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0일 세계적으로 한국 인터넷이 주목받는 일이 생겼다. 98년 이후 로고와 검색입력창, 두개 버튼으로 단순한 첫화면을 구성했던 구글이 한국에서만 인터페이스를 바꿨기 때문이다.
구글R&D센터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내놓은 첫번째 결실이었다. 구글코리아의 조원규 R&D센터장은 이에 대해 "구글 내부에서 매우 센세이셔널한 사건이었다"고 말한다.
조원규 센터장은 12일 기자들에게 최근 구글 직원 채용에 하루 절반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히고 항간의 구글에 대한 갖가지 오해와 소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구글코리아 UI 변화 '한국은 따로 보겠다'는 의지
조 센터장은 구글코리아 페이지의 변화에 대해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세계 158개 지역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 새로운 UI가 적용됐다는 것은 기술적인 진보의 의미라기보다 한국에서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구글코리아 직원들이 첫 업무를 개시했으며 그동안 구글 내부의 프로젝트가 새로 만들어져서 외부에 노출되기까지 힘든 과정이 있다. 이 과정을 거쳐 나온 것이니만큼 구글 내부에서도 한국서비스의 UI 변화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외부에서는 확 바꾸지 않았다는 불만도 있고 옛날 구글 스타일이 좋다는 반응도 있지만 구글 내부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라고 그는 전했다.
한국 개발자들의 충원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시적인 성과에 대한 외부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렇다 할만한 결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한국 개발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쯤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언론에서 종종 지적되고 있는 구글의 폐쇄성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비쳐지기에 구글이 숫자나 서비스 런칭 계획 등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폐쇄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이는 숫자가 노출되어 곡해받는 현상을 우려해서다"라고 말하고 "특히 점유율이나 트래픽 등의 숫자는 사실상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AJAX(에이잭스) 기술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 처럼 페이지가 새로 열리고 닫히는 방식이 아닌 한 페이지에서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페이지뷰나 트래픽으로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내에서 한국 포털 사업자들이 하는 사업을 따라갈 생각은 없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고 한국에서 실험하고 전세계에 그 서비스를 보급시키는 것이 우리 임무"라고 강조했다.
하루 절반을 채용 업무에 투자
그는 또한 일부 한국 개발자 채용에 대한 잘못된 소문을 적극 해명했다.
그는 하루에 절반 이상을 채용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 지원자가 해외로 면접을 나간다거나 열 몇 번의 면접을 거쳐야 한다는 식의 소문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한국지사가 설립된 이후로 국내에서 대부분의 면접이 이뤄지며 해외 직원이 면접을 보기 위해 한국으로 오기도 한다. 열 몇 번씩 면접을 보기는 힘들다"고 조 센터장은 주장했다.
"한국 개발자들의 수준은 세계적이다. 다만 외부에 비쳐지기에 채용절차가 까다롭고 채용인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일부 맞지만 기술적인 숙련도보다 구글의 문화에 적합한 사람을 뽑다보니 나올 수 있는 과정이라고 본다. 구글은 딱히 숫자를 정해 놓고 일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올해 안에 100명이 뽑힐 수도 있고 적임자가 나타날 때까지 2, 30명 수준밖에 채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최근 외국 기업체의 국내 R&D센터 유치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오히려 국내 인터넷 사업자와의 경쟁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다. 이부분에 대해서도 조원규 센터장은 한국 정부와 구글이 양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조건으로 들어온 점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비밀준주 합의에 의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하소연했다.
조 센터장은 "일부 언론에서 계속 지적되고 있는 정부로부터 직원 급여를 지원받는다는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는 내용이며 이는 정부와 구글이 한국내 R&D센터를 유치하면서 맺었던 계약사항에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약속에 의한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은 사실확인에 있어서 오류가 있지만 이 또한 내용 자체를 공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반박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채용과정에서 경쟁사의 민감한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는 오해에 대해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면접 현장에서도 우리는 지원자에게 현직장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말하지 말도록 주의를 주고 있으며 면접에 유리하게 보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누설하는 지원자는 오히려 감점을 주고 있다"고 조 센터장은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