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하루에 10년을 경험하다

Ring Idea 2007/03/29 00:00 Posted by 그만

요즘 그만이 포스팅이 뜸하죠? 이 글을 읽고나면 행간이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어쨌든 오늘은 그만이 5년 앞으로 막 달음박질하다가 뒷덜미를 잡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으로 뒷걸음친 경험담입니다.

일단 동영상을 보시구요.


태그스토리의 모종의 세미나 비스무리한 자리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블로고스피어에서 떡이떡이님으로 유명한 서명덕 기자의 강연도 있었습니다.

아래는 서명덕 기자의 해당 포스트 링크와 함께 동영상은 퍼왔습니다.

'왜 동영상을 첨부하나'에 대한 떡이생각[ITViewpoint.com]



어떤 행사였는지,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 짐작하실 것 같습니다.

지난 번 엠군과의 합의 이혼 이야기를 엠군 사장님을 만나서 들려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엠군은 B2C 시장으로의 접근을, 태그스토리는 B2B로 출발해 B2C로 가는 모델을 잡아서 서로 역량이 집중이 안되자 '합의 이혼'한 것이었는데요.

합의 이혼한 엠군의 홀로서기 '이제 시작' 2007/03/02

어찌됐든 좀 요약을 하자면 단순히 텍스트만을 이용해 기사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말고 동영상, 음성, 사진, 슬라이드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기사를 만들어내고 전달하자는 것입니다. 이 때 뉴스에 동영상을 결합해주는 툴로서 태그스토리의 플랫폼을 이용하자는 제안이었죠. 그리고 태그스토리는 이를 다시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해 공동 수익 모델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언론사 담당자들에게 설득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날 세 분의 연사가 나와서 모두 놀랄만한 사례 발표와 멀티미디어 뉴스의 미래 비전에 대해 설파했죠. 다른 언론사 관계자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만은 지금껏 비슷한 주장을 해왔기 때문에 놀랄만한 발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감동이었죠. 불과 몇 년 전에 상상했던 모습이 모든 언론이 절박하게 느끼는 과제가 되었고 일부에서는 현실화 하고 있고 이미 젊은 기자들은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다는 가능성이 그만을 붐업시켰습니다.

물론 일부 사례에 불과하고 지금 각 언론사들이 처한 현실, 특히 텍스트와 한 컷 사진에 매달리는 종이신문사들 종사자들에게는 '가욋일' 같은 약간 거부감 같은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서명덕 기자의 말이 맞습니다. "너무 잘하려 할 필요는 없다. 정말 필요한 기사에 정말 필요한 요소를 사용해야 한다. 구구절절이 설명하는 것보다 동영상이 더 내용이 충실하다면 동영상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

이런 분위기는 연신 이어졌습니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뉴스 시스템과 플랫폼이 조만간 한국에서 완성될 것만 같은 느낌으로 행사장을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프레스센터를 나서는 그만은 내심 5년을 앞서가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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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반전은 시작됩니다.ㅋㅋ

제가 소속된 곳은 언론사닷컴이라는 것을 아실테고, 신문사소속 인터넷 담당과 함께 그 행사장을 갖다 오면서 택시 안에서 그 분이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아프리카, 남아프리카 공화국 옆에 있는 작은 나라에 내 친구가 살고 있다..... 사막인데다 비포장 도로라서 ... 타이어 장사가 잘된다더라..."

무슨 이야기였을까요?

...

...


"근데 태그스토리랑 아프리카랑 뭐가 경쟁이라는 거지?"

"...."(허걱!)

"아프리카... 나우콤 아프리카를 말하는 것 같은데요.. 동영상 서비스 가운데 하나거든요. ..."

좌절......

순식간에 앞서 나갔던 5년에서 현실로 되돌아오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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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IT전문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그만과 팀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비슷한 일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습니다.

태그스토리 세미나 후 오후에 윗분께 불려갔습니다. 얼마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었지만... 올 것이 왔죠.^^

그만은 회의 때 단 한 마디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머리는 무거워만 갔죠.

윗분의 요구는 정당했습니다. 하지만 그만 개인에게는 시련입니다. 생소한 분야에 대한 속보 요구였죠.

'속보', '트래픽'..... 그리고 '유료 콘텐츠 판매'까지...

1세대 인터넷인들의 꿈이었던 그 요소들이 몽땅 뭉쳐져서 그만의 머리통을 짓눌렀습니다.

그리고 그 회의실을 나설 때 그 요구를 거부하지 못했던 '직장인' 그만은 다시 까마득한 5년 전으로 뒷걸음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회사가 힘들고, 경쟁상황이 그렇고, 현실세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그렇게 그만은 하루에 10년의 인터넷 언론의 이상과 현실을 경험했습니다.

간만에 개인적으로 묵직한 느낌을 블로그에 남깁니다. 앞으로 블로그도 좀 힘들 수 있을 듯 싶습니다. 물론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포스팅도 자주하기 힘들다는 말씀이죠.^^ 지금처럼 새벽에나 눈 비비면서 들어오겠네요.. 간간히 댓글이 메일로 들어오면 답글 달러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일은 그래도 빠뜨리진 않을 겁니다.

그래도 늘 온라인이어서 블로고스피어를 들여다 보면서 여러 생각을 정리해가는 과정이 좀 축약 될 것 같군요. 아마도 '당분간' 주식시세 그래프와 시황 게시판을 보고 있을 것 같네요....ㅋㅋ

*** 매일 두 세개씩 블로그에 써야 할 아이템이 쌓여만 가는데... 이러고 있네요.. 그만이 다 게을러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더 속이 상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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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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