥(Textual)광고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문이라면 왼쪽면에 영화 기사가 나오면 오른쪽에 해당 광고가 배치되는 식이다. 현재 페이지에 등장하는 글을 분석해 관련성 높은 광고 키워드에 해당되는 광고를 노출시켜주는 방식이어서 광고주의 만족도가 높고 '광고도 정보'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셈이다.
영업력이 부족한 작은 언론사나 방문자는 많으나 수익구조가 취약한 사이트들, 개인 블로그, 작은 정보성 홈페이지들은 몇 푼 안되지만 없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애드센스를 붙였고 놀랍게도 미국 대부분의 독립 사이트들은 광고 영역을 애드센스로 꾸며 놓았다. 바꿔 생각해보면 광고주는 애드센스를 도입한 사이트가 늘어날수록 광고 효과가 더 커질 것임을 직감하게 됐다. "누구나 광고를 집행할 수 있고 아무나 광고 매체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놀랍게도 이러한 과정은 거의 대부분 '자동화'돼 있다.
구글 사이트가 망해도 회사가 망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
'애드워즈'와 '애드센스'야 말로 구글이 사람들 머리 속에 잊혀지고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검색 사이트가 된다고 해도 구글이란 회사를 지탱해줄 수 있는 강력한 수익모델이다. 이 때문에 모든 사이트에 스며들 수 있도록 자신들이 공들여 만들어 놓은 서비스의 API를 공개하고 좀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수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사이트에 도달할 수 있도록 검색 결과를 풍부하게 만들고 블로그 사이트를 인수해 더 많은 페이지가 생성될 수 있도록 돕는 구글의 움직임 역시 자발적인 광고 매체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웹 2.0을 설명하는 많은 사례 가운데 '더블클릭에서 구글의 애드센스로'라는 사례는 매우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RSS, AJAX, TAG, 공개API, 오픈 표준 등 많은 키워드들이 모여 있는 웹 2.0 논의 가운데 '기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키워드가 바로 애드센스인 것이다. 또한 애드센스라는 광범위한 광고 매체에 대한 열린 발상 때문에 작아도 알짜인 사이트나 광고주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독립 저널리스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 것이다.
물론 미래에도 이런 광고 네트워크를 구글 혼자서 독차지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MS도 인터넷 광고 솔루션을 준비중이며 야후는 오버추어를 통해 문맥 광고 시스템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다음과 네이버 등이 검색API 등을 공개하면서 동시에 광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중이다. 광고주나 사이트 운영자는 이들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 광고 기법의 발달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가치 있는 것을 나눠주면 줄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화수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블로그 저널리스트나 인터넷 소설가들도 '인기'만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렇듯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고정식 광고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통 매체에 비해 인터넷 매체는 무한히 변형되고 진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 주기나 확산 속도도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 그 중심에 '윈-윈'의 광고 기법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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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C정책의 효율성?효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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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3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