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개인적인 호기심을 해소할 목적으로 '스크랩' 용도로 포털 블로그를 이용해왔었습니다.
개인적인 호기심은 UFO, 고대 종교, 한반도 역사, 음모론 등이었으며 어느 것 하나 속시원한 해답은 없었죠.(당연하죠^^)
하지만 외국과 한국의 음모론을 뒤지면서 몇 가지 재미있고 독창적인(?) 음모론을 발견했습니다.
1. 서해에 석유가 나온다?
지구지질정보라는 회사가 인터넷 게시판마다 줄기차게 펌질(자펌)해대면서 산자부가 민간회사의 석유 시추를 막고 있으며 거대한 음모가 진행중이라는 소식을 전파하고 있었죠.
내용은 매우 그럴듯 했습니다. 전문가들만 대충 알아들을듯한 다양한 용어들이 난무하면서 산자부가 왜 처음에는 허가해줬던 민간 석유 시추권을 부랴부랴 거둬들였냐는 의문으로 끝을 맺습니다. 물론 '네티즌 여러분 힘을 모아주세요' 등의 문구가 등장합니다.
여기서 근사한 음모론 하나가 등장하죠. 서해바다에서 실제로 석유가 쏟아진다면 외국에서 수입한 원유를 비싸게 팔아먹는 국내 정유사는 물론 정부가 세금을 낮출 수밖에 없으니 정부와 정유사로서는 이러한 민간 업체의 석유 시추 자체를 막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죠.
어때요?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서해바다에 석유가 있다고 증명할만한 자료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죠. 오히려 지구지질에서 내민 해외 업체의 연구 보고서에는 '석유가 있을 가능성이 없다'는 식의 결론을 이들은 아예 '석유가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와전하기도 했죠.
이게 바로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의 다단계 사건인 '제이유 그룹 사건'의 배경이 됐습니다. 제이유 그룹은 다단계로 사업자들을 끌어모으면서 지구지질에 거액을 투자하게 만들고 석유가 나오면 지분을 나눠주겠다는 감언이설로 속였던 것이죠.
이렇게 서해 바다에서 석유가 나올 수 있는데 산자부가 시추를 불허했다는 근사한 음모론은 막을 내립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 게시판 곳곳에서는 판결까지 난 이 사건에 대해 끊임없는 의혹제기를 하고 있다죠.
2. 신의 계시로 만든 무한동력.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무한동력'
즉 첫 동력을 만들어주는 발전기와 이 발전기에서 나온 전기로 모터를 돌리고 다시 모터가 돌아가면서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가 되는 방식. 즉 무한 동력을 만들어준다는 꿈의 기계.
지금도 끊임없이 이 무한동력에 대한 꿈을 접지 않는 이가 바로 '최**'이란 분입니다.
인터넷 카페도 만들고 역시 이 분도 수많은 게시판을 도배질하며 한 때 언론사 제보 게시판을 가득 메웠던 분이죠. 자신의 특허 기술은 정권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는 식으로 음모론을 만들어가다가 어느 순간부터 이 무한 동력 기계를 만들게 된 계기는 '신으로부터의 계시'였다는 식으로 허무맹랑한 주장을 펼치고 있죠.
지금은 음모론 신봉자들에게는 좀 재미없는 주제인 '우주의 대 황제' 등 얼토당토 않은 글을 올려 놓고 있어 안쓰럽기까지 한 분이죠.
참고로, 무한동력은 특허청이 아예 존재할 수 없는 기술로 등록 조차 받지 않는 기술이랍니다.
이 분은 요즘 별로 활동을 못하고 있네요.
무한동력이 실용화되면 에너지 고갈에 대한 우려가 없어지므로 전세계가 치열한 경쟁을 할 필요도 없고 지구 온난화 등도 없을테니 전 인류가 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꿈을 펼쳐 보이며 이를 막는 것은 각국 정부, 특히나 한국 정부라며 음모론을 펼치기도 했지만 좀더 근사한 음모론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3. 쿠데타를 부축이는 부정부패국민심판당.
따로 링크를 걸지 않습니다. 방문해 봤자 황당하니까요..^^ 궁금하시면 검색하시길.
요즘 활발한(?) 게시물 펌질 활동에 여념이 없는 분이 운영하시는 카페 이름입니다. '박**'이란 분은 카페 대문이 다음과 같이 쿠데타를 종용하는 듯한 글을 남겨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시는 애국 국군장병여러분께!
매국노가 대한민국을 강탈< 권력 영구장악음모 >하기 위해 곧 아주 시끄러운 정국을 조장할 것입니다.
그 시끄러운 사태를 방치할 때 대한민국이 패망할 수준이 될 것이오니 그때 매국혐의자와 망국을 조장하는 반역자를 체포 및 구금할 권한을 국군장병여러분께 부여하오니 그 구국에 반발하거나 구국을 방해하는 자는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매국노로 간주하시고 즉각 사살해도 그 모두가 구국입니다.
그때 매국노를 비호하는 상부나 상관의 명령은 모두 거역해야 하며 망국의 명령을 강압하는 매국노 앞잡이는 직속상관이라 할지라도 즉각 체포하시고 오직 국가와 애국만을 위해 주시기 바랍니다.
천길 벼랑에 처할 대한민국의 마지막보루는 오직 국군장병여러분뿐이십니다.
구국의 부정부패국민심판당 창당 주도부 일동 올림.
이 구국의 결판에서 고래싸움에 등이 터질지도 모르는 공직자분들은 매국노의 불법 사주나 탈법 명령에 따른 개입으로 역적이나 반역이 되는 불행을 당하지 마시고 국익을 우선으로 생각하셔서 중립으로 엄정히 결과를 지켜 보신 후에 누가 구국이고 누가 매국인지를 추후에 심판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공직자 여러분께 전혀 보이지 않는 모종의 음모와 흉계로 난국에 처한 조국을 구국하기 위한 애국을 방해하는 행위는 존엄한 국민의 심판으로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오니 이 난국을 알지 못하는 분들은 중립으로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분은 아예 천지가 개벽할만한 일을 벌일텐데 이를 취재하고 싶은 언론은 연락하라는 식의 글을 인터넷 곳곳에 퍼나르는 대담성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분이 말하는 누가 매국노인지, 현재 모종의 음모와 흉계의 실체는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아 더 궁금하기만 하네요.
하지만 주장을 대충 보건대 뭔가 씌여 있는 듯한 느낌도 받습니다. 일단 친북 좌파에 대한 매우 큰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익 인사쯤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볼 뿐입니다.
인터넷은 광기가 스며들기 쉬운 곳. 진실은 어디에
이 외에도 다양한 카페들이 숨어(?) 있으며 인터넷 게시판마다 '의혹이 가득한 시선'이 넘쳐납니다.
현대 절대권력가들에 대한 반감은 물론 인류 역사에 대한 근원적 질문까지 다양한 분야, 다양한 곳에서 음모론이 판을 칩니다.
제가 예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당사자는 말이 없어야 음모론이 완성 됩니다.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에 정부나 권력가들, 또는 기업들이 대답할 의무도 없고 대답할 필요도 없죠. 하지만 음모론자들은 이러한 무시를 '찔리는 구석이 있어 숨기려 한다' 또는 '은폐하려 한다' 등의 용어를 들이 대며 근사한 음모론의 기승전결과 반전까지 엮어나갑니다.
참으로 많은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습니다.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정말 진실된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기나 한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