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비롯해 매일경제신문까지 나서서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공격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것을 보면 뭔가 꿍꿍이가 있나 싶다. 그 속내가 뉴스스탠드 실패에 따른 신문사의 불편함의 표시든, 연합뉴스 축출을 위한 정지작업이든, 신문산업 지원 정책을 유도하기 위한 읍소든 논리가 빈약한 것은 마찬가지다. 딱히 네이버가 뭘 그렇게 아주 잘못되었는지 새로운 이야기도 별로 없다.

그렇다고 네이버가 잘 하고 있다고는 말 못하겠다. 어차피 공정성이고 객관성이고 방패막이 삼아봤자 속내는 내비쳐지기 마련이니 네이버와 관련된 개인적인 일화부터 시작해야겠다.

몇 년 전, 지금이나 그때나 모두 네이버 세상이었다. 지금은 그나마 모바일이 판을 흔드는 역할을 해주었지만 2010년 당시에는 네이버가 인터넷의 거의 모든 영역을 잠식하고 있었던 때였다.

당시 필자는 파워블로거들을 모아서 콘텐츠를 대신 유통해주고 광고 지면도 대신 유치해주는 일종의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의 공동대표였다. 당시 개인적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블로거들의 요청도 있었고 사업상으로도 네이버를 만나야 했다.

제휴 제안의 내용은 네이버 블로그에 광고를 붙일 때 필자의 회사에 가입돼 있는 블로그의 경우 광고 수익 공유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물론 필자 회사 외에도 구글이나 야후 등 다른 광고 플랫폼도 네이버 블로그 안에 들어갈 수 있으면 상호 수익 공유에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오픈 마인드’도 있었다.

예상대로 안 먹혔다. 제휴는 없었고 몇 달 뒤 네이버 파워 블로거들에게는 별도의 네이버 자체 광고 수익 공유 프로그램이 가동되었다. 네이버 영역 밖의 중소 사이트들의 유사 광고 플랫폼은 고사하거나 유명무실해진 것은 당연지사.

여기서 골목상권을 침해했다거나 중소 벤처의 아이디어를 차용했다거나 불공정한 행위로 시장질서를 훼손했다는 말을 하고 싶진 않다. 실제로 그렇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경쟁 상황이었다.

당시 네이버 블로그 군집이 블로그 트래픽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나마 티스토리 블로그는 검색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블로그로 수익을 내고 싶거나 더 많은 독자를 만나고 싶어하는 블로거들은 독자 블로그 시스템을 포기하고 네이버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는 시장의 수많은 블로그 관련 수익모델은 네이버 블로그에 들어갈 수도 제휴할 수도, 하다못해 콘텐츠를 수집해서 재유통하는 것조차 안 됐다. 지독히 닫혀 있었다.

네이버는 수익형 블로그 육성을 두려워했는지 블로그에 붙은 광고 영역에 대한 영업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수익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겨우 한줌 남은 네이버 바깥 영역에서 블로거들이 구글 애드센스 등의 광고 플랫폼을 유치하여 수익을 낼 수 있었던 환경이 확대되기엔 애초에 글른 셈이었다. 네이버는 자유로운 콘텐츠 생산자집단의 육성을 돕기는 커녕 편향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과 요리, 사진 등 연성 콘텐츠 생산자만을 우대하였고 정치, 사회, 학술 등의 블로거들은 독자를 만나기 더 어려워졌다.

시장은 그렇게 망가지고 무너졌다. 네이버는 손해본 것도 없었다.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것도 없었으며 슬그머니 블로그 관리 프로그램에도 손을 뗐다. 네이버 파워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 광고 프로그램에 기대를 거는 사람도 사라졌고 블로그 광고 시장은 그렇게 조용히 주저앉았고 그나마 돈을 받고 글을 써주는 직접 포스팅에 수익을 기대는 환경에 처해졌다. 그마저도 2011년 파워블로거들이 중소기업의 제품을 잘못 소개해주었다가 수수료 받고 글을 썼다는 내용이 드러나면서 ‘파워 블로거’ 사태가 불거지기도 했다. 2천 여 명의 파워 블로그 배지를 달고 있던 네이버 블로거를 비롯한 어떤 블로거들도 포털로부터 안내를 받거나 친절한 고지도 못 받았고 블로거들의 제재에 손발을 맞춰주는 비굴한 포털만 눈 앞에 있을 뿐이었다.

네이버를 비롯한 NHN 휘하 52개 계열사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우리나라 재벌기업들보다 투명하고 깨끗하며 정직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경영해왔다고 믿는다. 또한 다른 대기업 집단들보다 외부에 친절하게 대했으며 합리적인 제휴 관계를 맺어온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네이버가 잘못한 것은 그런 기본적인 것이 아니라 그 뒤에 큰 기업이 생각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종종 망각해왔다는 점이다. 앞서 사례에서 보듯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뛰어들어 헤쳐 놓고는 먹을 거 없다며 다시 발을 빼서 시장을 맥 빠지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자신들의 플랫폼에 들어와 있는 콘텐츠 생산자들을 보호해주지도 않았으며 시장 전체를 경쟁적인 구도로 끌고 나가 파이를 더 키우려는 의지도 약했다.

현재의 네이버를 보면 골목에서 어린 친구들의 주머니를 터는 불량학생이 떠오르기보다 경쟁만 생각하며 인성과 배려를 애써 외면하도록 키워지고 있는 인정머리 없는 우등생의 모습이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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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에 2주 전에 기고된 칼럼입니다. 네이버가 뭔가 내놓았다고 하는데요. 뭐... 감흥은 여전히 별로 없네요. 언론사들이야 뭔가 규제로 풀고 싶어 하는데 피차 좋을 것이 없는 안이구요.

`독과점 논란` NHN, 상생협의체·1000억 상생펀드 구성키로[매일경제]


그리고 뭔가 스타트업과 어쩌구 협의체 구성하고 어쩌고 하던데... 저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없으니 저는 뭔 내용인지 잘 모릅니다. (^^)


페북에 올려 놓았듯이, 제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토론 프로그램, 시사 잡지, 라디오 토크, 뉴스... 출연과 기고 요청이 쇄도한다.

네이버 이슈 때문인데...

내가 네이버 이슈에 진입해 있고 내 블로그 다 뒤지면 내가 어떤 입장인지 다 알테지만 지금 나로서는 나서지 않을 작정이다. 시사 잡지에 글 하나 쓴 게 전부고 페북에 몇 가지 단초만 쓴 것으로 만족한다.

왜냐면...

네이버 문제는 우리나라 15년 포털 역사와 기술과 검색의 트렌드, 정치 사회적 변화, 언론의 변화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이걸 다 설명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또한 내 입장이란 것이 요청하는 사람들의 찬반의 범주에 딱히 들어맞지도 않는데 자꾸 끼워맞추려 해서 나름 자칭 보이콧 하는 것이다.

내 요약은 이렇다.

네이버, 악행을 해온 거 맞다. 아니라고 말하면 세시간 동안 떠들어줄 수 있다.
하지만 실명제와 유튜브 업로드 금지, 포털의 뉴스 영역에 블로그와 카페 글을 섞을 수 없도록 한 법조항 등 세계적으로도 웃음거리가 된 사례를 감안했을 때 결국 네이버 규제는 외국 업체들에게만 유리하고 국내 업체들만 바보 만드는 꼴이 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난 네이버 규제법을 반대한다.

https://www.facebook.com/ringmedia/posts/10151735637614658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네이버가 상생하자며 블로그 콘텐츠들을 블록시키고 우선순위에서 배제하고 외부 블로그는 등록해도 검색도 안 되던 것을.

블로그 광고 제휴를 할라치면 지들이 다 해버리고선 시장을 송두리째 망가뜨리고선 "원래 안 되던 거였음"하고 소리소문 없이 파워블로그 지원 정책도 사라져버린 것을.

블로그 원본 찾아주기 캠페인을 제안했을 때도 외면했고 네이버 블로그 이사툴을 교묘하게 막아버리는 것을.

뉴스 콘텐츠 분쟁이 있을 때마다 적전분열을 일으키는 언론사를 자유자재로 놀려먹던 것을.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코너를 만들자고 하니 그딴 거 왜 만드냐고 반문했던 것을.

그럼에도 네이버 독과점 규제법은 시대착오적이고 역차별의 위험성까지 내포돼 있다. 난 네이버가 싫지만 네이버를 규제하려는 정치적인 움직임에 단호히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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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31 13:40 2013/07/31 13:40

스마트폰 혁명은 곳곳에서 또 다른 혁명을 이끌 것 처럼 여겨지고 있다. TV와 자동차는 물론 시계와 팔찌, 자전거와 헬멧, 그리고 안경까지 말이다.

구글 글래스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가장 큰 장벽은 아마 안경을 쓰지 않은 사람들에게 안경을 쓰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을만큼의 유용함이 있을 것이냐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우리의 팔뚝과 손목을 주시하고 있다.

소니는 올해 초 스마트시계를 내놨다. 소니는 입는 컴퓨터 시대에 다시 팔뚝을 주목했다. 실제로 시장조사를 해봐도 안경 형태의 스마트 기기보다 2배나 많은 사람들이 손목시계형의 스마트 기기를 선호했으며 스마트폰 사용자의 3분의 1이 스마트시계 구매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니의 장담이 현실이 될지는 좀더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할 듯 피다. 소니는 이미 MBW-100이라는 모델을 2006년에 출시하고 MBW-150(2007년), MBW-200(2008년)라는 똑똑한 시계라는 콘셉트를 밀어부친 바 있으나 조용히 시장에서 잊혀졌다. 최근에는 '소니 라이브 뷰2' 라는 모델명을 사용하면서 독립적인 스마트시계로서 자리 잡으려 하고 있다.

이 시계는 전화가 왔다고 알려주고 이메일과 SMS를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으며 일정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를 손쉽게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스마트폰의 음악을 들을 때 리모콘 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제품 외에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페블와치도 스마트 기기에 열광하는 부류에게는 꼭 한 번 만져보고 싶어하는 기기다. 페블와치(Pebble Watch)는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스마트시계의 단점인 전원관리에 힌트를 준 제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킥스타터에서 페블과 함께 주목을 받은 제품으로 메타와치(MetaWatch)라는 제품이 있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모두와 블로투스로 연결이 가능하다. 위젯 형태로 날씨나 기본적인 정보들을 알려준다.

모토롤라 역시 모토액티브(MOTOACTV)라는 제품을 통해 미래 인간들의 손목을 주목하고 있다. GPS와 와이파이가 내장돼 있고 FM 라디오 기능에 소모된 칼로리 등을 계산해주어 간이 건강관리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모토롤라와 마찬가지로 나이키의 나이키플러스 스포츠와치(Nike+ SportWatch)라는 GPS를 탑재해 이동 거리 계산은 물론 소모 칼로리 계산을 해주고 심장박동 정보까지 관리해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윔원(WIMM one)이나 아임와치(i'm Watch)와 같은 스마트시계 역시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는 주목되는 제품들이다.

이런 과정에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LG전자가 2009년 프라다폰2과 함께 연동되는 블루투스 스마트시계를 선보인 바 있고 이미 1999년부터 삼성전자는 '워치 폰'이라는 제품을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이 시계는 휴대폰 기능이 타배돼 있었다. 그리고 2009년 스마트시계인 S9110이란 모델을 프랑스에서 선보인 바 있다. 결과는? 시장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그 결과다.

국내 중소기업으로는 이담정보통신에서 개발한 와치독이란 제품이 있다. 이 제품은 문자와 전화 수신,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확인 등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을 활용한 스마트시계 개발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월 언론을 통해 "갤럭시노트 시리즈 다음 제품으로 스마트워치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스마트시계가 최근 다시 주목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스마트폰의 발전과 혁신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이상 스마트폰 단일 기기로서의 혁신이 진전되지 않는 상태에서 향후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시점에 기술적으로나 사용자들의 생활 습관으로나 쉽게 채택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더구나 시계 안에 GPS와 조도센서, 자이로센서,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 스마트 기기가 갖춰야 할 요소들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기술적인 자신감도 배경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이 인터넷 서비스와 밀접하게 연계되고 클라우드 서비스가 지속적인 사용자 경험을 연결시켜주고 있기 때문에 손목시계라는 제한적인 디스플레이로 독립적인 기기로서의 역할보다 보조적이고 특수 목적에 적합한 기능을 담아 차별화 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최근의 이런 배경 속에서 가장 시장 파괴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애플이 이미 100명의 전담인력을 아이와치(iWatch)를 위해 꾸리고 스마트시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관심도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 글래스로 주목을 끌고 있는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의 스마트시계 탑재를 공공연히 권장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와치(Windows Watch)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해결해야 할 배터리와 무게 등의 문제가 남아있고 시장 규모가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큰 물결을 만들고 있지는 않지만 소비자나 생산자나 모두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긍정적이다. 조만간 회의시간에 스마트폰이 아닌 손목시계를 톡톡 건드리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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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3/07/08 00:26 2013/07/0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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