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독자들에게 읍소하고 있다. 물론 내용이 구구절절하고 사연도 많지만 핵심은, "여러분께 오마이뉴스는 무엇인가요. 월 1만원씩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가 전부다.
독자 여러분,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 여러분.
여러분을 믿습니다. 저희랑 함께 혁명을 제대로 한 번 해보지 않으시렵니까?
세계가 주목해온 시민참여 인터넷미디어 <오마이뉴스>가 내년 2월에 창간 10주년을 맞이합니다. 우리 그 창간10주년 기념일에 이렇게 함께 선언합시다. 우리 시민의 힘으로 시민참여 인터넷미디어를 경제적으로 자립시켰다고. 그 자주독립선언이 가능하게 되면 세계는 <오마이뉴스>를, 대한민국 시민을 다시 한 번 주목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도 <오마이뉴스>를 방문해주시고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실 1백만 독자 여러분,
여러분에게 <오마이뉴스>는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제대로 살겠습니다.
마지막 문구다. 너무 비장하다. 도대체가 딱 거기까지다. 유머도 없고 맨날 비장한 각오만 넘쳐나는 386세대의 전형들이다.
서운할지 모르겠지만 내 트윗에 이렇게 적었다.
오마이뉴스의 본격적인 앵벌이 http://tr.im/rtwS 진즉에 독자들을 주주로 끌어들이지 못한 책임과 그동안의 편향성으로 인한 광고주 설득 부족, 그리고 시민기자로 컸으면서도 정규기자 몸집불리기를 해왔던 책임에 대한 반성은 없고 '혁명'이라고?
경영실패를 자꾸 남탓으로 돌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안 되는 매체들이 좀비처럼 살아 있는 것 때문에 시장이 이미 과잉으로 치달아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와중이다.
일본 손정의 회장의 의욕적인 투자로 시작된 오마이뉴스재팬이 지난 4월 24일 문을 닫으며 실패로 결론 났을 때 오마이뉴스재팬 편집장은 '블로그'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미 유저들의 캐릭터(아바타)를 중심으로 한 개인형 미디어가 대세가 되고 있는 시점에 어느 한 사이트에 일방적으로 기고하고 선택받아지길 기다리는 시스템은 이미 낡은 유물이 된 것이다.
물론 비단 오마이뉴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변변한 수익 모델 없이 무작정 뛰어들어 '영향력'에 대한 환상으로 미디어를 구축하고 싶어 안달났던 인터넷 신문 사업자들 역시 똑같은 고민에 빠져 있다. 물론 돈 3만원에 호스팅비 몇 푼이랑 자원봉사자 몇 명이면 누구나 미디어이고 기자이고 편집장 할 수 있는 시대에 웬 '시민 저널리즘의 마지막 보루'를 외친단 말인가.
인터넷신문 호황 끝, '조정기' 어떻게 버티나 [미디어오늘]
인터넷은 더이상 미디어의 신천지가 아니다. 미디어의 정글이다. 언제까지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니 뭐니' 하며 선동으로 자기 중심의 미디어 독선에 빠져 살텐가. 오연호 대표기자가 물었듯이 "여러분이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제대로 살겠습니다."라고 했으니 나도 독자로 대답해야 겠다.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이제 그만 안녕"
난 내가 맘에 드는 블로거에게 1만원을 구독료로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