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어이없다랄까. 이건 아니지 싶은데 라는 생각도 들고...
그냥 나만의 생각일 수 있어서 우리 현명하신 독자님들의 반응을 훔쳐볼 겸 올려본다.
일단 이 기사다.
[편집자에게] 아예 종군기자가 돼달라 [조선일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윤 정보관은 분명 잘못 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을 100% 담진 못했다. 살상무기를 휘두르고, 국민의 재산인 경찰 차량을 마구 부쉈던 소름끼치는 '전쟁 현장'을 종군(從軍) 기자와 같은 자세로 더 생생하게 국민에게 전달했어야 하지 않을까.
뭔가 강조하고 싶을 때 과장법이나 비유법을 쓰게 마련이지만 공직자는 그 표현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이번 시위대 충돌에 있어서 본질적인 정부와 업자, 그리고 운수 노동자들의 복잡한 관계 설정에 대한 통찰은 둘째 치고라도 시위대를 향해 '적'이라고 규정하고 시위 현장을 '전쟁 현장'이라고 묘사하는 행위는 공직자로서는 빵점 짜리다. 술자리나 내부 정보보고 자리에서나 할 소리를 언론에다 대고 징징거리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고 범죄를 예방하고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서비스 조직이지 전쟁을 치르는 군대가 아니다.
그건 그렇고 이 글이 조선일보 입장에서는 차마 언론인으로서 말하기 힘든 속 시원한 이야기로 비쳐졌나보다 이 글을 메인면에 속속 뽑아 배치시켰다. 네이버 뉴스캐스트에도 올려놓았다. 자기 조직원의 글도 아닌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독자의견을 전면에 배치시킨 행위는 말 그대로 '손 안대고 코 풀겠다'는 심산이다.
그런데 바깥으로 뽑은 제목이 기가 막히다.
온라인 편집자의 판단인지 아니면 데스크가 내용을 요약해주기 위한 배려인지 몰라도 경찰의 처절한 '전쟁에서 취재하는 종군기자가 되어달라'는 부탁과는 상관 없이 내용의 일부를 쏙 뽑아 놓은 제목을 만들어 놓았다.
"팬밸트 끊어" 차량 전문가도 혀를 찬 '죽창 시위'어찌 평가할까.
더 기가 찬 것은 뉴스캐스트에서 제목이 확 줄어버리면서 완전히 낚시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죽창 시위와 차 전문가를 교묘하게 배치시켜 차 전문가가 죽창시위에 기가 막혀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보다.
뭐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원문 독자의견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며 기자가 직접 공적으로 취재해 얻은 취재 결과물도 아닌데다 차 전문가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없는 특수한 케이스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리고 경찰이 피해를 입었고 공공 기물이 파손됐다는 이야기가 이 글을 기고한 경찰이 하고 싶은 말이었을텐데 뜬금없이 주변인이 주인공이 되어버린 형국이다.
온라인 저널리즘에 있어서 제목의 중요성은 차치하고라도 본질적인 내용이 이상하게 와전되어 버린 상황을 두고 씁쓸함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