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이 최근 미디어 정보 전문 포털 미디어가온(http://www.mediagaon.or.kr)을 오픈했다. 더불어 미디어통계정보시스템(http://mediasis.kpf.or.kr)을 운영하면서 좀더 포괄적이고 세밀한 미디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각종 자료와 막연한 추측을 통해 미디어 흐름을 파악해왔지만 앞으로는 좀더 확실한 수치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

오늘은 그 첫번째로 언론 종사자수의 변화 통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우선 10대 신문 및 3대 방송사의 종사자 수를 기준으로 보자. 언론사들이 저마다 조직을 확대해갔던 1997년 IMF 외환 위기 직전의 상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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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일간신문의 종사자 수는 1997년 8400명을 넘어서 곧 10000명 시대가 오는 것 처럼 여겨졌다. 당시 대학가에서는 언론사들의 경쟁적인 인력 채용에 호응하며 '언론고시반'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하늘을 찌르는 경쟁률에 언론사들은 저마다 자부심을 높여가며 어렵거나 난해한 문제로 입사준비생들을 괴롭혔다.

언론정보 관련 학과들의 인기를 하늘을 찔렀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90년대 인문계쪽에서는 전통적으로 강세인 법학과 이외에 신문방송학과, 광고홍보학과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으며 언론사들이 영어영문학과나 국어국문학과, 문예창작과 출신을 우대한다는 소문에 덩달아 '예비 언론인'이 되기 위해 관련 학과 진학에 몰두했다.

또한 카메라 기자들이 전통적으로 강세인 J모 대학의 경우 사진학과에서는 언론계에서 단단한 인맥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경쟁 학교에서는 이러한 인맥의 틈바구니를 뚫기 위해 교수들까지 언론사에 로비를 해야 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2007년 통계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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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일간지 종사자들의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 사이에 증면 경쟁이 있었고 섹션화 경쟁이 있었고 인터넷 콘텐츠 생산에 대한 경쟁이 있었으나 종사자수가 줄었다.

방송사 역시 3분의 1이 사라졌다. 그 사이에 케이블의 출현이 있었으며 외주 제작 비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했으며 IPTV, DMB, 인터넷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 방송 콘텐츠가 필요했다. 월드컵과 올림픽 등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 때도 경쟁적으로 참여해야 했다. 그러는 와중에 종사자가 줄었다.

메이저 언론사 종사자가 줄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종사자 수 감소, 악순환인가 효율화인가
수익률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그리고 조직 축소, 조직원 이탈, 재충원 기회 축소 등 다양한 원인이 제기되고 있다.

결정적으로 틈새시장을 겨냥한 경쟁자의 출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즉, 메트로와 데일리포커스 등 무가지들이 하루에도 200만부 가량이 뿌려지고 인터넷에서는 100여개 사가 넘는 뉴스 공급처가 모여 있는 포털의 활약, 케이블TV와 인터넷 TV 등 미디어 수용자의 소비 다양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현상은 미디어 업계의 소극적인 M&A에 따른 신규 사업 진출에 대한 부담 증가가 한몫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미디어 업계에 본격적인 M&A에 대한 사례는 많지 않으며 고작 한국일보 계열에서 나오던 일간스포츠를 중앙일보 계열에서 인수한 케이스 정도가 크다면 큰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간스포츠 인수 과정에서의 조직원 반발과 신문의 파행 발행은 대량 해고로 이어졌고 조직력과 영업력이 온전히 인수되지 못해 곤란을 겪어어야 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방법 가운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금력을 동원해 조직력과 영업력을 갖춘 기업을 사들이는 것인데 이 수단이 그리 원활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 자체 조직의 확대가 그리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것은 신문사나 방송사나 이른바 언론사 닷컴이란 이상한 모양새의 조직만 봐도 알 수 있다.

메가 미디어 트렌드, 융합 흐름 속 폭풍의 미디어
이런 문제에는 또 다른 오래된 정치적 논란도 숨어 있다. 미디어 그룹이 탄생하지 못하는 이유를 신문사들은 신문방송 겸영금지 조항에서 원인을 찾고 있는 것이다.

신문사들은 앞다퉈 새 정부 들어서 신문방송 겸영금지 조항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다시 방송사들이 방어하고 있는 모양새여서 서로 독자와 시청자들을 상대로 여론화를 시도하고 있다.(조만간 이 문제에 대해 원고를 공개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더 모양새가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KT와 SKT 역시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정부 들어서 방송과 통신 융합 흐름 때문에 정통부와 방송위가 합쳐질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방송통신위원회이며 이 자리에 신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동아일보 출신의 최시중 한국갤럽 회장이 내정된 것이고 이 때문에 언론계가 벌집을 쑤신듯 난리를 치고 있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사이 신문사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으며 신문사 역시 이런 융합 속으로 뛰어들고 싶어한다. 신문방송통신인터넷이 입을 맞추기라도 하듯 융합 미디어 서비스, 메가 미디어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산업계가 융합된다는 것은 또다른 정치적 조직적 함의가 숨어 있다. 융합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통신과 방송의 치열한 기 싸움에서 방송이 명분만을 앞세운 반면 통신은 산업의 규모와 실리를 내세웠다. 결론은 통신이 6:4 승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융합 흐름에 신문사들이 끼여들고 대형 포털 서비스 사업자들이 뛰어든다면 어떤 식으로의 모습을 갖추게 될지 잘 생각해볼 일이다. 대형 미디어사인 NHN의 종사자 수가 4000명이 넘어서 올해 5000명 규모가 될 것이며 다음 역시 1000명이 넘어서고 있다. SK컴즈 역시 1000명이 넘은 상태여서 기타 포털을 모두 합치면 인터넷 포털사들 종사자 수가 대략 8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나 정치권은 명분을 많이 따지지만 또 다른 의미로 조직 규모와 조직력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모두 표이며 세입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제를 앞세운다고 해도 한편으로는 육성책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다. 통신 : 방송 : 신문 : 인터넷... 과연 뉴미디어 영역에서 그 황금율은 만들어질 수 있을까.

통신과 방송의 기 싸움에서 방송이 밀리는 형국인데 이런 상황에 신문사들의 종사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덧, 이 수치에 대해 제가 조사한 것이 아니니만큼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할 텐데요. 일단 그동안 언론사들이 각종 행정, 인쇄, 경비, 용역, 심지어 인터넷까지 분사와 아웃소싱을 활용하면서 본사 정규직 수가 줄었고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언론사 구조조정시 늘 피해받는 쪽은 이런 '비 보도직'들이라는 내부 비판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매출이 반토막 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가 줄고 있다는 것과 매출의 연관성을 찾는다면 신문사들의 경영효율성이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말도 가능하군요.

'기자는 노동자인가 아닌가'란 면접에 지금 기자들은 어떤 대답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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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2 12:24 2008/03/2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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