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초 김경익 사장을 만났을 때는 약간의 초조함이 엿보였다.

 

그러면서 내게 '처음이에요.. 기자분이 사무실까지 직접 오신 거는..'

 

'네? 그럴리가요.. 판도라TV는 앞으로 동영상 관련해서 키워드로 부상할 거로 봤는데...'

 

'...^^;'

 

사무실 절반은 휑 했고 사람들도 몇 명 앉아 있지 않았으며 회사 전체적인 분위기는 동영상 서비스를 하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어색할 정도로 조용하고 차분했다.

 

그리고 이 인터뷰가 나오고 좀 있다가 동영상 검색은 키워드로 부상했다.

 

요즘은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정신이 없다는 김경익 사장... 그에게 어쩌면 절정의 시기가 너무 빨리 오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이미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아니면 정말 이제부터 절정의 시기가 올 것인지...

 

궁금하다.

 

아래는 지난 10월 4일자 기사...

“동영상 판도라 상자는 이미 열렸다”

[인터뷰] 판도라TV 김경익 사장


‘그리스 신화에서 인류 최초의 여성으로 소개된 판도라, 그녀가 제우스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상자를 열면서 그 안에서 웅크리고 있던 질병과 가난, 그리고 불행이 쏟아져 나온다.

이 때 화들짝 놀란 판도라는 상자를 급하게 닫는다.

그 상자 안 깊숙한 곳에는 아직 뛰쳐나오지 못한 희망이 남아 있는 채로...’

판도라 상자가 열린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그런지 판도라TV(www.pandora.tv)의 출현은 우려반 기대반이었다.

네티즌들이 직접 만들어 올리는 동영상 포털이란 개념에서 출발한 판도라TV가 온갖 동영상을 풀어놓겠다고 하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1년 동안 골방에서 다섯명이 기획하고 개발한 작품이었습니다.

전 세계를 뒤져봐도 벤치마크할 대상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한 때 레떼닷컴(www.lettee.com)이란 인터넷 카드 사이트로 주목받았던 김경익 사장이 판도라TV의 상자를 열어놓기 시작했을 때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작년 말 처음 판도라TV를 시작해서 많은 시도를 했죠. 케이블TV 등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사오면서 수억을 쓰기도 하고 갖가지 방법으로 네티즌을 유도하려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 그는 이 같은 실수에 대해 네티즌과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지레짐작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네티즌에게 자유를 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네티즌에게 자유가 주어지자 판도라TV는 네티즌이 만들고 네티즌이 시청하고 동영상(인터넷 방송) 제작자와 놀라울 정도의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더라고요”

판도라TV 안에 쌓이고 있는 동영상 데이터베이스는 약 6만여개, 지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회원수 40만명에 월 누적 시청자(방문자)는 약 500만명, 인기 채널의 경우 80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다녀간 곳도 많다.

동영상 서비스라서 트래픽이 몰릴까봐 1000명 이상의 시청자를 가진 채널은 로그인해야 볼 수 있도록 만들었을 정도다.



최근 엠파스(www.empas.com)와 동영상 검색 서비스 부문 제휴를 한 바 있는 판도라TV는 대형 동영상 컨텐츠 데이터베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김경익 사장은 최근 TV 포털을 준비하고 있는 포털이나 인터넷 방송에 속속 뛰어드는 기존 언론들의 러브콜에도 맘이 그리 편치 않다.

김 사장은 그들 모두 여전히 ‘내 안에 모든 것이 있다’는 식으로 뛰어든다며 그의 생각은 다르다고 말한다.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된 시장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콘텐츠는 매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검색에서 출발해 댓글과 커뮤니티, 그리고 미니홈피와 블로그 등 모든 것은 인터넷 업체들이 제공한 플랫폼에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지닌 마니아들의 감성으로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인터넷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판도라TV 안에는 이 회사가 만든 콘텐츠는 전혀 없다.


아직은 1만명 정도가 방송 제작자(동영상 올리는 네티즌)로 활동하고 있지만 조만간 이들 가운데 이슈로 주목받을만한 슈퍼 채널이 등장하게 되면 다른 소극적인 네티즌들도 다양하고 자유 형태로 방송 제작에 참여할 것이란 것이 그의 기대다.


현재 연예와 스포츠, 광고 동영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전체 3, 40%의 동영상은 아기 동영상을 올리는 등 사적인 컨텐츠가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경익 사장은 아직 2% 부족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털어 놓는다.

아직 광고 수익도 원할치 않고 유료 콘텐츠 확보에도 난항이 거듭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큰 걸음을 내딛을 생각은 없다.

네티즌보다 반 발자국 앞서면서 네티즌들이 원하는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다 보면 네티즌들 스스로 만들어내는 동영상 커뮤니케이션의 세상이 펼쳐지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는 해외에서 들려오는 인터넷 동영상 광고 시장의 성장에 대해서도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김 사장은 본격적인 열매를 거둘 수 있는 시기로 보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 달에 두 번씩 벌어지는 서버 증설 등의 부담은 안고 가겠다는 각오다.

96년부터 인터넷 사업을 해왔던 그가 10년차로 접어들면서 되새기는 말은 ‘참고 기다려라’라는 격언인 듯 보인다.

구글이 그랬고 싸이월드가 그랬고, 또 네이버가 그랬듯이 성급히 상자를 닫지 않고 희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흔히 글과 그림로 이루어졌던 인터넷 컨텐츠의 다음 버전이라고 여겨지는 네티즌 동영상 커뮤니티를 만들려는 그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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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9 23:21 2005/11/2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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