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대단한 비즈니스라도 최초의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킬 수 있는 방법과 시대적인 여건, 아이디어 제안자와 실행자의 환경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그 아이디어는 성공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이디어 자체가 거대한 발명이나 발견일 경우에는 실행자가 누구든 그 아이디어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게 된다.
여기 두 사람이 있다.
E :
한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특이한 생각과 무엇이든 체험하고 실험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괴짜였다. 아니, 괴짜라고 불렸다. 그는 영특했으며 발명에 재능이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이론은 그다지 가까이 있는 존재는 아니었다. 일단 생각하기 보다 실천했고 실천하면서 떠들었다. 그게 그의 비즈니스였고 그는 말하면서 발견하고 발견한 것을 발명으로 이었다. 심지어 누구든 자신의 아래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그것을 실행시켜주며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재주도 지녔다.
그의 아이디어는 산업화를 앞당겼으며 대규모 자본이 움직일 수 있는 '설비'라는 개념을 일깨워주었다.
T :
다른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천재적인 머리로 자연현상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지녔다. 그는 이론으로 자연현상을 풀이해냈으며 자연현상을 이론에 맞춰 움직일 수 있음을 증명해 내었다.
그는 아이디어를 실현시켜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말해주었고 그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에게 제대로 된 보상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공적을 내세우지 않았으며 자신의 아이디어는 특정인이나 특정 기업, 세력이 독점하는 것을 반대하면서 특허로 세계 최대의 부자가 될 기회를 스스로 거부하였다.
E&T :
둘 다 천재적인 감각으로 발견과 발명을 이어나가던 중 E는 이미 부자였고 T는 아직 머리만 있는 외로운 천재였을 때 미국에서 만난다.
E는 T에게 매우 어려운 과제를 풀어줄 것을 요구했고 2만 달러를 제안했다. T는 E의 어려운 문제를 우여곡절 끝에 해결해주었다. 하지만 2만 달러를 받지 못했다. E는 T에게 "미국식 유머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구만"이라고 말했다.
E는 사람들의 상상력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지만 T는 늘 사람들의 상상력 범위를 벗어나 있었다.
토머스 에디슨(E)과 니콜라 테슬라(T).
이 두 천재의 엇갈린 운명은 지금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그대로다. 에디슨은 세계 최고의 두뇌이자 발명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술자 가운데 한명으로 기억된다. 테슬라는 괴짜 천재로 유사과학, 심령과학, 차원 이동, 무한동력 등 사람들 사이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나 가끔 등장한다.
하지만 비싸고 비효율적인 전기인 직류전기를 발명한 에디슨과 현재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교류전기를 발명한 테슬라 가운데 누가 더 위대한 것일까. 자신과 투자자를 위한 발명과 비즈니스를 이어나간 에디슨과 직접 고안하고 발명한 교류 시스템 특허를 사회에 헌납한 테슬라 가운데 누가 더 지금 추앙 받는가.
세상은 영악해야 하는 이유를 역사를 통해 알려주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제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획기적인 발명이라도 '산업화' 이전에 '사회화' 되지 못할 경우 잊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역사가 은밀히 일러주는 것일까.
최근 들어 몇 사람으로부터 '따뜻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들었다. 그들의 아이디어가 외면받거나 아무짝에 쓸모 없는 것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멋진 실행자들이 그들 곁에 있어주길 바란다. 실행하지 않는 아이디어는 단지 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금 벤처인에게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사이에 다리를 놓아줄 사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