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재미(?) 있는 기획 하나를 봤습니다. 광고에서 봤어요. 그것도 네이트 포털 광고를 통해서 봤죠.
이른 바, 갤럭시와 아이폰을 두고 벌이는 토론이라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저 이런 기획에 참 많이 쫓아다니고 많이 불려다니고 많이 지켜봤던 사람입니다. ^^ 그래서 더 놀랐죠. 이렇게 식상한 떡밥을 어떤 분이 기획하셨나 했어요.
그래서 지나치려고 했는데 이 유치 찬란한 포스터 위쪽에 '둘공둘공 천기누설 곽승준의 천기누설'이라는 거에요.
'곽승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긴 합니다만... 그런가보다 했어요.
그러다 해당 사이트를 가봤어요.
더 가관이에요. ^^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군요.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시는 분들의 사이트에 가보니 감동입니다. 그것도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 2012년 지금 뜬금없이 갤럭시 vs 아이폰 대격돌이란 놀라운 기획을 내놓으시고 장관급인 곽승준 위원장이 직접 사회를 본다고 하네요. 참 격의 없는 행보시네요.
크롬에서 접속하면 메뉴도 없는 위원회 사이트도 좀 고민하셔서 추후엔 '크롬 vs IE' 같은 기획도 나올 태세네요. 크롬으로 접속하면 이런 모습입니다.
제가 트윗을 날렸어요.
그리고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고 새해를 맞아 이런 기사가 나왔네요.
IT 10년 미래 내다본다며 `갤럭시 vs 아이폰` 비교평가? [한국경제]
IT 미래 전문가인 정지훈 관동대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은 “토론회를 한다면 적어도 스마트 디바이스의 미래 흐름과 발전 방향은 나와야하는 것 아니냐”며 “단순히 두 종류의 기기를 놓고 비교평가하는 것을 미래 전망이라고 한다면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명승은 티엔엠미디어 대표도 “정부 기관이 한다는 게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갤럭시 대 아이폰 비교라니 한심하다”며 “전형적인 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 국가 미래전략을 중심으로 중장기 비전을 설계해야 하는 미래기획위원회의 조직 목표와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미래기획위원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 좀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런 일도 하시네요.
http://www.future.go.kr/01.activity/04_Activity_tv.php?mode=view&tID=321&page=1 신정아씨 인터뷰를 하러다니는 장관급 위원장님의 모습. 아름다우시군요.(꼭 들어가서 읽어보시고 맨 아래 곽 위원장의 포즈도 구경하시길)
열심히 일하고 계실 위원회 분들에게는 좀 죄송하지만 도대체 뭐하시는 분들인지 잘 못 찾겠어요. 2010년 1년 동안 보도자료 두 건 쓰셨네요. 2011년엔 일을 좀더 많이 하셔서 세 건 쓰셨네요.
보고서라고 올라와 있는 것이 2010년, 2011년 각 두 건씩 올라와 있네요. 업무계획 보고서도 뭐... ^^ 이 정도는 대학생들 리포트 수준 정도군요.
이 위원회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마도 아래 두 건 때문에 더 기억하실거에요. ^^ 안철수 교수가 위원으로 포함돼 있는데 지난해 6월 이후 참석이 없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위원장에 대한 갖가지 의혹이 뉴스에 거론되는군요.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10년 가까이 십수 억 원을 전달했다는 폭로에 이어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의 일본 출장 때 400만-500만원 향응을 제공하고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에게 상품권을 건넸다는 폭로가 있었죠. 이후 신 전 차관 등이 구속됐으나 곽 위원장은 명예훼손 혐의로 이 전 회장을 고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낸 바 있습니다.
어찌됐든 이 정부 타칭 실세인 것은 분명해 보이는 위원회가 3년 가까이 뭘 해왔는지 좀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섹시한 아이템으로 기억될 갤럭시 vs 아이폰 토론회 말고.
흥행에 성공하면 다 링블로그 홍보 때문입니다. ㅋ 무려 선물이 '
최신 갤러시폰 또는 갤럭시 노트 2대와 최신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 2대'라고 합니다. --; 아직 선물은 정해지지 않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