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진영의 스타인 파이어폭스를 개발하고 배포하는 역할을 맡은 모질라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민 손을 뿌리치지 않고 잡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MS가 만든 연구소인 오픈소스소프트웨어랩(OSSL) 책임자가 이례적으로 차세대 운영체제인 윈도우 비스타 일부 기능 개발 과정에 오픈소스 진영이 함께 참여해달라는 공개 요청을 올렸으며 이에 대해 모질라가 화답한 것.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상대방을 견제해오던 두 기술 진영의 화해 무드가 조성될 것인지 주목된다.
영국 IT 전문매체인 테크월드닷컴(techworld.com)은 25일 모질라 재단이 MS의 공동 개발 제안에 긍정적인 회신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상업용 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진영을 대변하는 둘은 윈도우 비스타를 위한 오픈소스 웹 브라우저를 비롯해 이메일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게 되며 MS가 모질라의 개발 과정에 1:1로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주고 받은 내용은 지난 19일 MS OSSL 책임자인 샘 램지가 모질라 개발 뉴스그룹에 올린 협력 제안에 대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일부 개발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했음에도 모질라재단은 MS의 제안을 환영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모질라 대변인이 23일 개발자 포럼에 올린 답변 글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아들인다"며 "당신의 제안이 예정대로 이루어진다면 파이어폭스2와 썬더버트2 개발에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한편 모질라 진영이 이번 MS의 공동개발 제안에 흔쾌히 응답한 것은 반독점 이슈를 피하기 위한 MS의 노력과 함께 운영체제에서 사용될 기본 웹브라우저로 파이어폭스가 선택될 수 있는 좀더 현실적인 방안을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질라재단 입장에서는 개인 일정 관리 기능이 포함될 윈도우 비스타의 기능에 파이어폭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메일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인 썬더버드의 기능을 접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 MS의 제안과 모질라의 답변(영문)
MS의 제안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모질라재단 측의 즉각적인 제안 수용이 없자 업계는 굳이 현재 나온 파이어폭스 및 썬더버드가 윈도우 비스타에서 무리없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 개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었다.
하지만 오픈소스 진영 가운데 가장 MS를 곤욕스럽게 만들고 있는 파이어폭스의 개발과 배포를 담당하고 있는 모질라재단의 개발 협조 방침이 전해지면서 오픈소스 진영에서는 미묘한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MS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랩은 지난해 설립된 기관으로 MS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들이 잘 동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