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계의 거물인 구글 CEO 에릭 슈미트가 역시 PC 및 MP3플레이어 제조업계 거물인 애플컴퓨터 이사회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둘의 만남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세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애플의 29일(현지시간)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이사회에서 애플 CEO인 스티브잡스가 구글이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에릭 슈미트의 폭 넓은 경험이 애플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애플 이사로서의 자격을 강조했다는 것.
에릭 슈미트는 2001년 구글에 합류하기 전에는 노벨 CEO로서 6년 동안 재임했었으며 당시 넷웨어 OS(NetWare OS)를 본격적으로 가동시키기도 전에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그는 결국 2001년 3월 넷웨어 OS 실패를 계기로 CEO 자리를 내줘야만 했으며 2주 뒤 구글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 의해 스카우트됐다. 당시 '스카우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구글은 햇병아리 회사였다.
그가 합류한 뒤 구글은 이제 소프트웨어 업계의 '괴물'과 같은 존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당당히 경쟁하는 수십억 달러짜리 회사로 키워냈다.
에릭 슈미트는 노벨에 있기 전에는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를 담당하는 최고 기술자로서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CTO를 지내기도 했다.
최근 MS와 경쟁할 수 있는 회사라면 어디든 제휴를 맺을 태세로 움직이고 있는 구글로서는 애플과의 협력은 중대한 의미를 갖게 된다.
구글은 실질적으로 파이어폭스 보급에 힘을 쓰는 등 오픈소스 진영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으며 '적과의 동침'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베이, 마이스페이스와 제휴 계약을 맺어 세인을 놀래키기도 했다.
또한 썬과 함께 오픈오피스 스위트 보급을 공언하고 나선 뒤로 라이틀리라는 온라인 워드프로세서 회사를 인수했으며 피카사 등 다양한 인터넷 기반 소프트웨어를 인수해 공짜로 배포하면서 상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MS를 자극해왔다.
따라서 이번 애플 이사회에 에릭 슈미트가 참여하면서 오픈소스-애플-구글 삼각편대가 '타도 MS'를 위한 폭격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기술 업계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