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콘텐츠코리아랩 1센터 개소식 기념 창의 교육과 창업·창직 연계 방안 토론회를 위한 발제문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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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와 창의는 다르다
흔히 우리는 창조적인 것과 창의적인 것을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창조는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창의는 생각이 새롭다는 의미다. 따라서 좀더 넓은 의미의 창조적인 사고방식이 바로 창의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의미로 보면 창의 교육이란 정답을 알려주는 교육이 아닌 스스로 생각할 능력을 만들어주는 교육을 말한다. 사회가 늘 같은 정답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린 누구나 민주주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덧 현대 사회는 획일화된 교육을 통해 정답을 찾는 방법을 원했고 이는 제조업이 위주가 되어 있었던 기술의 발전과 연계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우리는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조합해내고 새로운 서비스를 구성해낸다. 기존에 완전히 없었던 것을 발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 방식을 창조해내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분리되어 디지털이 우세인 시대를 지나 지금은 디지털에서 새로운 아날로그 문화를 발견하고 창발적인 제품을 만들어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구글이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에서 벗어나 오프라인에서 구글 글래스와 구글 크롬을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인터넷을 자유롭고 편하게 만날 수 있게 해주는 모습이 바로 창의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은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것을 어떻게 부정하고 새롭게 접근할 것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인격과 사회성’에 대한 인문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자율성을 강조하다보면 자신의 기능성만을 믿고 물신풍조에 젖을 가능성이 높다.

창업은 창사와 다르다
창업은 자신이 평생 가져갈 직업을 고민하고 선택해서 훈련하고 능력을 발휘하는 일련의 과정이므로 단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또한 직업윤리와 각 업종의 정보를 획득하고 창의성을 발휘해 자신의 직업으로 내재화해야 한다. 반면 법인을 설립하고 돈을 벌고 계약을 해야만 하는 법인 설립 등의 회사 설립 절차는 창업의 일부에 불과하며 단계 역시 뒤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야 한다.
따라서 창사에 대한 부담감을 주기보다 자신의 직업적 소양과 적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만나게 해주어야 한다. 이는 자율적 체험형 인턴제의 광범위한 안착이 필요하다.

법인을 만들어 법적 굴레를 씌우는 것은 맨 나중에 해야 할 일로 규모가 늘고 직원이 필요한 가시적인 단계에 도달했을 때 구체적인 전망과 예측을 통해 법인을 만들 수 있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창직은 창업과 다르다
어느 업종이나 그 업종에서 각 역할을 구분하면 상당히 다양한 방식의 기능을 수행하게 되며 이에 따라 전문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갖게 된다. 이런 기능과 지식의 습득과 발휘의 과정은 자신의 직업과 직장을 스스로 판단해서 만들거나 직장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 갈 수 있어야 창직의 과정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창업은 그 이후의 일로 역시 창직은 직장 내에서도, 별도의 임시 프로젝트에서도,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때도 구성요소일 뿐이다.

창업의 과정에서 창직은 필수이나 창직이 창업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문제는 없다.
본인은 10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고 기술과 경영을 알아야 하는 야후!코리아에 전략과 제휴 업무를 맡는 대표의 스태프로 들어갔을 때 스스로 ‘비즈니스 에반젤리스트’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 칭했고 이내 그런 역할에 대해 누구나 인정을 하고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정답이 없는 사회, 스스로 해결하는 프로 의식
창직과 창업, 그리고 창발적 혁신에 의한 결과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이런 사회적 환경은 쿼키닷컴의 사례 처럼 사회와 산업계가 새로운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의성을 발휘해 실현하고 제조할 수 있는 방법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기존의 창직과 창업을 경험해서 자신의 전문성을 통해 수입을 얻고 있는 프로들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창의성과 창직, 창업을 모두 아마추어의 영역으로 한정해서는 안 되며 학습은 아마추어 단계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나 프로의 세계로 들어와서는 모든 과정에 있어서 스스로 직업 윤리와 직장에서의 규율, 사회의 법제 등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응용,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창발이 현실의 벽을 넘어서 좀더 빠르게 사회에 나올 수 있게 되고 이런 과정 속에서 최종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게 되는 창직과 창업의 과정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회는 ‘취업 기계’, ‘스펙 공장’, ‘정답 제조기’를 양산하기보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과 직장을 찾도록 도와주고 스스로 프로로서 현실의 벽을 체험하고 충분히 익힐 수 있게 하여 새로운 해결 방식을 내놓고 현실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이런 선순환 구조가 잘 이뤄지면 교육의 목표는 정답을 내놓는 자판기로서의 학생들이 아닌 저마다의 답을 찾는 개성을 갖춘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는 이전에 있었던 문제에 대한 새롭고 더 나은 해결책을 만들어 제시하는 일이자 사람들의 숨겨져 있는 욕망을 일깨워 새로운 소비와 문화적 경험을 하도록 구상하고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구체적인 업종에 대한 학습과 반복적인 실습과 체험을 통한 통찰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이런 통찰에 공감하고 협업하고 구체적인 역할을 나눠 실천하는 여러 사람이 모인 것이 바로 비즈니스 조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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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4/05/29 09:03 2014/05/29 09:03

TV 종말의 징조, 자방세대의 등장

Column Ring 2014/05/29 08:59 Posted by 그만

세월호 침몰사고로 모든 이들의 시선이 현장으로 쏠렸다. 그 시선을 대신해주는 존재는 당연히 언론사들이었다. 하지만 언론사들은 제대로 된 내용을 보도하지 못했고 결국 기자+쓰레기라는 ‘기레기’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이 큰 사건의 진행 과정에서 주목할만한 작지만 의미심장한 에피소드가 전해졌다. 침몰 사고 후 사흘째 되는 날 세월호 관련 취재를 하는 기성 언론들의 영상 취재를 강하게 거부하던 실종자 가족들이 유일하게 ‘아프리카 TV’에게만 취재를 허용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왜 실종자 가족들은 ‘아프리카 TV’만 취재를 허용했던 것일까. 실마리는 ‘실시간’에 있다.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영상은 뷰파인더 안에서의 진실이긴 하지만 최소한 전후 맥락이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낮다고 직감한 것이다. 이것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다. 우린 실시간 영상은 의도된 왜곡 요소가 적을 것이라고 유추한다.

실시간 동영상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또한 개인이나 아주 작은 조직에 불과하다. 예전이라면 수 백, 수 천 명이 하나의 실시간 중계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 사람이 실시간 영상을 보내줄 수 있는 서비스에 가입해서 장비(기껏해야 노트북과 비디오 카메라, 아니면 그냥 최신 스마트폰 하나)를 갖추고 당장이라도 무엇이라도 실시간으로 중계도 하고 그 장면을 가감 없이 인터넷으로 공개할 수도 있게 됐다. 바야흐로 민낯 실시간 동영상 전성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최근 구글이 유튜브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인정한 실시간 게임 화면 중계 서비스인 트위치(Twitch)를 약 1조원의 가치로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서비스는 실시간 영상 서비스 트래픽의 4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야후는 HD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레이브이(RayV)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외신도 연달아 나왔다.

페이스북이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페이스북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프라이버시 시대는 끝났다”고 할만큼 일반인들이 자신의 일상을 손쉽게, 있는 그대로 공유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당연히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남, 그리고 주변의 현재 모습을 공유할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다.

먹방, 직방, 자방세대(自放世代, Self-cast Generation)
일찌기 뉴욕타임즈는 자신의 모든 소소한 일상을 인터넷으로 모두 말하는 세대(Tell-all Generation)이라 명명한 바 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일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적으로 거리낌 없이 올리는 사람들을 미포머(Meformer ; me+Information)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식으로 표현하면 사사건건 자신의 족적과 생각을 남기는 ‘인증족’들 역시 비슷한 부류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실시간 동영상을 결합한다면 이들을 자방세대(自放世代, Self-cast Generation)라 불러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 싶다.

아마도 사람들은 여전히 다중적이어서 극도로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해 ‘잊혀질 권리’와 개인정보보호를 외치면서도 자신이 스스로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가장 파괴력이 큰 방식이 바로 실시간 방송인 셈이다. ‘시간과 전파의 제약에 의한 소재 제한’ 따윈 없다. 그저 독창적이고 극소수라도 꾸준히 누군가 와서 봐줄 수 있는 영상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만들어질 수 있다. 마치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내려다보는 지구 영상을 미항공우주국(NASA)가 실시간으로 보여주듯 말이다.

TV보다 스마트폰 화면에 익숙한 디지털 원주민이라 부르는 세대들이 커가면서 전세계 단일한 미디어인 인터넷을 활용하는 폭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지상파에 의존했던 TV산업의 종말은 예측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사IN> 217호에서 유튜브를 주시하라면서 방송산업의 변화를 이야기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변화의 속도가 빠를지 나도 몰랐다. 하루 종일 이것저것 먹는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중계(먹방)하면서 돈 버는 사람이 생겨날지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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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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