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사용기라 함은 이것저것 많이 써보고 느낀 점을 적는 것이리라. 하지만 아쉽게도 집에 설치된 hp M1522nf를 많이 써보진 않았다. 특히 팩스 기능은... 집에 집전화가 없는 그만에게는 현재로서는 불필요한 기능이다. 나중에 마이크로비즈니스 세계에 뛰어들면 모를까.
어쨌든 지난 번 글(
http://www.ringblog.net/1340)에서 레이저 복합기의 도착 소식을 알렸으니 간단한 사용 후기라도 올려야 한다는 사명감과 의무감에 사용기를 짧게 올린다. 건성건성이니 기대하고 보지는 마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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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용 레이저 복합기를 표방하고 출시된 hp M1522nf는 일단 외관과 무게, 설치, 사용 편의성, 품질, 속도 면에서 타겟층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만한 제품이다. 단, 고가에 흑백 전용이라는 점, 그리고 유지비 단가가 타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을만 하다.
이 제품의 장점부터 꼽자면 우선 보급형 레이저 복합기에 최근 기본 장착되기 시작한 자동급지기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 이 자동급지기는 복사 몇 번만 해봐도 그 유용성을 알 수 있다. 일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복사기만큼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속도로 개인, 또는 소규모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 적당하다.
또 하나 자동급지기의 위력은 스캔 문서에도 유용하다. 책을 스캔할 때는 어쩔 수 없이 펼쳐놓고 낱장으로 스캔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책자로만 들고 있던 발표자료를 디지털로 변환시키는 데 유용하다. 물론 스캔 속도는 그리 만족스럽지도 않고 스캔할 때 나는 소음 역시 인쇄 소음에 뒤지지 않을 정도이지만 스캔 후 간단한 후 처리는 OCR 소프트웨어가 번들로 들어 있어 손쉽게 할 수 있다. 사무실에서는 잘 못 느꼈는데 집에서 책상 위에 올려놓은 레이저 프린터 특유의 소음이 유달리 크게 들린다.
hp M1522nf에는 두 가지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OCR(문자 자동 인식) 소프트웨어인 아이리스 OCR 제품과 관리용 소프트웨어다. 단 아이리스(I.R.I.S. Readiris OCR)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때 생뚱맞게 데스크톱 검색 소프트웨까지 설치되는데 솔직한 말로 이 소프트웨어는 절대 설치하지 말기 바란다. 차라리 구글 데스크톱이나 네이버 등 국산 데스크톱 검색 소프트웨어가 훨씬 속도도 빠르고 정확하다. 괜히 PC 자원만 잡아 먹는 거 같다.
우선 OCR 제품 가운데 아이리스 제품은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그리 익숙한 제품은 아닌 듯 싶다. hp 스캐너, 복합기에 들어 있는 이 제품은 무려 123개 언어를 인식하며 그림이나 읽기전용 PDF 등의 문서 파일에 있는 문자를 추출해 내는 등 비교적 우수한 소프트웨어다.
물론 후처리가 상당히 번거로운 면이 있어서 문자로 인식해야 하는 일부 부분을 제외하고서는 이미지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M1522nf에서 제공하는 기본 시스템 정보를 인쇄한 뒤 이를 다시 스캔해서 OCR로 문자 인식을 해보니 체감 문자인식 성공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직접 문자와 그림 영역을 지정하고 다시 인식 방식을 세부적으로 조종해야 그나마 6, 70% 정도의 성공률을 보였다. 100% 만족스런 문자 인식, 아직 좀 먼 이야기로 보인다. 따라서 큰 기대는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음으로 hp의 강력한 프린터 관리 도구인 HP ToolboxFX를 살펴보자. 이 소프트웨어는 프린터를 직접 만지고 쳐다보지 않아도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테스트를 위해 네트워크와 프린터 케이블을 통한 설치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했는데 두 가지 모두 폴링(프린터 상태 정보 통신)을 통한 장치의 상태 파악이 손쉬웠다.
오히려 지나치게 세부적인 옵션까지 나열돼 있어 산만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인터페이스가 간단하고 설명이 꽤 친절해 소호 소비자들이 사용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거 같다.
그렇다면 M1522nf의 단점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hp의 정품 정책에 동조한다고 해도 지나치게 높은 유지비가 아닐까 싶다. 번들로 따라오는 흑색 토너로 인쇄할 수 있는 양은 불과 1000매. 삼성이 내놓은 최근 제품의 최대 인쇄량 1500장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더구나 흑백 전용이지 않은가. 이 제품은 경쟁사의 컬러레이저 복합기 정도의 가격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7만원이 넘는 정품 토너를 구입할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할 정도다. 재생토너 가격이 약 4만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삼성의 최근 제품인 CLX-3175FNK 제품의 정품 토너 가격이 4만원 미만인 점과 비교해보면 토너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hp M1522nf 제품은 수작이다. 흑백만 있다는 점이 아쉽지만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굳이 컬러를 사용해야 할 이유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점수 깎일만한 사안은 아니다. 다만 소호용임을 감안했을 때 유지비용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보급에 걸림돌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