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지사도 없는 상태에서 구글 R&D센터부터 먼저 우리나라에 설립된다.
구글은 10일 오전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과 홍기화 KOTRA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구글 R&D센터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구글은 이 협약에 따라 향후 1천만 달러(96억원) 가량을 한국에 투자할 예정이며 100여명의 한국내 개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KOTRA는 구글이 채용하는 국내 인력의 인건비 일부와 각종 행정서비스를 지원하게 된다. KOTRA의 '외국 R&D센터 유치를 통한 인력양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구글 R&D센터 유치에는 총 12억 5천만원의 산자부 예산이 지원될 예정이다.
협약식에 참석한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지난 6월 미국 구글 본사를 들러 투자를 설득했으며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됐다"고 밝히고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구글이 한국에 R&D센터를 세우게 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인터넷 검색 기술이 향상될 것"이라며 구글을 한껏 추켜세웠다.
또한 정 장관은 어제 기습적으로 발행한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 핵실험 문제 직후 발표하는 첫 외국인 투자 건으로 구글의 변함없는 의지에 감사한다"며 구글 투자가 북핵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았던 점에 대해 안도하면서 "구글의 투자활동이 성과를 맺을 수 있도록 정부는 아낌없는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화 KOTRA 사장은 "지난 해 11월 구글과 접촉한 이후 투자유치를 위한 각종 자료 제공 및 관련 업체와의 면담 주선 등이 성과를 나타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협약식에 참석한 구글 엔지니어링 및 연구 담당 수석 부사장 앨런 유스타스는 "그동안 정 장관을 비롯해 한국정부에서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위한 설명이 있었으며 한국의 발전된 초고속 인터넷 환경과 모바일 환경 등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개발 분야도 채용 규모도 모두 '백지'
구글의 이번 투자 결정은 지난 9일 있었던 북한 핵실험이 강행된 직후 나온 외국인 투자로 국내 경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투자 발표 소식이 전해진 뒤 북핵실험 직후 폭락했던 증시에서 인터넷주를 중심으로 폭등세를 이어가 '구글 효과'를 실감케 했다.
정세균 산자부 장관도 "북한 핵실험이 구글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라며 "정부는 북핵문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지속적인 경제 고도화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구글의 R&D센터 투자 결정은, 일반적으로 외국계 기술 기업이 국내에 지사를 설치한 뒤 R&D센터를 설립하는 관행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뒷 이야기를 낳고 있다.
구글 앨런 유스타스 부사장은 "한국내 R&D센터는 특정한 분야에 몇 명을 뽑을 것인지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재를 유치하면서 특정한 임무를 주기보다 어떤 인재가 얼마나 모이느냐에 따라 연구 개발 분야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을 먼저 뽑고 연구할 대상을 나중에 정하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번 협약에 따르면 134명의 국내 인력 채용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앨런은 "예상보다 더 좋은 인재가 많이 모이면 그 이상의 규모가 될 수도 있다. 투자규모도 약속된 최소 투자액수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인력 규모나 투자 분야 등에 대해 모두 모호하게 답변했다.
한국 지사 설립에 대해 구글측은 "지사 설립 계획은 갖고 있다"면서도 특정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강남 테헤란로에 설립될 것으로 알려진 구글 R&D센터에서는 한국 시장에 맞는 제품 개발을 우선적으로 할 예정이며 추후 세계적인 서비스를 개발 지원하는 단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구글의 투자 발표에 채용 인력 규모나 투자 규모, 개발 분야 등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들이 빠져 있어 발표 내용이 다소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글측은 "투자시 맺은 협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한편 앨런 부사장은 "한국은 구글이 일찍부터 주목해오고 있던 시장이었다"고 말하면서도 "왜 지금 이 시기에 뒤늦게 한국내 투자를 결정했느냐는 질문에는 정 장관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 한국 정부의 지원에 대한 감사를 거급 강조해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가 결정적이었음을 시사했다.
구글의 이번 투자 발표는 북한 핵실험 발표 이후 급속히 냉각된 국내 경제에 분명 좋은 소식이지만 국내 인터넷 IT기업들로서는 우수 인재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높여준 소식이기도 했다. ⓢ
------------------------>
거의 북새통이더군요..중앙 일간지, 정보지, 방송사 총 출동한 간만에 보기 드문 IT 쪽 행사였습니다.
그런데 한글날 다음날에 국내 기자들을 상대로 영어로 사회를 보지 않나 역시 KOTRA답다고 해야 할까요? 동시 통역사가 열심히 통역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그래야 했을까요?
참고로 구글 R&D센터 채용 페이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살펴보시구요. 분야가 없다고 비판하긴 했지만 들어가보시면 다양한 분야로 나뉘어 있긴 합니다.
http://www.google.co.kr/intl/ko/jobs/index.html
솔직한 심정으로는 한나라의 장관이 일개 외국 민간 기업에게 가서 투자를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대목이 좀 걸리네요...--;
뭔가 성과를 내고 싶었겠지만.. 그래도 '
레베루(죄송^^)급'이 다르지 않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장관과 KOTRA 사장까지 배석했는데 협약식에 나온 사람은 부사장이 왔군요...
뭔가 씁쓸합니다. 그만의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