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블로그를 한다는 것을 아는 주변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무슨 내용이 있는지, 또는 바로 어제는 무슨 내용을 썼는지 사실 그 분들은 잘 모르면서도 그만이 '블로거'로 각인돼 있는 경우도 꽤 있죠. ^^

이 분들은 가끔 그만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블로그 요즘 시들하지 않나요?"
"블로그도 거품이 아닐까요?"

그만은 "전혀 그럴 거 같지 않은데요."라고 단언합니다.

물론 유명 블로그들이 점차 사라지거나 자의든 타의든 블로그를 중단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블로그가 중구난방 튀면서 아마 기존의 미디어 1.0에 익숙하신 분들이 보기에는 힘없이 사라지는 방향성 없는 매체 정도로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반면 블로그 산업이 불같이 일어날 타이밍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은 어쩌구저쩌구"하면서 미국의 블로그 비즈니스, 좀더 분류를 하자면 '쇼셜 미디어 산업'이 최근 주목받으면서 우리나라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같은 것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번 대만에 갔을 때 잠깐 <비즈니스위크 >지에 실린 기사를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많이들 지나치셨을 것 같은데요. 한 번 더 상기시켜 드리면 아래 포스트의 맨 아래 한 줄 정도가 소개 돼 있습니다.^^

2008/06/03 눈으로 보는 [컴퓨텍스 2008]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것도 보나스인데요. 프레스룸에 비치돼 있는 비즈니스위크가 눈에 확 띕니다. 보통 프레스룸에는 자국내 전문 매체들의 또 다른 홍보의 장이기도 하는데요. 컴퓨텍스 프레스룸에 비즈니스위크가 진열돼 있는데 제목이 눈에 확 띕니다. Beyond Blogs'.

원문을 번역해드릴 시간은 없어서(ㅋㅋ) 원문 링크를 알려드릴께요.


http://www.businessweek.com/magazine/content/08_22/b4086044617865.htm?chan=search


이 흥미로운 제목의 특집 기사는 2005년도 블로그에 대한 대대적인 특집 후속편으로 간간히 "예전에 우리는 이렇게 봤는데 지금은 이렇다" 정도의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기사 후반부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제 멋대로 의역을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예전(2005년) 기사에서 돈에 대해 말하며 두꺼운 글자로 강조한 부분이 있었다. 블로깅 거품은 꺼질 수도 있을까? 당시 우리는 "그러기 쉽다"며 자문자답했다. ...(중략)...어떻게 (고도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식스어파트니 테크노라티 같은 비실비실한 벤처가 뿔뿔이 흩어진 실리콘벨리의 벤터 투자사들을 되돌아오게 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공짜로 일하고 공짜로 소프트웨어를 배포 하는 것은 결국 버블을 키우는 꼴이다. (산업으로 큰 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소셜 미디어라면 가능하다. 예전 기사 이후 대형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쇼셜 사이트에 대한 잠재적 가치에 주목해왔다....(후략)"


비즈니스 위크는 2005년 당시 블로그 서비스나 툴을 이용하는 것이 산업으로 클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가졌으나 지금은 눈으로 그 현장을 목격해왔다며 자신들의 당시 근엄한 전망은 보기좋게 틀렸다는 것을 실토하고 있는 것이죠. (언론의 말바꾸기는 이렇듯 당당해야 한다. 솔직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는 자세...^^;)

물론 당시의 전망 가운데 몇 가지는 그대로 된 것도 있고 아예 당시에는 유튜브니 트위터니 하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서비스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초기의 불안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블로그, 아니 소셜 미디어 시대에 대해 다시 인정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실제로 다음의 자료를 보면 더 많은 부분을 느낄 수가 있죠. 미디어 1.0 기업들의 미디어 2.0, 소셜 미디어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 생각보다 미국인들이 오히려 블로그를 새로운 소식을 접할 수 있는 매체로 인정하거나 인지하지 않는다는 조사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저널리즘 사이트에서의 블로그 성장 모멘텀[NDSL 동향분석]

또 다른 연구는 블로그가 가지는 잠재력에 비하여 저널리즘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자신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점들에 주목하였고, REALTORS의 연구조사에서는 미국 성인들 중 약 3.9%만이 블로그를 뉴스 소스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TV 뉴스 프로그램, 신문, 웹사이트, 라디오 프로그램, 라디오 대담, TV 토크쇼, 신문, TV 시사코미디보다도 한참 못한 순위에서 블로그가 뉴스채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조사된 것이다.이와 유사하게 2007년의 Pew Research Center for the People과 the Press에서도 역시 블로그가 뉴스 미디어로서 가지는 성격을 거의 다른 뉴스 미디어에 비하여 밑바닥에 랭크되었음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위의 내용을 좀 정리하면 우리나라 블로고스피어 산업에 대한 약간의 오해가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알 수 있는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미국에서는 본격적으로 소셜 미디어들이 광고 네트워크 플랫폼을 통한 수익 창출을 하고 있다.
2. 미국에서는 생각보다 블로그에 대한 영향력이나 확산 속도가 빠르진 않다.
3. 미국에서는 그럼에도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미디어 1.0 기업들일수록 더욱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 채용에 적극적이다.
4. 미국에서는 블로그를 위시한 다양한 UGC(팟캐스트, 페이스북, 트위키, 위키피디아 등)를 미디어의 분류에 포함시키고 기성 미디어군과 차별화하는 '소셜 미디어 산업'으로 구분짓기 시작했다.

이 정리 내용을 우리나라로 좀 바꿔볼까요?

1. 우리나라에서는 독립 소셜 미디어를 하면 배고프다.
2. 우리나라에서는 블로그에 대한 영향력이나 확산 속도가 빠르다. 인터넷 인구의 1/3 이상이 이미 블로거이며, 인터넷 인구의 대다수가 블로그 콘텐츠를 접하고 있다.
3.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으로 인정하기 위한 초기 상황이며 미디어 1.0은 오히려 블로그 등 소셜 미디어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4. 우리나라에서는 동영상 UCC 따로, SNS 따로, 블로그 따로, 포털 따로, 카페 따로 보고 있으며 모든 구성 요소는 단지 포털의 사업 부서 형태로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나라 블로그와 미디어를 연구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점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동시대이지만, 동등한 문화 산업 환경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미디어 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의 독점과 구글의 독점의 질이 다르다는 것은 이러한 소셜 미디어 라는 산업군의 성장에서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네이버가 독점할수록 소셜 미디어 산업의 성장은 포털로 귀속되며 획일화와 쏠림현상의 극대화가 대두되고 기계적 중립성으로 인한 편향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구글은 소셜 미디어의 성장으로 인해 독점을 구가하고 있으며 이들이 성장할수록 산업적, 사회적 다양성과 변화가 꾸준히 진행된다는 것이죠.

언젠가 포털 관계자가 "구글이 독점하는 것은 아무 말 안 하고 우리만 갖고 그러냐"고 반문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우리나라에서 블로그, 또는 소셜 미디어가 산업으로 크지 못하게 된다면, 블로그가 새로운 영역이 아닌 닫힌 플랫폼 안에서 거대한 사용자 게시판으로만 기능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관련 글 :
2008/06/01 블로그 산업 고성장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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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6/19 01:50 2008/06/19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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