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 없지만 지금 핵융합과 소셜미디어가 '융화'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핵심은 연결성과 상호작용, 그리고 스토리텔링이다. 핵융합은 분자단위의 연결과 연결, 그리고 상호작용에 의한 무한 에너지 창출이다. 핵분열의 시대에서 청정 자원이자 고갈에 대한 고민이 없는 에너지원인 핵융합의 시대로 가는 길에 소셜미디어가 등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시대적인 요청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7일 대전 대덕특구의 과학전문 온라인 매체인 대덕넷(http://www.hellodd.com) 강연을 다녀오는 길에 국가핵융합연구소(http://www.nfri.re.kr/)를 들를 기회가 있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지구 위에 태양의 에너지 발생 원리를 구현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7개 국가 과학자들이 공동 참여하는ITER 프로젝트에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기술을 공급하고 연구하는 곳이기도 하다.
ITER 프로젝트는 1985년 시작돼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는 핵융합 시설을 말하기도 하는데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지방에 들어설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다른 참여국보다 늦었지만 국내 첨단 기술과 주요 원천기술로 지어진 KSTAR의 성공적인 시공과 운영으로 인해 단번에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무려 3천억원에 달하는 건국이래 단일연구개발 예산으로는 최대 규모를 투입해 지어진 KSTAR는 미래 인류의 에너지원을 만드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는 것에 의심이 없어 보인다.
핵융합 프로젝트 속 스토리텔링
과학자들은 수와 끊임없이 대화한다. 그래서 닫혀있고 타인보다 수와 대화하는 것에 능숙하다. 하지만 핵융합 프로젝트는 뭔가 좀 다르다. 과학자들은 이 끝도 보이지도 않고 가능성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존재하는지 여부 조차 의심스럽다. 그래서 핵융합을 이용한 에너지원 개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이야기가 필요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바로 국가핵융합연구소 이경수 소장이다.
친절하게 국가핵융합연구소를 직접 안내해주었다. 그의 안내에 따라 처음 들어선 곳은 1979년 최초로 서울대에서 구리자석으로 만든 실험 핵융합로였다. 꽤 예전부터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지상 위에 태양을 올려 놓는 것을 연구한 것이었다.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핵융합로 건설 및 설계 운영 기술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한국은 드디어 KSTAR라는 실험 핵융합로를 보유하게 된다.
KSTAR라는 이름은 Korea Star, 한국이 만든 별이란 이름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로고 디자인에서 'S'는 한반도 지도를 상징하고 그 중심에서 반짝이는 별 모양을 넣은 것은 바로 KSTAR 시설과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위치한 대전 대덕특구를 의미하기도 한다.
듣고 보니 그렇다. 이 소장이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기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몇 겹의 보안 격벽을 지나 KSTAR 핵융합로가 있는 곳에 다다르자 이 소장은 한쪽 벽을 가르킨다.
지난 10년 동안 총 4200억원이 들어간 KSTAR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없다는 비관론도 컸고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정밀도 높은 기술력을 축적할 가능성도 희박해 보였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가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이냐 하는 본질적인 질문에 누구도 대답할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확신이 없었던 이 사업에 자발적으로 뛰어든 회사들이 있었다. 기업들은 스스로 난관에 부딪히면 현업에서의 해결능력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었고 그러는 과정에서 기술력을 획득하고 플라즈마 기술력을 비롯해 청정 에너지인 핵융합로가 가동되면서 쌓여질 수많은 운영 능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실제로 핵융합로에 사용되는 플라즈마 생성 및 열차폐 기술, 토카막 제조기술 및 초전도 기술 등은 ITER 시설의 선행 연구장치로 선정되었다. 한국은 ITER 핵심기술인 초전도자석·진공용기·삼중수소 운송 및 저장, 적기 제작 납품을 위한 공정관리 및 품질관리 등 종합사업관리시스템 구축·운영 등을 담당하게 된다.
어찌보면 근시안적인 투자 마인드로는 절대 투자할 수 없는 수십년의 투자를 각오해야 가능한 프로젝트에 뛰어든 기업들은 전세계가 부러워할 기술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그들의 투자에 대한 보답으로 KSTAR 한쪽 벽면에 참여 기업들을 자랑스럽게 전시해두었다.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한편 그들의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간접적으로 홍보해주기 위해서다.
이 소장은 70여 개 참여 기업 왼쪽의 비어 있는 공간에 대한 스토리텔링도 구상중이다. 명예의 전당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개인이나 조직, 또는 학교 등 한국의 핵융합 기술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기 위한 의미있는 표시를 해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ITER는 영어로 International tokamak experiment 를 의미하지만 라틴어로는 '길'을 의미한다고 한다. 미래 인류가 에너지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에 대한 고민 없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세상으로 인도하는 길이라고 한다.
오는 6월 역사적인 플라즈마 생성을 위한 장기 실험 가동에 착수하게 되면 다시 핵융합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세간에 퍼질 것이다.
거북선 모양의 국가 핵융합연구소
새삼 국가핵융합연구소 건물 외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무엇처럼 보이는가. 이 소장은 이 연구소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추격과 전개, 그리고 제압하고 추월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바로 이순신 장군이 한산섬 전투에 투입한 거북선을 형상화한 것이다. 당시 일본의 핵융합연구소는 우리나라보다 기술이 월등히 앞서 있었고 그들을 따라가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들이 너무 멀리 보였다.
이경수 소장은 연구소 건물 배치 역시 거북선이 앞장서고 나머지 판옥선들이 양옆으로 날개를 접은 듯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제 ITER 주요 참여국이자 주요 원천기술 보유국으로 양옆으로 나란하게 건물을 배치하고 앞으로는 향후 세계 최초의 상용 핵융합 발전소 건립을 하면서 세계를 추월하고 선도하는 모습을 상상한 것이다.
첨단 과학 기술 개발을 위한 과학자들은 역사에서 스토리를 가져오고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지금의 핵융합 기술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 야머, 소셜네트워킹으로 소통하는 과학자
이경수 소장은 핵융합에 대한 이야기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트위터'와 '야머' 이야기에 쏟았다.
"과학자라면 연구한 것을 얼른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더 편리하게 쓰도록 하고 다시 또 새로운 것을 연구하기 위해 매진해야 합니다. 숨기고 영역을 나누고 남에게 이야기하기 꺼리는 사람은 과학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지요"
여기서도 소통 이야기다. 유도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이 소장(트위터 아이디 @gyunglee)이 오히려 내게 단발적인 홍보보다 소셜 미디어의 지속적인 소통과 내부 조직원들 사이의 격의 없는 소통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역설하고 싶어하는 듯 보였다.
국가 공무원 신분이기도 해서 가급적 근무 시간 외에 트위터를 하게 된다는 그는 야머(yammer)를 사용해 조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는 소통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조직원들도 SNS를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조직의 수장이 SNS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조직원들과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야 조직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좀더 원할해질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그는 대덕특구 안에 있는 과학자들이 외부와 더 많은 소통을 하기를 원한다. 매스미디어와의 소통이 일부에 국한되면서 과학적인 성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나 국가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많이 낮아지고 있다고 걱정을 한다.
그는 재미있는 구상을 이야기한다.
"SNS는 마치 두뇌 시냅스 같은 소통 구조를 갖춰야 하죠. 그런 면에서 두뇌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시냅스가 더 단단하게 연결되듯이 대덕특구에 자리한 수많은 두뇌 인력들이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아마도 얼치기 지식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 두뇌들끼리의 소통 방식이 열리기 시작하면 국가 전체의 지식 수준이 좀더 강력해지지 않을까요?"
누군가 무언가를 물어봤을 때 대덕특구에 있는 연구원들만큼 정확하게 대답해줄 사람들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현재 한국과 프랑스, 일본 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 기술을 갖고 있는 상태이고 중국과 인도가 세차게 따라오고 있는 시점에 그는 "고갈되지 않을 에너지를 인류에게 선물한다는 인류사적 의미는 물론, 전세계 두뇌들이 모여 인류를 위한 지식을 공유해 만든 새로운 에너지, 지적 자원이라는 의미만으로도 핵융합 기술은 큰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그를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들은 '인류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말초적이고 단편적인 속물 근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내게 또 다른 자극이었다.
소셜미디어의 핵심은 연결성과 상호작용, 그리고 스토리텔링이다. 핵융합은 분자단위의 연결과 연결, 그리고 상호작용에 의한 무한 에너지 창출이다. 핵분열의 시대에서 청정 자원이자 고갈에 대한 고민이 없는 에너지원인 핵융합의 시대로 가는 길에 소셜미디어가 등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시대적인 요청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7일 대전 대덕특구의 과학전문 온라인 매체인 대덕넷(http://www.hellodd.com) 강연을 다녀오는 길에 국가핵융합연구소(http://www.nfri.re.kr/)를 들를 기회가 있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지구 위에 태양의 에너지 발생 원리를 구현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7개 국가 과학자들이 공동 참여하는ITER 프로젝트에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기술을 공급하고 연구하는 곳이기도 하다.
ITER 프로젝트는 1985년 시작돼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는 핵융합 시설을 말하기도 하는데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지방에 들어설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다른 참여국보다 늦었지만 국내 첨단 기술과 주요 원천기술로 지어진 KSTAR의 성공적인 시공과 운영으로 인해 단번에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무려 3천억원에 달하는 건국이래 단일연구개발 예산으로는 최대 규모를 투입해 지어진 KSTAR는 미래 인류의 에너지원을 만드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는 것에 의심이 없어 보인다.
핵융합 프로젝트 속 스토리텔링
과학자들은 수와 끊임없이 대화한다. 그래서 닫혀있고 타인보다 수와 대화하는 것에 능숙하다. 하지만 핵융합 프로젝트는 뭔가 좀 다르다. 과학자들은 이 끝도 보이지도 않고 가능성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존재하는지 여부 조차 의심스럽다. 그래서 핵융합을 이용한 에너지원 개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이야기가 필요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바로 국가핵융합연구소 이경수 소장이다.
친절하게 국가핵융합연구소를 직접 안내해주었다. 그의 안내에 따라 처음 들어선 곳은 1979년 최초로 서울대에서 구리자석으로 만든 실험 핵융합로였다. 꽤 예전부터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지상 위에 태양을 올려 놓는 것을 연구한 것이었다.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핵융합로 건설 및 설계 운영 기술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한국은 드디어 KSTAR라는 실험 핵융합로를 보유하게 된다.
KSTAR라는 이름은 Korea Star, 한국이 만든 별이란 이름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로고 디자인에서 'S'는 한반도 지도를 상징하고 그 중심에서 반짝이는 별 모양을 넣은 것은 바로 KSTAR 시설과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위치한 대전 대덕특구를 의미하기도 한다.
듣고 보니 그렇다. 이 소장이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기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몇 겹의 보안 격벽을 지나 KSTAR 핵융합로가 있는 곳에 다다르자 이 소장은 한쪽 벽을 가르킨다.
지난 10년 동안 총 4200억원이 들어간 KSTAR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없다는 비관론도 컸고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정밀도 높은 기술력을 축적할 가능성도 희박해 보였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가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이냐 하는 본질적인 질문에 누구도 대답할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확신이 없었던 이 사업에 자발적으로 뛰어든 회사들이 있었다. 기업들은 스스로 난관에 부딪히면 현업에서의 해결능력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었고 그러는 과정에서 기술력을 획득하고 플라즈마 기술력을 비롯해 청정 에너지인 핵융합로가 가동되면서 쌓여질 수많은 운영 능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실제로 핵융합로에 사용되는 플라즈마 생성 및 열차폐 기술, 토카막 제조기술 및 초전도 기술 등은 ITER 시설의 선행 연구장치로 선정되었다. 한국은 ITER 핵심기술인 초전도자석·진공용기·삼중수소 운송 및 저장, 적기 제작 납품을 위한 공정관리 및 품질관리 등 종합사업관리시스템 구축·운영 등을 담당하게 된다.
어찌보면 근시안적인 투자 마인드로는 절대 투자할 수 없는 수십년의 투자를 각오해야 가능한 프로젝트에 뛰어든 기업들은 전세계가 부러워할 기술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그들의 투자에 대한 보답으로 KSTAR 한쪽 벽면에 참여 기업들을 자랑스럽게 전시해두었다.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한편 그들의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간접적으로 홍보해주기 위해서다.
이 소장은 70여 개 참여 기업 왼쪽의 비어 있는 공간에 대한 스토리텔링도 구상중이다. 명예의 전당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개인이나 조직, 또는 학교 등 한국의 핵융합 기술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기 위한 의미있는 표시를 해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ITER는 영어로 International tokamak experiment 를 의미하지만 라틴어로는 '길'을 의미한다고 한다. 미래 인류가 에너지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에 대한 고민 없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세상으로 인도하는 길이라고 한다.
오는 6월 역사적인 플라즈마 생성을 위한 장기 실험 가동에 착수하게 되면 다시 핵융합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세간에 퍼질 것이다.
거북선 모양의 국가 핵융합연구소
새삼 국가핵융합연구소 건물 외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무엇처럼 보이는가. 이 소장은 이 연구소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추격과 전개, 그리고 제압하고 추월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바로 이순신 장군이 한산섬 전투에 투입한 거북선을 형상화한 것이다. 당시 일본의 핵융합연구소는 우리나라보다 기술이 월등히 앞서 있었고 그들을 따라가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들이 너무 멀리 보였다.
이경수 소장은 연구소 건물 배치 역시 거북선이 앞장서고 나머지 판옥선들이 양옆으로 날개를 접은 듯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제 ITER 주요 참여국이자 주요 원천기술 보유국으로 양옆으로 나란하게 건물을 배치하고 앞으로는 향후 세계 최초의 상용 핵융합 발전소 건립을 하면서 세계를 추월하고 선도하는 모습을 상상한 것이다.
첨단 과학 기술 개발을 위한 과학자들은 역사에서 스토리를 가져오고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지금의 핵융합 기술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 야머, 소셜네트워킹으로 소통하는 과학자
이경수 소장은 핵융합에 대한 이야기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트위터'와 '야머' 이야기에 쏟았다.
"과학자라면 연구한 것을 얼른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더 편리하게 쓰도록 하고 다시 또 새로운 것을 연구하기 위해 매진해야 합니다. 숨기고 영역을 나누고 남에게 이야기하기 꺼리는 사람은 과학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지요"
여기서도 소통 이야기다. 유도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이 소장(트위터 아이디 @gyunglee)이 오히려 내게 단발적인 홍보보다 소셜 미디어의 지속적인 소통과 내부 조직원들 사이의 격의 없는 소통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역설하고 싶어하는 듯 보였다.
국가 공무원 신분이기도 해서 가급적 근무 시간 외에 트위터를 하게 된다는 그는 야머(yammer)를 사용해 조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는 소통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조직원들도 SNS를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조직의 수장이 SNS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조직원들과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야 조직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좀더 원할해질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그는 대덕특구 안에 있는 과학자들이 외부와 더 많은 소통을 하기를 원한다. 매스미디어와의 소통이 일부에 국한되면서 과학적인 성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나 국가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많이 낮아지고 있다고 걱정을 한다.
그는 재미있는 구상을 이야기한다.
"SNS는 마치 두뇌 시냅스 같은 소통 구조를 갖춰야 하죠. 그런 면에서 두뇌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시냅스가 더 단단하게 연결되듯이 대덕특구에 자리한 수많은 두뇌 인력들이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아마도 얼치기 지식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 두뇌들끼리의 소통 방식이 열리기 시작하면 국가 전체의 지식 수준이 좀더 강력해지지 않을까요?"
누군가 무언가를 물어봤을 때 대덕특구에 있는 연구원들만큼 정확하게 대답해줄 사람들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현재 한국과 프랑스, 일본 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 기술을 갖고 있는 상태이고 중국과 인도가 세차게 따라오고 있는 시점에 그는 "고갈되지 않을 에너지를 인류에게 선물한다는 인류사적 의미는 물론, 전세계 두뇌들이 모여 인류를 위한 지식을 공유해 만든 새로운 에너지, 지적 자원이라는 의미만으로도 핵융합 기술은 큰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그를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들은 '인류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말초적이고 단편적인 속물 근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내게 또 다른 자극이었다.
2010/05/0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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