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명 대표님에 붙는 수식어가 많습니다. 글빨 좋은 저널리스트에서 블로그 전도사, 강연가로도 명성이 높고 지금 스타트업 전문가로서도 활동중이십니다. 명승은을 설명할 가장 적절한 표현이 뭘까요. 그리고 이런 게 변화나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라고 하면 그런 터닝포인트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역할보다는 남이 불러주는 호칭이나 평가가 저를 반영하고 있겠지요. 누구는 강연자로, 누구는 행사 진행자로, 누구는 칼럼니스트로, 누구는 방송인, 또는 창업 멘토 등으로 부르지요. 그 주어진 역할과 상황에 충실할 따름입니다. 제가 그 역할에 충실하지 않거나 소홀하면 당연히 그 역할은 자연스럽게 저와 멀어질 겁니다.

제가 처음부터 원해서 하는 일은 글 쓰는 일입니다. 요즘은 보여지는 글 쓰는 시간이 별로 없지만 저는 늘 어떤 형태로든 내게 주어진 주제와 도구를 통해 글을 씁니다. 요즘 페이스북에 단상을 적는 것이 익숙해져 있는 거지요.

화가도 아마 자신이 사용하는 도구에 대한 호기심이 있을 겁니다. 저도 역시 글쓰기 위한 각종 도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제가 표현하고 글쓰기 위한 도구인 셈이죠. 저는 한 번도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역할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습니다.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책을 기획하고 방송에 출연하는 모든 행동이 제게는 일관된 행동입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능동적인 역할을 맡기보다는 주어진 역할이나 누군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해결하거나 분석하거나 수행하는 역할이 제 터닝포인트였던 거 같네요.


2. 과거는 현재를, 현재는 다시 미래를 바라보는 창이 될 수 있다고 하면 대표님이 생각하는 미래, 혹은 벤처스퀘어나 혹은 미디어의 미래 같은 건 어떤 것일까요. 예전 다른 곳 인터뷰를 보니 벤처스퀘어를 "미래 버티컬 미디어의 마중물이 될게 하겠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저는 늘 이야기하듯 버티컬 미디어, 즉 심화된 특정 주제에 집중된 미디어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벤처스퀘어는 아마도 벤처 이야기만 전문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고 벤처와 관련된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교육을 수행하고 투자까지 고려하는 최초의 한국형 버티컬 미디어가 아닌가 싶어요.

기존의 매스 미디어가 방관자와 관찰자 역할이었다면 버티컬 미디어는 해당 분야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해당 분야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참여자 역할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방관자 역할에 기대는 기자들보다는 좀더 해당 분야에 대한 애정을 가진 전문가들이 글을 쓰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지요.

그것이 제가 만들고자 하는 버티컬 미디어 세상입니다. 누구나 영향력 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봐주어야 살 수 있는 절박함에 기대는 매스미디어를 꿈꾸지요. 하지만 저는 버티컬 미디어가 기둥이 되어주어야 그 나라의 언론과 지식 생태계가 건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보세요. 다 네이버를 올라타고서는 대중매체인 척 하면서 저급한 저널리즘, 너절리즘으로 변질되잖아요. 최초의 충성도 높은 독자마저도 잃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저는 버티컬 미디어가 어떻게든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 스타트업 분야에서 벤처스퀘어 한번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기자가 없잖아요. 저도 IT 분야의 전문 미디어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3. 벤처스퀘어, 스타트업을 보면서 한국과 해외의 다른 점 혹은 정책적인 면에서의 평가나 이게 좀 필요하겠다 싶은 점이 있을지요.

해외를 지나치게 의식하고 막연하게 '글로벌'만 외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들어서 우리나라에 왜 이렇게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아졌을까요?

다들 실리콘밸리 생태계가 어쩌구 유럽 엑셀러레이터가 어쩌구, 이스라엘이 어쩌구, 스타트업 칠레가 어쩌구 하더라구요.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정책이 있어야 하구요. 우리나라에서 2, 30년 넘게 살았던 사람이 실리콘밸리 두 세 달 다녀와서 실리콘밸리가 어쩌구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단 우리나라 기업가 문화에 대한 회복이 우선이구요. 청년 뿐만 아니라 장년과 노년층에게도 창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연적인 과정이라는 점에서 대기업과의 공정경쟁 구도를 만들어주고 연대보증문제나 중간회수 시장 등 그동안 문제가 되어왔던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봅니다.


4. 스타트업 창업자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섣불리 결정할 일도 아니지만 너무 겁 먹지 말기를 바랍니다.

요즘은 그래도 알고 도와주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비빌 언덕들이 생겼으니 결심이 섰을 때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창업은 자신의 인생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은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고 성공이든 실패든 떳떳한 과정을 거쳐 이뤄나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점점 파리가 꼬이 듯 스타트업 생태계도 관찰을 하면서 많이 느낀 것인데요. 허풍쟁이, 꼼수꾼, 사기꾼, 몰이꾼이 많더군요. 반드시 창업 초기에 신뢰할만한 멘토를 만나길 빕니다.


5. 늘 꿈을 꾸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맞는지 모르겠지만). 대표께서 생각하는 미디어는 어떤 것이고 앞으로 자신의 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네, 전 꿈꾸는 사람입니다. 다만 그 꿈이 다이내믹합니다. 저도 지금 5년 후 계획을 세우긴 하지만 적어도 확실한 것은 5년 전에는 지금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니까요.

살아움직이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꿈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평생 글쓸 수 있는 환경이 있었으면 좋겠고 그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제가 나서서라도 만들고 싶고 누군가 등을 떠밀어서라도 멋진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싶네요. 재미 있잖아요!

6. 벤처스퀘어에 대한 이해를 위해 말씀해주실 내용이 있다면 첨언 부탁드립니다(벤처스퀘어도 좀 소개를 했으면 해서요).

보통 미디어가 두 가지로 구분 짓는데요. 하나는 전통적인 저널리즘에 충실한 '언론사',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산업군과 함께 하는 '미디어 기업'이 그것입니다. 저희는 '미디어 기업'에 가깝구요. 테크 크런치 처럼 고급 정보를 외부 필자들과 함께 만들어 정보로 배포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벤트(행사)를 하고 교육(엑셀러레이터) 등으로 수익모델을 삼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역할은 계획되어 있었던 것이구요. 미디어 브랜드로 시작해서 이벤트와 행사, 세미나, 컨퍼런스를 통해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과 엑셀러레이터를 통해 스타트업 가까이에서 그들의 활동을 돕고 궁극적으로는 스타트업 가운데 바람직한 사업 모델을 가진 곳에 투자까지 고려할 수 있기를 바랬지요.

그래서 앞으로 미디어 활동으로는 서울 스페이스와 함께 영문 사이트(startuptree.net)를 공동 오픈 운영하여 국내 스타트업을 영문으로 소개하여 구글링에 걸리도록 하고 해외 유명 스타트업 행사를 국내에 유치하고 동남아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사들과 교류를 통해 활동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 지정 엑셀러레이터로 역할을 더 확대하고 창업 예비자를 위한 창업경진대회를 독자적으로 개최하여 꾸준한 신생 스타트업 창업가를 발굴할 생각입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청 실전창업리그 운영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7.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늘 편견이라는 장벽에 막힐 수도 있는 어려운 길 아닐까 싶습니다. 왜 그 길을 걸을까요. 명승은 대표에게 도전이란.

누구에게나 도전은 주어지는 것이고, 당연히 그것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뿐입니다. 변화하는 것은 늘 도전이 있게 마련이구요, 그 변화는 너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평생 열살짜리로 살지 않듯이 말이죠.

병뚜껑을 3년 모으면 병뚜껑 전문가가 될 것이고 7년을 모으면 병뚜껑 모으기 강사가 될 것이고 10년을 모으면 병뚜겅의 달인이 되지 않을까요? 편견은 그 병뚜껑만 보는 사람의 생각일 뿐이지요. 병뚜껑을 보는 사람의 진지함을 눈치 챈 사람이 후원자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삶이 그런 후원자들이 많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있다고 봐요. 그래서 전 후원자들의 응원 때문에라도 도전을 피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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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저를 잘 알고 계신 모 언론사 선배님께서 서면으로 질문을 해주셔서 답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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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3/04/14 01:38 2013/04/14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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