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링블로그에서 이런 종류의 글이 별로 없었죠?^^
나름 바빠서 올블 이슈나 메타 블로그 내부의 블로거들끼리의 다툼과 논쟁에 대해 심도 있는 생각을 많이 못해봤습니다.
그런데 요즘 올블과 관련해서는
티셔츠 받았다고 자랑하는 글을 올려 저도 일조한 면이 있고 해서 이 문제를 약간 근본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보겠습니다.
올블의 추천 서비스는 알고리즘으로 움직이죠. 어떤 알고리즘이 어떤 계산식에 의해 되는 것인지는 판단이 약간 힘들지만 겉으로 봐서는 그 알고리즘을 알기는 쉬워 보입니다.
1. 추천을 많이 받으면 올라간다.
2. 자추도 허용된다.
3. 이메일 아이디 기반이므로 여러 아이디로 추천 가능하다.
4. 최근 200건 내에서 추천이 가장 많은 것을 순서대로 보여준다.
5. '나의 추천글'을 사용하면 지속적인 노출을 보장한다.
6. 이슈도 앞의 방식과 유사하다.
7. 태그는 수정 가능하다. 변경이 반영되므로 '인기태그로 보는 블로고스피어' 영역에 지속 노출이 가능하다.
이 정도는 올블을 사용하는 이용자라면 손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이를 역이용해서 실시간 인기글로 진입시키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올블로그 이용법을 참고하면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등장합니다.
모든 기계적인 '추천' 알고리즘은 선의의 사용자에게는 '활용'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반면 '악용'하기 쉽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다시 평판 시스템을 적용한 올블Top100 마크를 붙여놓으니 이것도 문제가 생기죠. '블로거 신뢰도'에 의한 추천은 '맹목적인 추천'을 낳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신생 블로거나 갈아탄 '올드 신입' 블로거들에게는 '역차별'을 낳기도 합니다.
추천과 평판에 대한 포스팅은 예전에 써 둔 적이 있습니다.
2006/11/27 언론과 홍보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링크 따라가기 귀찮으시면 다음을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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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rating, or reputation).
평가 시스템은 현재 우리가 피부로 느낄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구글은 기계적인 계산법에 의해 서로 신뢰로 묶이고 연결돼 있는 웹사이트를 평가하고 랭킹(순위)을 매겨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의미로는 집단 지성이 평가한 것들을 모아 결과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이런 방법은 매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미있는 수치(또는 크리티컬 매스)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실시간 검색어와 같은 경우는 아예 양으로 승부를 보지만 집단지성으로 갖춰진 정확한 정보가 걸러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한 영화에 10명이 별점 4개를 준 것과 100명이 별점 4개를 준 것과는 신뢰성에서 차이가 있거든요.
■ 관련 포스팅 : 네이버, 도서 평가단 300명 모집[★★★★] (1) | 2006/08/16
하지만 초기 콘텐츠 시장에서는 '입소문'이 어디서 시작되든 절대량을 갖춘 곳에서는 각종 평가가 이뤄지고 이에 대한 신뢰성이 부여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선의의 평가'가 절대량이 갖춰지기 전에 '조작'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죠.
예를 들면 요즘 새로 개봉하는 영화마다 이상하게 마케팅비를 많이 쏟은 영화들이 평점이 많이 높아지는 것을 목격하셨습니까? 이는 조직적인 초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적인 평가들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구글 폭탄'으로 검색해보시면 이 뜻을 짐작하실 겁니다.
실제로 제 지인은 영화 마케팅을 하고 있고 적지않은 시간 동안 적지 않은 인력을 동원해 영화 평가(별점주기) 높이기에 혈안이 되곤 한다고 하더군요. 또는 음악도 마찬가지구요. 특정 팬들이 특정 가수를 띄워주기 위한 검색어 러시도 우리는 종종 목격합니다.
이는 기존 마케팅 방법으로 언론에 평가에 대한 요구와 함께 광고 압력 행사가 동시에 진행되지만 포털에서는 기존 마케팅 방법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초기에 입소문 띄우기 마케팅이 활성화 된 경우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초기의 이런 조작은 절대량이 많아질수록 그나마 제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안전장치가 있겠지만 집단 평가를 완벽하게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구글도 웹 검색을 통해 맨 위에 사이트 바로가기나 해당 키워드를 담은 최신 뉴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에 대한 보완이라고 봅니다.
추천(recommendation).
자, 이제 좀더 진보된 영역으로 가봅시다. 웹 2.0에 지나치게 몰두하다 보면 모든 이슈가 집단 이성에 의존하고 신기술에 경도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어떤 이들은 신문이나 기성 언론사들이 무너질 것이란 성급한 예측도 하지요. 하지만 저는 언론사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음악 사이트가 아무리 대세를 이룬다고 해도 디제이가 선곡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라디오가 사라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이는 권위자,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소스에 의한 추천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만은 블로그 초기에 '블로그 콘텐츠의 빅뱅'과 함께 이런 기획을 했습니다.
권위를 가진 빅마우스, 또는 권위자의 '추천 블로그'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넘쳐나는 책들 사이에서 여전히 서평이 좋은 책이 상위를 차지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콘텐츠를 고르는 눈은 저마다 다르고 평가 방식이 한정적일 때 우리는 직접 모든 콘텐츠를 찾아다니기보다 '아, 누가 좋은 콘텐츠를 소개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이런 방식을 '추천'에 의한 권위 부여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절대량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방식이 생겨날겁니다.
예전에는 골프 관련 상식이나 골프 관련 소식이 한정적일 때는 소수가 콘텐츠를 소유하거나 자기들끼리 범용적인 콘텐츠를 추천해주기 시작했죠. 하지만 관심이 많아지면서 각종 소스가 넘쳐나게 됩니다. 넘쳐나는 소스에 기뻐하다가도 옥석을 가리는 데 개인이 들여야 할 시간이 많아지죠. 이때 다시 추천이란 방식을 사용하게 되고 이때는 전문적인 영역의 추천이 득세하게 됩니다.
넘쳐나는 콘텐츠 가운데 다수를 위해 역시 소수가 추천을 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고 이 소수의 권위에 따라 추천 받은 콘텐츠의 우열이 나뉘어 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전문 콘텐츠 영역의 언론이 생겨날 수 있는 토양은 언제든 있다는 생각입니다. 언론은 죽지 않습니다. 좀더 자신의 역할을 다수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했을 때 귀찮아하는 선별 작업을 대행해주는 역할로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할 것입니다.
그만은 일부 이러한 시스템을 실험해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참여를 권해봅니다.^^;(제발 잘난 척 하고 있네..라는 비아냥은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지 그만 자신의 신뢰도에 대한 맹신으로 이런 실험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블로그는 주관적이니까요)
■ 관련 포스팅 : '그만의 별점주기' 들어갑니다..
이런 것도 가능하겠죠. 올블로그에서 특정한 블로거에게 오늘의 추천 포스팅을 의뢰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이 블로거의 신뢰도 평가를 통해 이 블로거에게 권위를 부여한다면 이 블로거가 평가하는 포스팅은 덩달아 권위와 신뢰도를 나눠갖게 될 것입니다. 이 것 역시 블로거들의 역할 분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는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digg.com이나 news2.co.kr은 이러한 추천과 평가가 어우러지는 시스템이지만 개인 브랜드에게 신뢰도나 권위를 부여하는 시스템은 아니죠. 여전히 뉴욕타임즈나 조선일보가 선택해주는 것을 먹고 소화하는 권위 지향형 인간들이 더 많습니다. 이들은 참여보다는 소극적인 독자(수용자)들이며 평가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피곤하게 생각하는 다수들이죠.
조금은 추상적인 어법을 사용했습니다만, 조만간 구체적인 사례를 좀더 보강토록하겠습니다.
콘텐츠 영역은 언제나 인간적인 영역입니다. 콘텐츠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고도의 자기 판단 능력은 인간이 갖고 있는 고유의 재능이니까요. 그래서 늘 기계적인 알고리즘에 의한 순위 매기기는 함정을 안고 있습니다.
구글폭탄이나 네이버 광클의 경우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집단지성'을 주장하는 측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을 일찍부터 제기해왔던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겠죠. 인간의 표리부동한 행동 패턴과 인지의 개별성은 이러한 메타 사이트나 대중 서비스를 표준화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웹 2.0 정신이 말해주는 '참여'와 '공유'의 정신이 아닐까 합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이라면 여전히 수동적인 방어와 일방적 주장만 내뿜는 올드미디어들의 속성을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선의의' 집단이 문제를 인식하고 이 인식을 바탕으로 개선을 도모한 뒤 직접 참여하고 그 개선책에 대한 공유를 해 나가야 합니다.
매우 선동적으로 비쳐질 수 있겠지만, 백이면 백 사람들의 평가와 추천 기준은 다릅니다. 버튼 하나로 우리의 인식을 동일하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죠.
얼마 전 그만이 겪었던 재미있는 사례 하나 또 알려드리죠.
2007/02/05 올블 인기글 1위, 이유가 있나?역시 내용 자펌합니다. 편의를 위해..^^
여기서 포스팅 보기..
황당합니다. ㅠ.ㅠ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그냥 웃어야 할지..
하튼 그만이 조금 전에 '네이버는 왜 그만을 부르지 않았을까?'란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가보실 필요도 없습니다. 다음과 같은 글이 전부니까요..^^;
불러도 가기 힘들긴 했지만,
금요일에 네이버측에서 블로그 시즌2 설명회를 개최한 것 같더군요.
네이버는 왜 그만을 부르지 않았을까요?
태터를 써서? 다른 서비스 사용자도 부른 것 같던데..
갸우뚱.. 그만이 네이버에 서운한 짓을 많이 했나?
아니면 그만을 굳이 부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나?
그냥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문득.. 왜 난 부르지 않았을까라는 유치한 생각이 들어서..ㅋㅋ
그런데.. 순식간에.. -;-
한 시간도 안 돼서.. 올블 실시간 1위, 위쪽 인기태그 3번째 탭인 '네이버' 탭에 이 글이 올라와 있군요..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특별히 해당 포스트는 지극히 개인적인 투덜거림이었으며 어떠한 정보도 없었습니다. 갑자기 댓글도 빨리 달리고.. 네이버 관계자의 댓글(비밀글)까지 달려서.. 이상하다 싶어서 올블에 가 봤더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혼자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1. 간담회 초대받지 못한 다른 분들도 여러분 계시는구나.
2. 네이버 태그를 붙이니 네이버 관계자들도 보고 있구나. 간담회 갔다 오신 분들 포스팅을 꼼꼼히 보고 있을 네이버..^^
3. 이 시간에.. 내일 월요일인데 12시 전후로 많이들 올블을 지켜보고 있구나.
4. 링
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의 피드를 받아 보시는 분도 꽤 되는구나.
5. 추천이 이렇게 빨리 달리다니.. 아직 블로고스피어는 좁은가?
6. 어쨌든.. 별 내용도 없는 글로 클릭해보셨을 분들께 죄송하다..
어쨌든.. 황당하면서 재미있는 경험.. 에효..내일을 위해 좀 잠 좀 자자..
* 덧.
덕분에 익명의 조롱 글 하나 받았네요..--;; 누가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했나요?ㅋㅋ.. 그리고 대단한 사람만 초대했나요? 에효.. 한 밤중에 이런 댓글 다시는 분도 참.. 쯧...
네이버 2007/02/05 00:49
푸하하하하하하
정말 어이 없어서;;;
아니 자기 자신이 뭔가 대단한 사람인 줄 착각하시는 거 아닙니까?
한 밤에 오랜만에 잘 웃었습니다.
푸하하하하하하
댓글까지 이어지는 대략 난감 촌극이 벌어진 이유를 이해하시겠습니까?
일률적인 알고리즘에 의한 시스템에서 누구나 추천하는 이유는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추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우리는 '남들도 읽으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 외에도 '이거 한 번 이슈로 올려보자', 또는 '올커니 잘 걸렸다 욕이나 먹어라' 식의 생각이 꼬리를 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만이 제안했던 것이
추천 블로그 릴레이였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습니다. 이 태그를 달면 되는 손쉬운 구조 때문에 누구나 악용할 수 있고 추천 받은 사람은 의외로 귀찮은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점이죠.
모든 일에는 일장 일단이 있고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이 올블 유저 모두가 '선의'의 사용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며 늘 선하다가도 어느 순간 (남들 기준에)악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식으로는 근본적인 솔루션이 나올리 없다고 봅니다. 다만 좀더 선의의 사용자가 많을 것이란 가정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우리 스스로 겪어야 하는 것이죠. 그게 바로 참여 민주주의의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뢰도 있는 패널이 선정해 추천 포스팅을 골라주는 것도 문제요, 산술적인 평가에 의해 순위를 매기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아마 이 논쟁은 3000년 이후에도 계속될지 모르겠네요.
장단점을 인식했다면 사실 장점을 더 살려가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단점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자꾸 땜질식 처방만 하다보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입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