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이없는 오보들의 행진 속에서 과연 일반인의 '괴담'이나 '뒷담화', 또는 '악성 댓글'이 무서운지, 아니면 언론사들의 오보가 더 무서운지 따져보고 싶다. 네티즌의 감정적 미숙함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왜 언론사들의 오보와 괴담과 억지는 '구속을 원칙으로 하는 인지 수사'를 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신봉선이 박지성의 이상형이라고?이 기가 막한 기사들을 보자. 그리고 다음에 어떻게 정정될 것인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나중에 이 기사들을 상기해보기 바란다.
[그림입니다. 누르면 커집니다.]결론은?
박지성의 이상형이 신봉선? "알고보니 오보!"[리뷰스타]
조금 허무했나?
그만은 예전에 이러한 어이없는 속보와 오보, 그리고 뒤죽박죽 사소한 사건의 보도행태에 대해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었다.
2007/05/29 뉴스가 기가막혀
2008/01/26 기자가 뉴스 주인공이 되는 세상
2007/11/02 징글징글 이니셜 보도 A~F까지그나마 예전보다 나아진 점은 오보에 사과하는 언론사들이 늘고 있다는 정도?
[정정보도]지관스님 관련 기사오보에 사과드립니다[브레이크뉴스]
중앙, 올해만 3번째 사과문 원인은?[기자협회보]
“20대女 손가락 절단은 오보” 경향닷컴 공식 사과[동아일보]
그리고 중앙일보의 자체 징계에 이은 "나도 이렇게 하는데..."라는 특집 기사!
잘못된 보도 땐 조사 → 사과 → 책임 … 그들은 달랐다[중앙일보]
중앙일보의 생색내기가 못마땅한 미디어스 기사
중앙일보 기자의 변신은 무죄?[미디어스]
심심할 때 읽으면 은근히 재미있는
네이버 고침기사 모음들에서 얼마나 수없이 많은 오보와 잘못된 표기로 인해 개인들과 기업들, 그리고 언론사 스스로 '정정보도'로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지 알 수 있다.
한 기자에게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1인 미디어보다 기성 미디어의 강점은 무엇인가. 바로 조직이라는 점이다. 체계가 있고 정보를 수집가공하는 전문가들이 서로 협업을 통해 최소한의 신뢰와 권위를 가질 수 있는 힘이 있다. 1인 미디어는 '주목'을 받다가도 어느 순간 '몰매'를 맞거나 '무관심'에 의해 잊혀질 수 있지만 기성 미디어는 그렇게 신뢰의 기반이 취약하지는 않다."
1인 미디어는 1인 미디어대로의 길이 있을 것이고 기성 미디어는 기성 미디어로서의 길이 있을 것이다. 서로를 부러워하되 서로를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따라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기존 방송이든 신문이든 기성 미디어가 변해야 하는 당위성은 많지만 미디어 2.0 시대에도 여전히 갖춰야 할 조건은 '신뢰성'이며 '책임성'이다. 그 조건은 역시 언론사 스스로 갖춰야 할 덕목이며 그래야 '권위'가 선다. 물론 언론자유가 보장돼 있는 나라에서 이런 책임에 대한 자기 규제에는 '자율'이 뒤따라야 한다.
다만 방법과 수단이 다를 뿐 1인 미디어와 기성 미디어, 포털 미디어 모두 언론 자유의 범주에 포함된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언론사도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율'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남의 '자율'에 대해서도 존중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언론사들이 네티즌에 대한 '강제'와 '규제'에 대해 목소리 높여 찬성하는 듯한 논조는 어줍잖아 보인다. 그동안 누려왔던 언론자유를 자신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언론자유는 전 국민이 누려야 할 보편타당한 권리다.
언론사 기자들도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남과 자신들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지만 언론 자유는 '언론사의 자유'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