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씨디네트웍스는 '엠군(www.mgoon.com)'이란 사이트를 연다. 지금 주목받고 있는 많은 동영상 UCC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엠군은 입소문에 의존해 회원 규모를 키워나갔다.
현재 엠군미디어의 신동헌 대표이사는 당시 씨디네트웍스 콘텐츠 본부장으로 엠군을 탄생시키고 사업화 모델을 주도했다.
그리고 1년 뒤 씨디네트웍스는 조선일보와 합작법인 '유엠씨이(UMCE)'를 설립한다. 씨디네트웍스가 60%, 조선일보가 40%의 지분을 확보한 채 2006년 1월에 시작된 이들의 동거는 당시 국내 언론 및 인터넷 미디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태그스토리(www.tagstory.com)라는 동영상 서비스를 오픈할 당시만 해도 유엠씨이는 판도라TV, 다모임 등과 함께 웹 2.0 트렌드를 좇아 국내 동영상 UCC를 이끌어가고 있는 재목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동거는 불과 1년만에 끝을 맺는다. 굳이 둘이 갈라지게 된 원인을 말하자면 '서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대상'이 달랐다. 엠군은 일반 사용자를, 태그스토리는 동영상 미디어 플랫폼을 원하는 기업들을 겨냥했기 때문이었다.
태그스토리는 조선일보의 동영상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고, 엠군은 씨디네트웍스가 다시 친정체제로 끌어들여 사명을 엠군미디어로 변경하고 '동영상 미디어'로 재기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합의 이혼 뒤, 홀로서기 '바닥부터 다시 시작'
2월의 마지막 날, 기자를 만난 엠군미디어 신동헌 대표이사는 그동안의 속앓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뒤 "엠군을 모태로 시작된 합작기업임에도 엠군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며 태그스토리에 집중했던 당시의 서운한 감정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합작법인 유엠씨이를 분리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미 2006년 10월 경. 이후 엠군미디어 독자 출범에 대해서도 모기업 내부의 복잡미묘한 상황이 전개된 것도 사실이다. 신 대표는 씨디네트웍스 내부의 토론에 직접 뛰어들어 설득작업 끝에 엠군미디어 출범을 다시 한 번 주도한다. 어쩌면 엠군 탄생의 주역으로서의 책임감이었으리라.
그는 업계에 떠돌던 피인수설을 비롯해 각종 불화설 등에 대해 대부분 인정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의구심에 대해서는 "해봐야 아는 것 아니냐"며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초기에 엠군의 발목을 잡고 있던 다양한 기술적 장애를 없애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100MB에 불과했던 용량 제한을 없앴으며, 플래시 기반으로 바꿨다. 또한 사용자에게 불편을 줄여주기 위해 서버 인코딩 방식을 지원하고 모기업인 씨디네트웍스의 장점인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동영상 업로드 속도와 동영성 인코딩 속도를 국내 최고로 끌어올릴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모든 엠군의 기술적 특징은 현재 유사 동영상 기업들이 내세우는 장점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보인다. 게다가 이용자가 체감하는 수준도 그다지 예전 엠군과 다를 것이 없어보인다. 그도 이같은 지적을 인정한다. 그러나 "부지불식간에 이용자의 방문과 동영상 업로드 건수가 이같은 조치 이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며 결국 선택은 이용자의 몫이며 이같은 강점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엠군은 UCC 기업이 아니라 동영상 미디어 기업"
2월 말 현재 엠군의 회원은 35만명, 하루 페이지뷰 500만 건 정도다. 한해 50억원 정도의 운영 비용과 투자를 이어가야 하지만 올해 매출목표는 20억원이다. 아무리 회원을 100만명 수준으로 늘리고 하루 방문자 수도 100만명을 넘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해도, 아무리봐도 적자 구조다.
그럼에도 신동헌 대표는 "동영상 사업은 장기 투자 사업"이라고 잘라 말한다. 당분간 이용자들이 동영상을 손쉽게 올리고 즐길 수 있는 기술 투자에 몰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콘텐츠 확보를 위해 무리한 유저와의 수익 공유도 당분간 생각하고 있지 않다. 차라리 기업 스폰서 유치와 각종 제휴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 좋다고 보는 것이다.
저작권 문제는 엠군에게 있어서도 '도전'이다. 다른 쪽에서의 명쾌한 설명과 달리 저작권자들과의 실랑이에 대해 신 대표는 "생각보다 접촉도 쉽지 않고 대안 마련을 모색하고 있지만 업계간의 공동 대응도 아직 미진하다"고 털어놓는다.
현재는 저작권자들이 문제제기를 하는 동영상의 경우, 이를 내리거나 삭제하는 등의 필터링 방식의 운영 정도에 머물러 있다. 물론 기획사나 콘텐츠 제공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동영상 UCC 업체의 대표에게 흔하게 질문하는 "현재의 UCC 문화"에 대해 신 대표는 다소 의외의 답변을 들려준다.
"동영상이 곧 UCC, 또는 UCC가 곧 이용자 동영상은 아니다. 따라서 엠군은 동영상 미디어 기업이며 기능적으로 동영상의 활용성을 이용자에게 열어준 것뿐이다. 예를 들어 오히려 질 좋은 UCC가 생산되고 있는 블로그에 동영상이 좀더 다양한 표현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이 바로 동영상 미디어 기업이 해줘야 하는 역할이다."
엠군이 현재 갖고 있는 고민과 가능성은 여타 동영상 UCC 기업들과 다를 것이 없다. 다만 엠군에게는 그동안 미비했던 서비스를 지금껏 참고 지켜준 회원들에게 보답해야 할 짐이 더 많아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인터뷰 중간에 다른 회의실에서 들리는 UCC 동영상 주인공들의 밝고 힘찬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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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헌 대표입니다.
인터뷰 중 재미있었던 것은, 신 대표는 '블로그'를 제대로 된 UCC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설치형 블로거라고 자랑을 하시더라구요...^^ 메타 사이트도 종종 이용하시고.. 개인적인 내용을 많이 올리지는 않지만 블로거가 자유자재로 동영상을 이용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오기를 바라는 눈치였습니다...
3명의 개발자가 있었던 유엠씨이 시절을 거쳐 태그스토리와의 결별 이후 회사에 남아 있던 개발자가 1명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나마도 나가고.. 지금은 신 대표가 주도해서 8명의 기술 파트 직원을 늘려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술적인 자신감을 매우 강조하더군요.
물론 씨디네트웍스의 인프라 기술에 대해서도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었구요..
내용에는 반영하지 않았지만 .. 해외 진출에 대해 살짝 여쭤보니 신 대표는 차근차근하겠다면서도 영문 사이트를 먼저 오픈한 뒤 추후로 해외 전략을 짜겠다고 말하더군요..
일단 공수표를 남발하는 '미디어형 대표'는 아니었습니다.^^ 그만에게 UCC란~, 블로그란~ 하면서 설명하시는 것이 매우 투박하지만 성실했습니다.
열심히 커나가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