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Jin입니다. 링블로그를 통해 두 번째로 인사드립니다.

지난번 글 "게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세요?"에서 언급했던 Gamification Summit에 다녀왔습니다. 기억하시죠? 게임적인 생각이나 게임 디자인 기법을 게임 외의 분야에 적용해보자는 논의 말입니다. 1월 20,21일 이틀간 참석했으니 벌써 3주가 지났네요. 다녀와서 바로 정리했어야 하는데 설 연휴도 있었고, 여차저차해서 이제서야 올리게 됐습니다.

좀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자신이 정리가 잘 안 돼서 미루다가 늦어진 이유가 가장 큽니다. 명쾌한 해답을 찾지는 못 했거든요. 금은보화가 가득한 "보물상자" 말이죠. 대신 "보물지도"는 발견했는데... 내용에 암호가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해석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흐...

암튼, 제가 완전히 이해하고 나서 여러분들에게 소식을 전하려다가는 한참 걸릴 것 같아서 일단은 현장에서 보고 들은 느낌 위주로 비교적 가볍게 전달해볼까 합니다.

3편으로 나눠서 포스팅하겠습니다.(결코 대단한 내용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너무 길어져서 입니다. ^^;) 첫번째는 이번 행사의 전체적인 느낌. 두번째는 행사 의장인 Gabe Zichermann의 키노트, 세번째는 게임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Jane Mcgonigal의 키노트와 워크샵 등 나머지 내용들로 채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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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상으로만 보면 첫 날 발표 세션에는 400여명이, 둘째날 워크샵에는 100여명이 모였습니다. 애초 인원 수 제한을 뒀으니 더 들어올래야 들어올수도 없었죠. 등록비가 980달러 수준이었고 관련 분야에서 사상 처음 열리는 행사였을을 감안하면 주최 측이 성공을 자축할만 합니다.
 
하지만 숫자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현장의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gamification이라는 개념을 눈여겨보기 시작한게 작년 11월 정도였는데요. 행사가 열린 샌프란시스코 미션 베이 컨퍼런스 센터에서는 이미 gamification이 피할 수 없는 거대한 파도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아가 멋진 파도 타기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Gabe는 "아마 여기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gamification 얘기를 2010년에 처음 들었을 것"이라면서 짧은 시간 동안 gamification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더군요.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처럼 언뜻 보기에 크게 관계가 없어보이는 곳에서도 이번 행사에 사람을 참가시키고, "gamification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를 우리가 해결해 주겠다"며 부스를 차리고 발표를 하는 로펌까지 있었으니 gamification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다만 핵심적인 키노트 몇 개와 워크샵을 제외하고는 사례 발표를 중심으로 한 개별 세션들이 다 만족스럽지는 않아서 아쉬웠는데요. 제가 summit에 오기 전에는 gamification이 적용된 사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막상 실제 내용을 접하고 보니 '아, gamification의 적용은 정말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아직까지 뭔가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겠다는 얘기도 되겠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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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공간의 법적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로펌 Pillsbury>
credit by Gamification.co
 
여담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gamification이 정말 생소한 개념인듯 합니다. 이번 행사에 한국에서 오신 분들은 제 일행 두 분 외에는 거의 없었는데요. 첫 날 행사에 직원 분들과 함께 오셨던 모 게임 업체 대표님 정도가 유일했죠.(큰 비밀은 아니지만 본인의 의사를 여쭤보지 못 한 관계로 회사 이름은 빼겠습니다. ^^;) 혹시나 그외에 이번 행사에 오셨던 분 있으면 댓글 남겨주세요. 재미있는 얘기를 나누고 싶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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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답을 찾으려고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
credit by Gamification.co
 
흥미로웠던 점은 참가자들이 gamification이라는 큰 컨셉과 흐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이를 세부적으로 풀어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각자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인데요. 일반 참가자들이야 당연히 그렇다고 쳐도, 적어도 행사를 주관한 스탭들이나 주요 발표자들은 어느정도 같은 생각과 솔루션을 갖고 있으리라던 저의 예측이 틀렸더군요.
 
실제로 #gsummit 해쉬태그를 타고 실시간 전해지는 행사 중계 트위터 멘션들 가운데에는 발표자의 얘기를 다른 발표자가 반박하거나 심지어 비난까지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는데요. 특히, 기능성 게임 전문가인 The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Ian Bogost 교수는 독설 수준의 코멘트를 여러번 하더군요. Ian은 전반적으로 gamification 컨셉이 좀 가볍다고 생각하는듯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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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왼쪽이 무서운 Ian Bogust 아저씨. *^^*>
credit by Gamification.co

심지어 어떤 세션에서는 gamification이라는 용어가 맞다고 생각하는지를 놓고 참가자들이 짧은 토론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예를 들어 플랫폼 업체 대표들은 개념이 광범위하다는 이유로 gamification이라는 단어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서겠죠?

Big3 격인 Gabe Zichermann, Amy Jo Kim, Jane Mcgonigal 역시 행사장 안팎에서 서로에 대한 경쟁 의식을 굳이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summit 내내 행사장에는 묘한 긴장감도 돌았죠. 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는 않더라는 사실은 긍정적으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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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be Zichermann, Amy Jo Kim, Jane Mcgonigal(순서대로)>
credit by 각자 홈페이지

대충 정리해보니 이번 summit의 성격이 나오더군요. gamification(혹은 각자가 뭐라고 부르던지)이라는 큰 컨셉에 관심이 있고 이를 발전시키고 싶은데 자신의 힘만으로는 조직하기에 시간이 걸릴것 같고. 그래서 비슷한 관심사의 전문가들이 손을 잡아서 불과 몇 달만에 gamification summit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지만 여전히 그 안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치열한 물밑 싸움이 벌어지고 있더라. 뭐 이정도인것 같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이러한 경쟁심들이 gamification이라는 큰 흐름을 발전시키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누가 뭐래도 그들은 "게임"에서 답을 찾으려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니까요.
 
분위기 얘기만 썼는데도 조금 길어졌네요...
다음 편에서 주요 내용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_^


Writer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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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자 10년, 뉴스 생산을 넘어 유통을 고민하겠다며 뛰쳐나온지 1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지만 즐겁게는 살고 있음. :)
2011/02/10 16:41 2011/02/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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