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전을 포함한 6전 전승을 기록하며 세계 야구를 정복중인 한국 야구에 대한 응원 댓글이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외국사람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단순히 기자들이 외신과 외국 사이트 등 여기저기서 '쓰기 좋은 것만을 골라' 중계하는 것만으로는 네티즌들은 성에 차지 않는가 보다.
해외 네티즌의 댓글 그대로를 '날것 그대로' 한글로 번역한 허술한 사이트가 WBC를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이름도 민망한 '개소문닷컴(gesomoon.com)'은 스포츠, 연예 영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해외에 전해진 한국 관련 소식에 외국인(교포 포함)들이 달아 놓은 댓글을 한글로 직역해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오픈한 이 사이트는 디시인사이드, 웃긴대학 등과 마찬가지로 네티즌의 입소문(펌질)으로 인해 일약 스타 사이트로 올라섰다.
초기에는 한류 열풍으로 해외에 진출한 연예인들의 근황에 대해 외국인들의 시각이 가감없이 드러나면서 사이트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매운 붉닭을 먹은 서양인들의 댓글이 알려지면서 블로그 등에서 수없이 펌질을 당하고 있다.
개소문닷컴 운영진은 게시판을 통해 개소문닷컴 사이트 개설 당시 평균 1800명의 방문자수가 6개월이 지난 지금 이달 안으로 1만 명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하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와 관련된 미국 일본 대만 등 해외 댓글이 소개되면서 방문자수는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예선전을 비롯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한국 야구팀에 대한 미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 네티즌들의 생생한 댓글을 한글로 서비스하면서 외신에만 의존하던 많은 네티즌들이 외국인들의 시선을 생생하게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개소문닷컴에는 뭔가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출처가 정확하게 표기되지 않는 것.
이에 대해 개소문닷컴의 운영진은 "저작권 문제를 피해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방식"일뿐 이라며 "사이트에 실린 모든 글은 진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운영진은 "'모두가 다 알고 있지만, 개소문이 공식적으로 밝힌것은 아니다'와 '아무도 모르는데 개소문이 밝혔다'는 법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며 간접적으로 저작권 관련 문제가 불거질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개소문닷컴의 저작권 공지는 "사용 및 재배포 환영~!!, 개소문닷컴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컨텐츠와 기사의 개인 전제는 아무런 법적 제제를 받지 않지만 출처를 밝히고 펌질하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정도가 전부다.
물론 댓글이 있는 그대로 직역되다 보니 특정인에 대한 비난이 여과없이 드러나고 이에 따라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를 반박하면서 감정적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네티즌 스스로 서로 비판하고 심한 댓글은 수많은 삭제요청으로 아예 지워버리는 경우도 많다.
네티즌이 원하는 것은 '정제된 무엇'일 수도 있고 '정제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일 수 있다.
뉴스 사이트가 넘쳐나고 그곳에 실린 뉴스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날것 그대로인' 콘텐츠를 찾아 헤매는 네티즌이 많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