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그렇게 불편하다.
황우석 박사가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그가 모든 진실을 말하고 나서의 그 불편함은 어떻게 참을 수 있을 것인지.
맞춤형 줄기세포가 11개가 아니었다. 그리고 2개는 있었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 그 2개는 성공작이란 말인가, 아니면 11개 모두가 다 큰 거짓말을 위한 재료에 불과했는가. 지구상에 맞춤형 줄기세포란 단어 자체가 거짓이었는가.
나 스스로도 너무 혼란스럽다. 참담하며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그 부끄러움을 느꼈다. 마지막 일말의 믿음이 있었던 것은 어쩌면 진실이란 불편함을 감수하기 싫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고통스럽다.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에서 이런 사례가 등장한다.
'설득의 법칙2'에서 '일관성의 법칙'을 말하면서 예를 드는 것이 있다. 말세를 주장하는 신흥 종교에 빠진 사람들은 종말의 날에 종말이 찾아 오지 않았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 대부분의 교인들은 그 종교를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논리로 그 종교를 합리화 시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뭔가 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조건이 있었을 것"이라고 스스로 자위하고 자기 방어 논리를 창조해 내면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타인에게 종교를 전파하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이 보여준 심리의 일관성 법칙은 어쩌면 '종말은 예정돼 있지 않았다'라는 식의 종교를 근본부터 부정하는 진실을 외면하고 싶어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어쩌면 나 스스로가 그렇게 반응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수년 동안 우리는 '황우석'이란 교주의 '줄기세포'란 종교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고통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