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는 '문득' 드는 생각이다. 물론 그 순간을 만들기 위해 그의 삶은 그 순간을 준비하는 기간이 되기도 한다. 이 블로그에 '그만의 아디이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준비되고 계획된 글을 쓰기보다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다.
보통 나중에 많이 고치긴 하지만 일단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하지 않고 아이템과 제목을 먼저 생각한 다음 바로 내용을 이어서 쓰기 시작한다. 그래서 어쩔 때는 재미있는 의식의 흐름을 볼 수 있고 어쩔 때는 갈피 못잡는 의식의 혼란을 글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블로그 글쓰기란.오늘도 문득 드는 트위터에 대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끄적인다.
▶트위터를 범용 댓글로 쓰자는 아이디어.실제로 있는 아이디어인 거 같다. 하지만 이거야 말로 우리나라에서는 어정쩡한 매시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래 전부터 댓글 시스템을 공유하여 언론사든 인터넷 미디어사든 댓글 관리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고 댓글 자체가 SNS 기능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봤었다. 요즘 트위터를 하면서 그 가능성을 보고는 있다.
그런데 오지랖 넓게 생각해보면 그 순간 우리나라 법체계의 원시적인 발상이 다시 발목을 잡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사이트에 붙어 있는 요소 모두를 하나로 처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명제 대상 서비스에서는 실명제를 할 수 없는 트위터를 소셜 댓글 기능으로 매시업하기 힘들 수 있다.
네이버라면 이런 발상을 이미 연구하고 있을 수도 있다. 미투데이와 트위터를 뒤섞어 댓글을 모조리 바꿔버리는 것이다. 아마 최소한 200명 이상의 리소스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통신과의 결합을 통해 부가 수익 구조를 창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건 모든 미디어들이 공통으로 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물론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머릿 속에는 안 되는 이유가 백만가지는 떠오를테고.
▶트위터와 라디오의 결합.트위터는 실시간 라디오와 궁합이 제일 잘 맞을 것 같다.
일단 라디오 프로그램 아이디로 등록한 뒤 사람들과 팔로우를 해가면서 청취자들과의 소통 채널을 열어 둔다. 상호 채널이 연결된 뒤, 그리고 그 라디오에 대한 사연을 태그 등을 통해 팔로우어가 아니어도 보낼 수 있고 그것을 라디오로 읽어주는 것이다.
청취자는 굳이 다른 일 하다가 라디오 시간에 맞춰서 사이트 게시판을 찾을 필요도 없고 로그인을 따로 할 필요도 없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댓글 관리보다 편리하고 불편하거나 욕하는 사람의 글은 의도적으로 무시해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이라도 콩이나 고릴라 등의 서비스에 트위터 로그인 창 하나만 붙여도 API 구동시키면 금방 실행할 수 있다. 유료 문자 받는 것보다 훨 편할거다.
지나치리만큼 소유욕이 강한 우리나라 언론사들이 매시업에 대해 개념이나 잡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모든 인프라와 서비스는 '퍼즐 조각' 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의존성을 키우면서 말이다.
▶다중이 트위터블로그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블로그를 오래할수록 자신의 모습과 닮아가면서도 괴리되는 기이한 현상이다. 자신의 일부 인격이 확대되거나 다른 일부 인격은 철저히 무시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절한 나의 자아는 확대되고 부각되지만 욕 잘하고 사람 만나기를 두려워하는 소극적 인격은 잠시 숨겨지는 상황 따위다. 특정한 캐릭터를 선택하거나 특정한 카테고리의 글만을 쓰겠다고 하더라도 은연중에 글이 많아지고 글에 주관이 개입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도드라진다. 이건 나쁜 것이라기보다 결국 자신이 온전히 드러나면서 불편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트위터는 좀 다르게 운영할 수 있다. 일단 자신을 해리성 인격분리장애 처럼(? 표현 참...--;) 분리해 놓는 것이다. 뉴스를 좋아하는 자아, 남 욕하는 자아, 명언만 주워담는 자아, 일상을 기록하는 자아, 거시적 담론을 좋아하는 자아 등으로 나누어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이디를 여러 개 만들 수 있기 때문이고 긴 글을 쓰지 않아도 되는 원천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일명 다중이 트위터다. 어쩌면 나중에 인기 좋은 다른 자아를 인기 없는 인격들이 시기하고 질투할지도 모른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