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누구에게서 '넌 B급 정서를 가졌어'라는 말을 들었다.
B급 정서.
A급을 열망하지만 B급에 만족해야 하고 A급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열등감이 A급에 대한 적대감으로 표출되는 심리적 현상.
마이너 신문에서 메이저 신문(많이 팔린다고 메이저라는데.. 뭐 어이없지만)들을 비판하면 딱 이러한 'B급 정서' 이야기가 나온다.
A급과 B급.. 메이저와 마이너.. 주류와 비주류... 오피니언 리더와 대중..
만일 정의가 B급에 있으면 그곳에서 살 것이고 메이저보다 마이너에 있으면 마이너로 찾아들어갈 것이며 주류가 외면한다면 비주류로 남을 것이다.
정의와 윤리가 '먹여 살려주지 못한' 대한민국. 어쩌다보니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후보라도 무조건 찍어주겠다는 국민들.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쓴다는 속담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 그리고 벙어리 냉가슴 언론 조직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한국기자협회에서 낸 성명서이자 기자 동지들에게 보내는 간절한 호소문 첫 문장이다.
그런데 이 성명서, 참으로 B급 정서다. 그런데 간만에 맘에 든다. 그래서 난 B급 정서인갑다.
블로거들 역시 이런 이상한 자학 분위기가 있다. 신문에 실려야만 뉴스이고 남들이 알아준단 말인가? 아직도 그런 생각으로 블로그를 하고 있나? 블로그 글이 10개, 100개가 쌓이고 회자되면 이미 중앙 언론사들이 뿜어대는 허섭한 기사 이상의 페이지뷰가 나오는 시대다.
언론 기자들이 블로거들에게 '모자란 B급 정서와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네티즌'이라고 비난하면 오히려 난 즐겁던데.. 이를 다시 자학의 수단으로 삼는 모습은 좀 아니다 싶다.
지금 삼성 비자금에 대해 떠들고 메이저 언론의 보도태도에 불만인 것이 B급 정서라면 그냥 난 B급 정서로 살란다. 이게 더 재미있겠다. 그 안에서 '이거 보도해? 말어?'라고 고민하는 것보다 100배는 더~
2006/12/28 긍정의 힘으로 메이저가 되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