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통령 이야기만 나오면 블로고스피어가 워낙 분위기가 민망해지는데요.
대통령 자문기구인 미래기획위원회라는 곳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대통령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 자문을 할 수 있는 씽크탱크 비슷한 기구인데요. 안철수 위원장도 이 위원회에 포함돼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독립적인 기구이지만 아무래도 요즘 시절에 대통령 자문기구라는 이름만으로도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기는 힘든 것도 사실일 겁니다.
어쨌든 이 곳에서 아이디어코리아(www.future.go.kr)라는 사이트를 지난 11일 오픈했습니다.
미래기획위의 발표에 따르면,
"'아이디어 코리아'는 알리는 기능보다 듣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 국민 의견수렴의 마당으로 국민 참여에 대해 능동적으로 반응, 반영함으로써 진정한 쌍방향 소통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
라고 해서 어떻게 생겼는지 간단하게 살펴보려고 가입했습니다. 빌어먹을 주민번호를 다시 넣어주었는데 이상하게 실명확인은 안하는 것 같습니다.
이색적인 것은 RSS를 등록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선택사항이긴 합니다만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이 기능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군요.
어쨌든 등록했습니다.
사이트 구성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 일단 눈에 띄는 [메타블로그]를 들어가보니 실제로 메타블로그네요. 펌질로 연명하는 엽기적인 블로거들도 눈에 많이 띕니다. 아직까지는 올블로그나 블로거뉴스 등에 피드를 보내는 파워 블로거들은 그다지 눈에 띄진 않는군요.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좀 얌전하군요. ^^
메타블로그의 기본적인 요소는 갖춘 것 같습니다만 관심 블로그 담기를 누르면 페이지가 다시 로딩되면서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 처럼 보입니다. 하다못해 '관심블로그로 등록되었습니다. 관심블로그는 '마이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따위의 안내문도 뜨지 않는군요. 추천 버튼 역시 마찬가지로 추천수라거나 추천됐다는 표시가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은 엽기적인 것은 정부의 '아고라'를 염두에 두었는지 토론과 제안이 따로 나뉘어 있는데요. 아직 뭐 그다지 활기차 보이진 않습니다. 몇몇 좋은 제안은 깔끔하게 올라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댓글이나 참여가 없다보니 휑합니다. 과연 이런 제안에 공무원들이 답변을 할까요? 아니면 대통령이 직접 답변을 달까요? 문득 궁금해지는군요.
사이트 구성상 흉내 좀 낸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지만 시도 자체를 폄훼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좀더 웹 2.0스러운 기획이었다면 제안이나 토론 글쓰기를 자체 플랫폼만 이용하기보다 자신의 피드 가운데 제안이나 토론을 위한 글을 선택박스 등을 통해 등록하게 했다면 좀더 블로거들의 수고를 덜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흠.. 조금 이색적인 것은 블로그 글 분류를 사용자가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태그를 인식해서 자동분류를 하고 있는 것 같군요.
대통령에게 글을 보이게 하려면 아고라에 글을 올리는 것이 나을까요? 아니면 메타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나을까요? 아님 이곳 아이디어 코리아에 올리는 것이 나을까요?
이도저도 아니면 어차피 안 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