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의 경제학 - 8점
폴 길린 지음, 최규형 옮김, 세이하쿠 감수/해냄

정말 괜찮은 책이다. 로버트 스코블과 셸 이스라엘의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의 아류이자 <시티즌마케터>와 <입소문의 기술>, <웹진화론>, <웹 2.0 경제학> 등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웹 2.0류의 활용서이자 마케팅 참고서다.

물론 이런 책들 대부분의 내용이 '블로그'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블로거이자 웹이 하이퍼텍스트로 이뤄져 있음을 상기시키고 인간적인 유대감과 신뢰감이 궁극의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내가 집필한 <미디어 2.0 :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와 김익현 대기자의 <인터넷 신문과 온라인 스토리텔링>, 국내 신문사닷컴 관계자들이 공동집필한 <신문도 TV도 죽었다>, 외국 서적인 <무한 미디어>, <인터넷 권력전쟁>에서 지적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확장이 만들어내고 있는 매스미디어의 몰락에 이은 마이크로미디어와 메가미디어의 대결 역시 함께 감안하면서 읽어야 한다. 더욱이 마케팅 담당자라면 이 <링크의 경제학> 책을 탐독할 필요가 있겠다.

이 책이 발간 되기 전 나는 이 책의 감수를 맡고 있는 세이하쿠님으로부터 추천사를 요청받았으며 미리 책을 속독한 뒤 다음과 같은 글을 전해주었고 책 뒤에 인쇄되었다.

통찰력과 직관, 순발력이 산업사회와 지식사회를 갈라놓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한다. 구태의연한 삶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여전히 사람과 사람들의 관심사를 측정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마케터와 홍보인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입소문의 기술>을 읽으면서 이 책을 다시 묶어 읽기로 작정했을 때는 지금도 이 책이 발간됐을 때 처럼 추천할만 한지를 점검하기 위해 통독한 것이었다. 역시 내가 하고 싶었고 내가 궁금했고 내가 딱히 설명하기 힘들었던 요소요소를 잘 파고들고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문구들이다.

회사는 영향세력이 되기 위해서 블로그를 해야 하는데, 이것은 회사가 블로고스피어라는 공동체가 요구하는 문화적 규범이라고 할 수 있는 투명성, 토론, 인성과 같은 것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블로그에 대하여 정의된 시책이 자리 잡기 전에 사업과 관련한 일련의 지침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블로그와 관련된 시책은 사업에 대한 일정한 기준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충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IBM, 야후, 하버드 법학전문대학원,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을 비롯한 몇몇 조직과 회사에서는 그들의 블로그와 관련된 시책을 온라인상에 올려놓았다
-<링크의 경제학> 폴 길린, 193p


한마디로 남의 놀이터에 들어갈 때는 '싸우지 말자', '그들과 친해지자' 따위의 마음의 준비를 좀 하고 들어오라는 거다. 괜히 '애들은 내가 평정할 수 있어'라든가 '이쪽 바닥에 있는 짱과 일단 친해져야지' 하는 속물 근성으로 들어오지 말라는거다. 그리고 최소한의 원칙은 조직이 개인들의 공간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규율하는 가이드가 될 것이다.

기업 생성 콘텐츠가 무엇일까? 사람들을 당신의 사이트에 불러서 당신과 이야기하게 한다는 것이라? 그것은 마케팅이 아니다!
그러나 웨버는 예전 스타일의 마케팅은 이제 생명력이 없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선택과 길이 이써서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는 데 인내심이 별로 없다. 고객으로부터 메시지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그가 믿는 바에 의하면 콘텐츠 공급자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렇게 질문한다.
"왜 회사 웹사이트가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이 좋은 수준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없는가? 사실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자가 회사 웹사이트를 위하여 글을 쓰지 못할 이유는 또 무엇인가?
-<링크의 경제학> 폴 길린, 237p


상당히 위험한 발언이지만 나 역시 기업 담당자들에게 왜 '직접 대화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한다. 왜 반드시 중간에 매스미디어라는 스폰지에 정력과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가라고 질문한다.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창구는 하루면 만들어지는데 말이다. 그리고 기업들이나 기자들 모두 인정하듯이 기자들에게 주는 거의 모든 정보는 왜곡, 과장돼 있고 공식화돼 있는 피상적인 자료에 불과하다. 정작 대화하고자 하는 대상, 즉 소비자에게 직접 자신의 서비스와 제품을 설명하지 않는가. 무엇이 그리 자신이 없는가. 그렇게 자신 없는 자료와 서비스와 상품으로 기자들을 설득하려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됐는가.

이 책은 바이럴 마케팅, 또는 입소문 마케팅, 조금은 오래 된 용어인 바이러스 마케팅에 대해 이런 식의 경고도 잊지 않는다.

주피터 연구소는 이렇게 말한다.
"추천은 두 사람 사이에서 두 사람, 세 사람을 내려갈수록 효과가 약해진다. 추천에 너무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마케터가 이용하고자 하는 바로 그 사회적 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 결과에는 바이러스 마케팅이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중요한 암시가 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바이러스 마케팅 관련 판촉은 풀뿌리 식이어야 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마케팅을 띄우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마케터는 바보스럽게 보이고 고객을 내쫓는 식으로 끝나버릴 수 있다.
-<링크의 경제학> 폴 길린, 329, 330p

현장에서 수많은 마케터와 홍보담당자, 그리고 미디어 관련 산업 종사자를 만나보면 그들의 머릿속에 여전히 '이렇게 말하면 이렇게 반응하겠지?'라는 선형적인 인과관계에 맹신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나서는 왜 효과가 없는지, 왜 사람들은 반발하는지 잘 몰라 당황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렇게 실패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두 가지 태도를 취한다. '무시한다'거나 '안 한다'거나. 그리고 나서는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힘들다'라는 식의 구차한 변명을 동원하기도 한다.

물론 이 책이 직설적인 현실을 투영하진 못한다. 더구나 미국적 현실에서 블로그가 막강한 파워 군집을 이루고 있고 기성 미디어가 블로거들과의 과감한 연계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와 조금 다르다. 또한 팟캐스트에 대한 환상적인 통계를 제시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팟캐스트가 아닌 뭔가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 생방송을 시도하는 기업은 어떨까, 가면극이나 애니메이션을 동원한 캐릭터 마케팅이 차라리 우리나라에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직접 출연 마케팅'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구체적인 이야기를 떠나서 다른 매체와 달리 인터넷에서 영향력의 확대, 신뢰의 구축, 네트워크 확산 따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 '링크'를 타고 사람들이 순간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원래 제목은 'The New Influencers(새로운 영향력자들)'였으며 결국 그 영향력자는 하이퍼텍스트를 기본으로 한 인터넷이란 플랫폼 위의 모든 사람을 지칭하는 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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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1 12:23 2009/05/0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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