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면서 내 마음 한 구석에서 조마조마한 느낌이 늘 있어왔다.

소셜 미디어가 '솔직함'과 '대담함', 그리고 '즐거움'이란 키워드를 안고 있는 미디어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과연 소셜 미디어가 세계를 바꿔놓을만한 '자격'을 갖춘 매체임에 분명하냐는 논란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매우 일상적인 일을 적고 일부 지인들과의 대화에 불과한 소셜 네트워크 메시지가 어느덧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셜화(사회화)'되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상황이 흔해졌기 때문이다.

그것이 거짓이든 진실이든 기록의 힘은 육성을 통한 대화보다 강하다. 게다가 그것이 남겨져 있는 공간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면 전혀 다른 차원의 위험성을 내포하게 된다.

이번에 터진 아이돌 그룹 2PM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박재범군은 분명 자신의 사적 영역에 자신의 심리적 불안감과 타인에 대한 불만을 성숙되지 못한 표현을 남겨놓았다.

초기 아날로그 시대의 '기록'은 희소성을 가졌지만 디지털 시대의 '기록'은 매우 흔해졌다. 기록에 드는 비용이 0으로 수렴하기 때문이며 디지털화 된 국가들의 40대 이하 인구들의 대부분이 디지털 기록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흔해진 '기록'은 예전에는 생각지 못한 문제를 만들어 내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도 지금은 수많은 정부 고위 인사들을 검증할 때는 각종 문서화된 기록과 그의 언론 인터뷰 기록 등으로 그의 인간성을 유추할 것이다. 하지만 조만간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그래서 디지털 사찰이란 새로운 정치적 이슈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함이 기록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함의 사회화'
그래서 앞에서 말한 '솔직함'과 '대담함', 그리고 '즐거움'이란 키워드는 점차 '인기인유명인'의 소셜 서비스 계정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가 되었다. 김연아가 트위터에서 별로 좋아 하지 않는 친구에게 '웃긴 친구' 한마디 하면 그 여파는 개인적인 영역에서 '사회적인 영역'으로 발전되고야 말 것이다.

이것은 소셜미디어를 재료로 삼고 있는 매스미디어의 전략적 판단에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는 자가 증식의 단계에서 이미 매스미디어의 메시지 확산보다 더 강한 메시지 영향력을 학보하고 매스미디어 규모에 근접하게 됐다. 이러자 매스미디어는 자연스럽게 소셜미디어와의 형식적 경계 허물기가 늦어지는 상황에 적어도 재료로 활용하는 전략적 판단을 하기에 이른다. 의외로 '사소한 논란 장사'가 쏠쏠했기 때문이다.

2009/05/18 꼬투리 저널리즘, 가차 저널리즘
2008/03/07 뉴미디어가 불러올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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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유명인들의 미니홈피와 블로그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친구들 사이의 대화가 아닌 '사회적 메시지 전달 창구'가 되었다. 자신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인기인이 자신의 소셜 서비스 계정에 남겨둔 메시지는 어느 때고 '시계가 고장난 시한폭탄' 처럼 사회적 메시지로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농후해 졌다.

당연히 유명인이 되는 많은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매스미디어와의 접촉과 마찬가지로 소셜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할 것이란 점이다. 이는 사회적 존재들의 이미지 개발 전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 많은 소셜미디어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개인 브랜드'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소셜 미디어 속에서 자신의 '솔직한 캐릭터'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물론 그 속에는 '발설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절대 기록하지 말 것'이란 사회적 책임 내지는 사적 사고의 외면화 통제 상황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반면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대중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소셜미디어의 역이용 역시 시작될 것이다. 반드시 '조작'이나 '위장'의 차원을 떠나서 최소한의 '가식'적인 소셜미디어 활용이 대세가 될 것이란 의미다.

딜레마다. 과연 이런 상황까지 치닫는다면 '솔직한 미디어'란 이미지로 각인돼 있던 소셜미디어는 '가식'과 '위조'된 캐릭터가 둥둥 떠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트위터에서 떠도는 유명인들의 박제와 같은 트위터 계정들은 이미 그 단계에 들어서 있다. 솔직함은 역시 비인기인들의 전유물일까?

* 잠깐 아이돌의 사생활 기록에 대한 생각
기획 아이돌 그룹이란 것이 그렇듯이 많은 기획사들은 수년 전부터 여러 재능있는 친구들을 모아 놓고 각기 개성을 키우는 한편 이들을 집단화시켜 나중에는 이미지를 분화시키는 모양새를 시스템화 해놓았다. 2PM 역시 그러한 기획 아이돌이었고 이들은 꽤 오랫 동안 '스타' 훈련을 받아온 친구들이었다.

더구나 요즘 들어 국내 가수의 해외 진출 사례가 많아지면서 그중 유독 '미국 만만세'를 외치는 JYP는 물론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 역시 미국 시민권자들을 대거 아이돌 그룹 안에 포진시키는 전략을 취한다.

문제는 기획사는 이런 국적에 대한 정체성이 모호한 친구들의 사생활을 언제부터 어디까지 통제하여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다. 지금 2PM의 문제 처럼 통제(관심)받지 않은 상황에서의 발언과 기록은 사업상 위기를 가져다 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업상 위기를 가급적 통제하기 위해 혈기왕성한 아이돌 친구들의 사생활과 사적 발언, 기록에 대한 통제권까지 갖는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제가 됐던 박재범 군이 마이스페이스에 남긴 글. 인터넷에서 수많은 버전으로 떠돌아다니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 네티즌들의 폭탄 투하는 시작되었고 사과문 발표와는 상관 없이 2PM과 관련된 모든 키워드는 네티즌들의 '배신감'과 함께 엄청난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위 그림은 2PM 공식 홈페이지 앞에 걸려 있는 익명 메시지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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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9/09/06 12:47
  2. 고어핀드  수정/삭제  댓글쓰기

    1. 인쇄 매체가 등장한 이래 개개인 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명확히 구분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 경계가 완전히 없어진 것 같습니다. 확실히 요즘은 기존 개념의 파괴가 유행 혹은 시대의 추세인지도.

    2. 이전에 오바마 행정부 첫 입각시 후보자들에게 돌린 질문서의 내용 중에 "오바마 대통령을 곤란하게 만들 만한 게시물을 포함한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블로그 등을 가지고 있느냐" 라는 게 있었던 것으록 기억합니다. 얼마 전에 충청북도 도지사가 미투데이에서 수백여 개에 이르는 스팸 친구신청을 날렸다가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은 적이 있는데, 앞으로는 이런 류의 문제가 급속히 확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2009/09/06 16:42
    • 그만  수정/삭제

      매우 심각한 문제일 거 같습니다. 최소한 언론들끼리라도 지나친 사생활 들추기에 대해 '사회적인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통해 자제하는 신사협정을 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너무 까발기면 누가 맘 놓고 이야기하겠습니까.

      2009/09/07 15:27
  3. 오로미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범군 글을 보면서
    '사생활의 위협'을 느낀 건 저 뿐만이 아니었군요.
    웹 상의 얼굴도 모르는 익명의 사람과 누구보다 친근히 지낼 수 있는 것이 소셜 서비스이면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쌍욕 듣기가 발톱의 때 빼는것보다 쉬운 곳이 소셜 서비스이기도 하죠.
    웹상에서 전혀 유명인이 아닌지라 지금은 그 사생활 노출의 수위를 제 맘대로 하고 있지만,

    그런 점에서
    솔직함은 비인기인들의 전유물인가?'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네요 ㅎㅎ


    글쎄요.
    가끔 이런 사건이 빵빵 터지는 것을 보면
    사건 당사자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떠나 인터넷 활동 하는 것 자체가 두려워 질 때도 있네요.
    세치 혀가 한 사람의 목숨을 너무나 쉽게 앗아가는 것을 요즘 자주 접하고 있기도 하구요.


    사실 저도 몇 년전 제가 치기어리게 친구들만 본다고 생각하고 쓴 글들을 보면
    내가 쓴 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극단적이고 위험한?" 글들이 있던데
    그 글들을 네티즌들이 '재범군 사례'처럼
    신나게 뽑아내서 그 글을 바탕으로 저 라는 사람을 단정짓고 비판한다는 상상은 하기만 해도무섭죠.

    긴 글 읽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

    2009/09/07 00:46
    • 그만  수정/삭제

      세상일 모르는거죠. 어느 순간 주목받는 사람이 돼버리고 어느 순간 수년 전 썼던 뻘소리가 발견되어 매장되는 거 한순간이니까요.

      2009/09/07 15:28
  4. 곰돌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넷 웹 페이지가 애초에 별도로 제한을 두지 않는 한 아무나 접근해서 볼 수 있는 열린 시스템이기는 한데... 예전(10여년 전쯤)에는 그럭저럭 신경을 안써도 됐던 것이 일단 쓰는 사람 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고, 개인이 홈페이지나 블로그 운영 같은 것을 하는게 참 힘든 환경이었죠.

    그러나 점점 쓰기 쉽게 변하고, 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스스로 조심하게 되더군요. 해외에서는 무심코 직원이 개인 블로그에 회사 험담 같은 것을 한 것이 발각되어 해고를 했다는 등의 뉴스도 몇 번 나온적이 있지요. 요즘에 저는 아예 제 신변잡기성 얘기는 인터넷에 공개를 안합니다. 언제 어떻게 제가 스스로 심은 말씀하신 "시계가 고장난 시한폭탄"에 당할 지 모르기 때문이죠.

    아는 분은 박사를 이수한 후에 포스트 닥터 기간을 보내고 모 대학에 교수임용 지원을 한 적이 있는데, 최초에 지원하기로 결심했을 때 인터넷 공간에 그 동안 자신이 올렸던 전공 이외의 이야기들을 싹 다 지웠다고 하지요. 그 분 성함이 좀 특이해서 검색엔진에 돌리면 거의 한 방에 그 분이 쓴 글이 나왔었지요.

    결국은 스스로 조심하는 수 밖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2009/09/07 02:11
    • 그만  수정/삭제

      맥 빠지는 결론이긴 합니다만 정말 대부분의 경우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이 기록하는 이상 스스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009/09/07 15:29
  5. 오백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제 신상을 모두 오픈하고 블로깅을 하기때문에 가끔 이런글보면 섬칫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회사관련이야기들.. 그래서 오히려 글쓸 때 가끔 주제나 내용에 제약이 많이되더라구요. 제가 사는곳의 지역적인 이유로 여기서는 한다리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거든요.

    지금와서 익명으로 바꿀수도 없고 ^ㅡ^썻던글 지우기도 뭣하고.
    이래저래 고민이 많이 되는 주제입니다^ㅡ^
    즐거운 한주되세요^ㅡ^

    2009/09/07 10:46
    • 그만  수정/삭제

      사적인 노출에 대해서 좀더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꼭 유명해서라기보다 정말 많은 문제들이 있거든요.

      2009/09/07 15:29
  6. 재서기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미투데이에 모든 일상을 올리긴 하는데..
    최근에도 한번 있었는데 연애생활에서도 난감한 상황이... -_-ㅋ

    2009/09/07 12:36
    • 그만  수정/삭제

      흐.. 그러셨군요. 특히나 애정 문제는 조심해야겠죠? 얼마 전에 사진이 유출돼 말이 많았던 세븐과 박한별 처럼 연예인의 다정한 사진은 결국 자신들이 올린 것들이니까요.

      2009/09/07 15:31
  7. 박재범임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고나말하시길..

    2009/09/07 14:41
    • 그만  수정/삭제

      ? 뭔지 지적을 해주셔야.. ^^;

      2009/09/07 15:32
  8. montreal florist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은 게 그렇게 커질 수도 잇는... 단점 이 분명 있군여

    2009/09/11 13:23
  9. 처음 왔지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스로 올린 게시물이 나중에 자기에게 큰 덫이 될 수 있는 상황.. 비유가 좀 이상한 것 같기도 하지만 마치 행여 이웃이 내가 하는 무슨 험담이라도 엿들을까 마음대로 신나게 욕하질 못하는 방음 안 되는 집 같은 느낌이네요..;; 분명히 내 집이긴 한데도 적절히 남 의식해서 할말 안 할말 적절히 가려서.. 적당히 눈치 봐야 하는 집같은..? 생각은 하되 적지는 말고.. 어쨌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009/09/1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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