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짧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나중에 정리가 될지 의문이어서 일단 남깁니다.
1. '거봐라 왜들 오바했니?'라는 글들.. 오바 안 했으면 던킨 쪽의 해명을 구경이라도 해볼 수 있었을까? 오히려 이 사안에 집중하면서 양쪽의 주장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은 아니었을까?
2. 흠, 얼마전 방송된 '좋은나라 운동본부'에 나온 도너츠 회사는 어딜까? 이번 사건과 연결시킬 수는 없었지만 먹는 것에 대한 '공업용 우지 라면 파동', '쓰레기 만두 사건', 'MSG 유해성 논란', '유전자 조작 식품 유해성 논란', '광우병 파동', '단무지 색소 첨가 사건', '과자 유해 논란', 우리의 노이로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 것 같다.
3. 문제 제기한 사람을 왜 또 몰염치하다고 모는 것일까? '합의'때문에? 합의한 내용은 알고 있나? 또는 그 사람의 행동이 단순히 치기어린 '낚시'에 불과하다고 어떻게 증명할까? 던킨의 '해명글' 때문에? 글쎄.
4. 던킨 사건에 집중한 블로거들(그만을 포함해)은 단순히 '버럭 거리는' 단순한 사람들일까? 단순히 문제제기만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오히려 진실을 갈구하는 사람들은 아니었을까?
5. 만일 던킨이 좀더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해명을 했다면 논란의 초점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았을까?
6. '후진적'이니 '퇴행적'이라느니 '단순하다'느니 하는 평가는 어떤 기준일까? 자신을 제외한 블로거들? 우리 사회와 그 구성원들을 그렇게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7. 블로거가 한줌밖에 안 된다고 탄식하는 거나 블로거가 승리했다고 하는 거나 그 기준은 무엇일까? 언론 기사화 되지 않아서, 또는 기사화 돼서? 언제까지 기존 언론에 매달려야 하는 걸까? 이 정도 이슈화만으로도 새로운 차원의 가능성을 부여했다고 느끼는 것이 너무 초라한 생각인가? 전 국민이 알아야 하는 사건 정도 되어야 블로거의 이슈화는 비로소 성공한 것일까?
8. 네티즌은 단순하고 블로거는 똑똑하고 까칠하다? 블로거는 누구이며 네티즌은 누구인가. 그럼 나는 누구인가.
9. 내가 전업 블로거였으면 좀더 이 사안에 적극적으로 파고들 수 있었을까? 독자들이 요구하는 모든 사안에 집중할 수 있을까? 이슈화 효율성은 어떤 의미일까? 전업 블로거도 아니고 관련 업체의 담당 기자도 아니라서 취재하지 않은 것은 스스로 정당한 것일까? 이해될 수 있는 행동일까?
10. 오늘 같은 날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렇게 빨리 반응할 수 있었을까? 나 말고도 더 많은 사람들이 반응했겠지? 그렇다면 난 무엇을 해야 했을까?
11. 그만의 문제 제기에 대한 해답은 어디에 있을까? 블로거에 대한 위기 관리는 지금 시작은 아닐까. 놀라운 혜안을 보여주는 분들을 보면서 문제 제기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12. 뭔가 확정되기 전까지 지켜보자는 것이 나쁘진 않지만 소송에 대한 부담감을 무릅쓰고 미리 문제제기를 앞서서 해 온 사람들을 싸잡아서 '오버'라고 평가절하할 필요가 있을까?
13. 네이버와 올블로그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어긋난 것일까? 이건 직접 물어볼 수 있을테니 그나마 다행이다.^^;
14. 조직과 관련된 일은 조직 전체가 유형 무형의 피해를 입는 것은 당연하다. 조직의 다른 파트가 잘못한 일을 왜 상관도 없는 파트나 개인이 피해를 입어야 하느냐는 식의 문제제기는 정말 이해 안 가네. 조선일보 사설 하나 잘못된 것을 갖고 조선일보 조직원 전체를 욕하는 일반화에 관대하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가지만 개별 조직원에 대한 동정론에 등장하는 조직과 개인의 분리 역시 이해가 안 간다. 일반화할 때와 구체화할 때의 기준은 무엇인가.
15. 누구를 어디까지 믿을까? 그나마 '해명'에 대해 곧이 곧대로 믿는 부류와 그래도 의심하는 부류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지만 적어도 그만은 '기업의 진실성'에 대해서는 80% 정도까지만 믿는다.이상은 믿지 않는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10%와 알릴 필요가 없는 10%는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으니까. 다만 '해명'의 진실성은 논외로 놓고 던킨이 '삭제'와 '단절'을 넘어선 새로운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인 '인터넷으로 직접 소통하고 설득하기'를 시도했다는 것에 대해 '매우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할 뿐이다.
* 스스로 해답을 알아서 하는 포스팅이 아니라 여러 복잡한 생각들이 지나가길래 자문하는 형식입니다.
[던킨 도너츠]와 관련한 그만의 포스트
2007/04/30 던킨 도너츠, 위기 관리 고작 이 정도인가.
2007/05/01 던킨 도너츠 사건과 블로거의 명예훼손죄 여부
2007/05/01 던킨도너츠 공식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